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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우아하게

늦바람에 날 새는줄 모른다더니...

 

 

하하하..

나도 늦바람이 났다

이거야말로 굉장한 사건이다

이 나이 살면서 집안일밖에 모르던 내가 바깥으로 눈을 돌리니

세상이 너무너무너무  아름답게 보이는것이다

그저 집안에서 살림이나 열심히 하고

없는일도  만들어서 하고

내가 세상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현모양처인양 살아가면서

나와 다른 부류의 모습들을 보면

저건 저러면 안되고 이건 이러면 안되는것인데 하고..

속으로 주제넒은 생각만 하고있었던 나

 

그 옛날 십원짜리 달 맞추기 화투 몇번치다가

십원짜리 동전 다른 아줌마들 다 따갔다고

막내딸래미 앙앙울면서  데굴데굴 구르던것보고

지금까지 화투란것은 어깨넘어 구경한것이 전부이고

친구 모임에가서도 밥 먹으면 뒤돌아 나섯지

그 흔한 노래방 같이 따라간적없고

후식으로 스타벅스가서 커피마시자면...

아이구 점심값이랑 맞먹는 비싼커피

 문밖에서 부터 벌써 간이 오그라져 들어가 본적없는것이

내가 미칫나 돌았나 우째그리 비싼 커피마시겠노 케싸며..

내 그리 비싼커피 마시면

간이 놀래서 아마도 사흘 연짱 잠 못이룰께 뻔한데..

하하하

여하튼..마르시아 말대로..

나는 등치는 하마처럼 큰데 간은 벼룩이 간이라더니

마르시아는 어찌그리 나를 잘 꿰뚫어보고 비유도 잘하는지 

하하하...그러니께 역시..

마르시아 라고하겠지.....

 

 

한때 무섭게 유행하던 사우나탕

심심하면 친구들과 가서 밤새우고 온다지만

아이구...입때꺼정 사우나탕 딱 한번 가봤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못볼것을 보고왔네

다리아가 초대권있다고 하도 가자고 졸라대기에

멋 모르고 따라갔다가 어찌나 혼이 났던지..

 

세상에..

 영화 상영하는 방이라해서 들어갔더니

생면부지의 남자 여자가 이리저리 뒤엉킨제

편하게 들어누워 영화를 보는데..

젊은 한쌍이 연출하는 장면은 애로영화보다 더 진한것이

이게 여러명이 보고있는 영화인지

본인들이 주인공으로 연기를 하는것인지..

그걸 보고는 기겁을 하고 나온적이 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그게 정말 아니더구만..

 

사우나탕이라고 목욕만 하고 나오는곳이 아니고

여기 저기서 휴식을 취하는데..

우리도 한쪽 귀퉁이에 앉아 조용이 이야기 하고있는데

착각은 자유지만...

우리가 너무 이뻐 보였나?

이상한 아저씨들이 곁에 빙빙돌면서

 슬금슬금 곁눈질 하는것도 너무 이상해서

 몸이 다 오그라 들더구만

어떻게 이런곳에서 밤을 세우며 즐기나싶어

한시간도 안되서 도망나온적이 있는데

그 후론..두번다시 사우나탕 발걸음 하지 않는다

 

내 성격이 요모양 요꼴이니

누가 나보고 어디 가자고도 않지만

가자고 해도 절대로 안따라 나서는게 바로 나다

고.집.불.통..

진짜 못말리는 고집불통이 바로 나 거등?

 

내 성질이 이렇게 생겨먹었으니..

가장  다행한것은

요한씨가 나를 믿어 준다는것이다

내가 사교춤을 배워 땐스홀을가던 콜라택을가던..

