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좋은일 하고도 뺨 맞는다더니
내가 바로 그짝이다.
가만 엎드려 있으면 좋으련만
오지랖이 넓어서 언제나 화를 부른다.
하긴...이럴경우엔 화( 禍)라고 해야하나
기가 막혀 복장을 쳐야하나
나도 너무 황당하여 머리속이 복잡하다.
내 블로그의 글은 대체로 넌픽션이다.
있는 사실을 고대로 올려야 나중에라도 되돌아보면
그때 그시절.무슨사연이 있었나 알수있기에
하나도 보태지도 빼지도 않은 순수한 일상을 기록하고있는데
나는 살면서 어제처럼 기가막히게 웃긴사연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했다.
아...정말 자린고비는 전설속의 영감쟁이가 아니라
이 시대에도 자린고비가 할매가 내 가까이 있었다니...
웃기고도 웃긴
너무나 황당한 리얼스토리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블로그에도 올렸지만..
고향 영주에서 송이 도매상을 하는 남자동창생이 있다.
사실 한번도 가 보지 못했으므로 상호도 아직 모르지만
때가되면 친구를 믿고 전화로 송이를 주문하곤 했는데
영주라는 조그만 읍내에서
60년에 중학교를 졸업한 동문들의 모임이
3개중학교를 합하여 60동문회라는걸 조직하여
해를 번갈아가며 영주에서 아니면
중간지점에서 만나게되었을때
남자 동문이 송이 집하장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인사를 텃다.
그래봐야 나는 맨날 존댓말을 사용하니
너니 나니 남녀사이에
반말로 분위기가 누그러져 화기애애한데
개중에 꼭 나같은 사람하나 있으니
약간 뻘쭘해하긴 했지만
어쨌던 인사를 튼 이후로는 해마다 송이철이되면
동문이라고 특별히 생각해서
저렴하면서도 실속있는 물건을 보내주니
그동안 정말 많은 덕을 보고살았다.
하지만 올해는 날씨도 그렇고
자연산 송이가 철늦게 나오게되니
아무리 부탁전화를 해도 때가 아니라고 연락이 없네.
추석무렵 봉화산 송이가 5-60만원을 홋가한다니
언감생심...간이 오그라져 그런건 못사먹고
북한산으로 허기는 때웠지만
5일전쯤 기다리던 전화가왔었다.
그날 처음으로 송이값이 떨어졌는데
송이가 출하되자말자
날씨가 산간지방에 영하로 떨어진다니
아무래도 10월 5-6일이면 송이가 끝날것 같다고...
몇년전만해도 등외품으로 실하고 보기좋은 송이를
70000원정도에 보내주었었는데
올해는 날씨때문인지 가격이
흡족하게 내리지 않아 연락을 못했다고...
내 이야기를 듣고
송이구입할때 연락달라고한 지인들이 있어
친구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해주었다.
사실 어떤경우에도 소개라는것이 고맙단 인사보다
잘못되었을때 원망듣는 경우가 더 많다는걸 알지만
이런 물건이야 소개해주면 믿을수있어
얼마나 좋으랴 싶은마음에..
1등급송이 220000원
2등급송이 180000원
3등급송이 150000원
등외품 100000원
이중에서 필요한것을 직접 주문을 하라고 했는데...
그 주문품들이 어제도착을 한 모양이다.
오후에..
사진동호회의 왕닭님의 명랑쾌활한 목소리가...
오늘 송이버섯 받았는데 너무 좋은것을 보내줘서 고맙고
소피아님을 만나게 된것이 행운이라는 인사였다.
아마 미니님이랑 어울러 몇상자를 사신 모양인데
저리 흡족해 하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나이스다
친구가 내게 보내준 2킬로그램의 봉화 송이
오른쪽은 상등품
왼쪽은 등외품..
이것들도 흙을 긁어내고 흐르는 물에 제빨리씻어
선풍기바람에 30분간 말린다는것이
깜빡잊고 밤새도록 바싹 말려버렸다.
