경상도 내륙지방 태생인 나는
생선이라곤 오직 꽁치나 고등어자반
그리고 칼치자반이 제일 맛있는 생선으로 알고있다
언젠가 대구쪽의 신부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이 신부님께서 나를 손님 대접하신다고
포항으로 초대를 하시더니만
저녘상에 나온것이 대야만한 큰 접시에
이름도모를 생선회가 산떠미처럼 쌓였는데
아이구..내가 그 자리에서 쯔께다시인지 뭐신지로 나온
꽁치소금구이에 눈이 뒤집힐뻔 했다 아이가
내가 생선회를 잘 못먹으니 입에 안맞는 생선이라 그런줄 아시고
내일은 내 입맛에 딱 들거라고 하시며
더 더욱 고급생선으로 대령하라 분부를 내리시는걸 보고
그만 밤차로 내 빼 버리고싶은걸 딸을봐서 억지로 참았다
그냥 ..신부님
지는 생선회 못먹심니더..한마디만 했으면 얼마나 좋아?
그 말은 끝끝내 하지 못하고.
.
아침이면 생선매운탕에
저녁이면 전복죽에..
된장 에다 보리밥 먹고싶어 이를 물고 참았는데
사람이 미치고 팔짝뛴다는게 백번 이해가 되더라구
아이구..영주촌년이라고 우리 남편이 흉을 보는데
영주는 시골이 아니걸랑
나는 논밭메는것 구경도 못해봤고
냉이나 쑥 뜯는것 한번도 해보지 못했는데
그저 생선이라면 소금절인 생선에다
구젖이라고 불리던 염잘굴젓과
새우젓이 내가 먹고자란 생선의 전부이다
지금도 길거리 가다가 꽁치 소금 구이하면 회가 동하는것이
입에 침이 마구 고이고
미국에서 귀국할때 내 소원은
제발 큰상 차리지말고
굵은 천일염 술술뿌려
노릇하게 구운 꽁치 한쟁반만 구워놓으라고 부탁했을정도이다
*포토샾 안한 순수한 자리젓사진*
그러던 어느날..우연하게 자리젓을 접하게되고
그 콤콤하고 폭 삭은 자리젓맛에 홀딱 빠져 들게되었는데..
문제는 ..이놈의 자리젓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더라
농협 하나로마트에 가면 자리젓을 살수가 있다는데..
내가 원하는것은 양념이 가미된 자리젓이 아니라
그냥 소금에 절여진 양념이 안된 자리젓을 찾으려니
서울 바닥에선 절대로 구하지를 못하겠더라..이말이다
내가 누구냐
청국년같이 의심많은 사람인데
젓갈이고 무엇이고간에 양념을 해봐서 아는데
제 아무리 태양초를 들입다 쳐부어 만들어도
샛빨간 먹음직 스러운 색은 죽었다 깨도 만들어낼수 없음이니
그딴것 양념된것 사다먹으면..
그 즉시 내 손바닥이
나쁜거 들어간것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포크같이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해서
피가 나도록 손바닥 긁어대라고 명령을 내리는데 워쩔꺼여?
차라리 안먹고 말지...
그런데 이번에 제주도 간 김에
오매불망 하던 양념안된 자리젓 사가지고 왔네
1kg에 15000원..
이걸 머리떼고 양쪽 배때기 지느러미 떼어내고
몸통에 붙은 뼈도 반은 골라내고
반은 귀차니즘에 빠져 그냥 마구 다졌다더라
거기다가 청양고추 잘게다져넣고 마늘 쫑쫑 다지고
청양 고추가루 섞인 태양초 고추가루 마구 퍼넣고
반디농장 유기농 귤효소 서너수저 넣고 섞어주니
세상에...
둘이먹다 하나 돌아가셔도 모를만큼 맛이 있었다네
색깔?제 아무리 태양초 들입다 퍼넣어도
시판되는 젓깔의 그런색은 내 재주론 못내지
아마 거기엔 필시..무슨 야료가 숨어있을꺼구만...
요 밑에 똑같은 자리젓사진
포토샾인지 뭔지 해봤더니
시판되는 젓갈과 똑 같은 색깔 나오더만...
세.상.에...
이 자리젓 얼마나 맛있던지
환상열차타고 지구 한바퀴 돌아삐릴만큼 맛 있더만
밥도둑?
자리젓 앞에서는 밥도둑 운.운.하지말란 말이여 ..시방
밥 두공기가 능사가 아닌
밥 다섯공기도 계속 들이라고
뱃속에서 밥들이라고 웰컴을 계속 계속 부르짖다가
배터지는 수가 생긴다니께로
정말 천하일미가 따로없이
자리젓 한가지면 만사가 OK 지라
내 이래서 언제나 ..
젓갈이라면 자리젓이 최고니라 하고 타령불렀었는데
이제서야 맛깔난 자리젓 먹게되었으니
세자매 반디농장 내후배 수산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수산나..고맙단 인사가 너무 늦었데이
너무 신경써줘서 고맙고 미안타
내 언제고 이 신세 꼭 갚을끼구마..
착하고 야무지고 이쁜수산나야
수산나 덕분에 제주도여행 정말 즐겁고 행복했어
오래오래 수산나가 베풀어준 호의 잊지않고 기억할께
예인이 아빠에게도 고맙단말 전해주고
수산나 가족모두 주님은총안에 늘
행복하고 평화로운 나날 보내기를 기도할께
땡큐 수산나~ 알라뷰!~!!!
*뽀샾한 자리젓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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