날밤새고 노래방에가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창가를하건

잔소리는 고사하고 밤 늦은시간 잘못하면 이상한사람 만난다고

잠 안자고 기다리다 데리러 오기는 잘한다

부부가 몇십년 살아오면서

 늦었네 빨랐네 어디가서 무슨짓 하고 돌아댕기다 왔느냐

그런 지청구는 한번도 받아보지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그러던 내가 이제 정말 단단히 바람이 났다

벌써 4번째...울 요한씨가 듣도보도 못한 사람들을 따라  

사진여행도 다녀오고

여고 동창생들이랑 어울려 관광여행도 다니고

하하하 더 더군다나 이번 토요일엔 1박2일로 영암으로 간다~

영암엔 마르시아 외삼촌이 농사를 짓고 계시는데

작년부터 거기서 태양초를 주문해서 먹고있고

나와 아이들 먹을고추가루와 YMCA에 출품하는 먹거리에는

영암의 마르시아 외삼촌이 보내주신 태양초 고추가루를 쓴다

 

이번에는 고추잎서리를 가자고 하는데

나는 허리아파서 고추잎 따는것은 못해도

그냥 콧바람 쏘이고싶어 요한씨에게 허락도 안받고 덜컥 승락해버렸네

내가...이 나이에 남편 허락받고 가리???

나도 이젠 간이 배 밖에 나온 모양이다 ㅎㅎㅎ

그럴라면 오늘부터

있는애교 없는애교 다 부려 놓아야 하는데 말이지

잘 될라 몰라 

 

그리고 또  내맘대로 잡아논 여행 스케쥴

11월 4일부터 7일까지  난 집에없다..

왜냐..

나..제주도 간다~~~!!!

 

참.. 나도 미련한것이..

35년전 요한씨 친목단체에서2박 3일  제주도 한번 가본것고

올레길이 어떻네 둘레길이 어떻네 해도

 나와는 꿈 만자리같은 이야기라서 관심도 안가져봤는데

반디농장 세자매네 농사 잘되었나도 궁금하고...

한달이면 두서너번씩 제주도 다녀온다는 번자형님 말씀이

제주도에서 제일 재미있는게 잠수함 타는거랑 말타는거라니..

나도 한번 말타면서 종까지 부린다면 얼마나 금상에 첨화이겠는가?

이참에 제주도 가서 말한번 타보는게 내 소원이다

 

그리고..가장 중요한것..

도미새끼로 담은 젓깔..그거 정말 맛있던데

아..생각났다 자리젓...

그거 양념 안된걸로 사와서 집에서 양념해야 맛있는데.. 

양념해서 파는 자리젓은 ..

그 속에 뭐가 들어갔는지 내 눈으로 안보면 영 찝찝해서..

이게 내가 가진 못고치는 병이다

조금만 이상한게 들어가면 내 몸이...

아니 내 손바닥이 총알같이 반응을 하니 나도 어쩔수가 없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 모두가 내 손을 거쳐야만 직성이 풀린다

 

오늘 마르시아가 제주도 가는 비행기 예매 해 놓겠지만

아직까지는 요한씨한테 말 안하고있다

괜히 미리 말했다가는

내가 진심으로 잘해주는것도

아하..요거 제주도 갈라꼬 미리 수 쓰는구나 ..

그라면 엄청 곤란하제이?

 

이제 이 나이에 어디를 가네 자고 오네 어쩌네..

그럴 나이도 지났지만...

6개월씩도 혼자 잘 지내는 요한씨 ..

아마 이번에도 내 걱정말고 잘 다녀오라고 할것같다

이렇게 나이를 먹으면  간이 배 밖에 나온다는데

그러고 보니 내가 그짝일세

이럴랴고 그랬던지...

얼마전부터 아이들이 늘 한의원에만 붙어있는 지아부지 가엾다고

일본이던 중국이던 제발 여행좀 가시라고 그리 애원해도

한마디에 거절하는 요한씨였는데

한달전부터 가까운 일본에라도 가던가 제주도라도 가자고

아무리 꼬셔도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며

당신이나 마음놓고 다녀오라고 했는데

아이구 나혼자 다녀오게된걸보니 말이 씨가됐나보다 .

 

깊어가는 이 가을..

어쨌던 나는 여행이라는 늦바람에

입이 함지박만큼 커져서 영암에가서 고춧잎따기와

제주도 가서 말타는 환상에 일각이 여삼추.

오늘은 마장동으로 행차하여 순대만들 재료라도 사와야 하지싶다 

울 요한씨가 홈메이드순대 엄청 좋아하니께!!!

언능 언능 컴 끄고 장이나 보러 가야겠당~

 

얘들아 엄마 는 이렇게 잘 지내고있응께

아무 걱정말고 니들이나 즐겁고 행복하게 잘 지내거라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