어쨌던 미리 손질해서 갈무리해놔야 편한것이
냉동실에서 꺼내먹을때 손질안하고 바로 먹을수있어
언제나 보관용 송이는 미리 손질을 깔끔하게해서 냉동한다
크기가 고르고 갓이 꽃봉오리처럼 오무라진것이
상등품이라는데
올해는 요한씨랑 맛있게 먹어보라고
특별한 상품으로 보내준다더니만 정말이네
친구야 해마다 이리 신경써주니 정말로 고맙데이^^
안그래도 친구한테
내가 친구를 믿고 소개는 하지만..
서로 보는눈이나 생각
또 취향이 다를수가있어 조심스럽다고...
되도록 나에게는 신경안써도 좋으니
내가 소개한 분들은 서운하지않게
좋은물건 보내주라고 당부했었는데
그 친구가 하는말..
내가 동문을 욕먹일 일을 어찌 하겠나 아마도
물건을 받아보시면 흡족해들 하실테니
걱정말게.. 했지만...
한편으로는 은근히 신경이 쓰였는데
이렇게 물건이 너무좋아
기분 나이스라고 하는 전화를 받으니 마음이 놓였다
저녁을 먹고 낮에 사돈 오신편에
시카고로 보낼 물건 챙겨드리느라
집안이 어설픈것 말끔히 치우고하니
벌써 밤 하고도 열한시
나도 조심조심 송이를 손질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이 늦은밤에 어디서온 전화일까?
모르는 번호인데 누굴까 싶어 받았더니
아이구... 유치원때부터 만난 40년지기 xx어매
송이 주문하는 통화를 듣고 자기도 구입하고 싶다기에
연락처를 알려주고 그 자리에서
3등품과 등외품 두 박스를 250000원에 구입했는데
드뎌....
오늘 그 불똥이 내게 떨어지고 말았다.
오늘 송이를 두박스 받았는데 ...
무슨놈의 송이가 이런물건이 다 있느냐고...
댓바람에 항의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한박스는 갓이 다 핀거라서
자기 딸래미가 보더니 이건 못먹는거라며
이런것은 차나끓여 먹어야 한다고 했다나?
그리고 150000원 짜리 송이는
같은 아파트 사는 아줌마들 두사람이
500그램씩 나누어 먹으려고 했는데
나눌려고 송이를 달아보니 저울이 부족하다고 하네
나는 가슴이덜컥 내려앉을만큼 기함한것이
정말 크게 잘못된줄알았다.
아니...지금껏 나도 물건사면서 믿는자리라
집에 저울이 있어도 한번도 저울질 해 본적이 없는데..
좌우당간에 저울이 얼마나 부족하냐고 물었더니...
세.상.에.나.
기.가.막.혀............
5그램이나 부족하고 합니다요~~~~여러분!!!
그래서 못나누고 도로 돌아왔다고
그래서 할수없이 자기가 이걸 다 먹어야 하는데...
어떻게 이 비싼 송이를 저울을
5그램이나 덜 줄수가 있느냐고 마구 따지는데
우쒸...옆에있으면 한대 줘 패버리고 싶더만
그리고..
5그램 부족한걸 따지느라 전화를건 친구를보니
울.화.통.터.져.죽.을.뻔.했.다.
이게...코메디극장도 아니고
울트라 넌센스 신파 소설도 아니고
진짜 생생생 리얼스토리인데 말이지...
이런걸 가지고 4차원뮤지컬이라고 해야하나 나 참!!!
그러면 내 친구한테 5그램 부족하다고
전화를 하지 그랬냐니까
어떻게 거기다가 그런말을 하냐고 하네
그럼..
내가 자기네 송이 5그램 뜯어먹은것도 아닌데
나 보고 어쩌라는겨 시방!!!
그리고 50그램도 아니고 5그램...
나 원 참 기가 막혀서...
송이가 하룻밤 택배로 오자면...
송이도 숨을쉰다면 수분으로 5그램이야 빠지겠지
그리 설명해도 막무가내...
5그램이나 부족하니 한뿌리 더 넣어줬어야 한다고
나한테 벅.벅.벅.
도대체가...송이 1킬로에 몇뿌리 들어있는지 좀 세어보고
5그램짜리 송이가 있나 좀 살펴보라고 했다.
1킬로에 송이 20뿌리면
한뿌리가 50그램짜리가 아니겠느냐
그럼...5그램부족하다고 50그램짜리 넣어달라고?
그게 말이되냐고 해도 그냥 벅.벅.벅.
나중에는 송이싼 종이무게까지 빼면
10그램이나 부족하다고..
아이구 머리야
그럼... 뒤집어서...
만약 1005그램이 배달 되었으면 어쩔뻔 했쓰까?
5그램 더 왔다고 나보고 벅 벅 벅 ..항의 했을까???
나중엔 나도 화가나서
1킬로그램가운데 종이 무게까지 10그램 부족해서
못나누어 먹겠다는 여자들은
그런 비싼 아파트에 살 자격이 없는 여자들이라고
그 아줌마들 전부 미치지 않았으며 돌은것 아니냐고...
어찌나 화딱지 나는지 안할말도 마구내 뱉았네
내가 이런경우를 경험해봐서 안다.
지난번 3명이 어울러 활게10킬로사면서
택배온걸 세몫으로 나누려고 저울에 달아보니
딱 500그램이 모자라기에 보내주신 분에게 예의는 아니지만
궁금해서 그런다고 물어본적이 있다.
그랬더니...
게를 박스에 담을때는 분명히 10킬로를 담아서 보냈는데
그놈들이 생물이라 숨을 쉬기때문에
머금고있던 바닷물을 밷아내면 그램수가 빠진다고...
그러고 보니 박스에 물이 흥건히 고여있다고 ..
이제 이해가 된다고...한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5그램 모자란다니 퍼뜩 그 생각이 나느거였다
그래 맞아 송이도 생물이라 숨을 쉬니까
5그램 정도는 수분으로 날아갔을꺼야....하고
그 송이 내가 팔아먹은것도 아니고...
친구가 나를 봐서 그중 좋은것으로 보내줬을게 뻔한데
딸랑 5그램 부족하다고
30분동안 한소리 또하고 늘어지니 정말 죽는줄 알았다.
나도 하 어이없어
말소리가 점점 하이소프라노로 올라가고
울 남편은 옆에서 시끄럽다고 눈치주고..
누구냐고 물어쌋는데 이름 알려줬다간
실명제에 걸릴것같고..ㅋㅋ
아이구 참 나...
살다 살다 별일을 다 경험하고 사네
세상에...2% 부족하다고 ...
2%라는 이름의 음료수도 있더만...
이거야 말로 5%부족...
황당 버라이어티중에 최고봉이다 .
그런데..
송이 5그램 모자라는거 어째야 좋단말인가?
내가...하도 답답하고 대책이 안서길래
냉동실에 넣었던 송이 도로 꺼내서 달아봤네.
밤새도록 선풍기 바람에 수분이 다 날아간
뽀송뽀송한 송이 한개를 저울에 올려봤다
55그램
아무래도 이 송이 5그램 찢어서 갔다줘야 할까부다
딱 5그램을 찢어야 하는데 말이지...
5.1그램 주게되면 분명 또 전화해서 벅벅거릴께야^^
내가...두번다시 ..
어떤 물건이고간에 누구 한테 소개해주면..
앞으로는 장소피아 아니고" 징"소피아가 된다 정말...
나이 70을 바라보는 탑클래스 아파트 동대표 xx어메가
딸랑 송이 5그램 부족한것 때문에.....
아이고...xx엄마야
나도 숨 좀 쉬면서 살게 좀 내비도라
제발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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