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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우아하게

늙으면 애 된다더니!!!

 

 

나이를 막을 장사 없다더니만...

나도 이젠 정말로 늙어 가나보다

30일 시아버님 제사를 모시고 나니 어째 내 몸이 맘과같이 안따라주는게

지금껏 싸이나먹은 꿩병아리처럼 ...

휘청휘청 어질 어질해서 베게에다 머리를 파묻고 지내기를 며칠째

작년만 해도 병 이 날 조짐이 보이면 한나절 낮잠한숨 늘어지게 자고나면

언제 어디가 아팠냐고 할 정도였는데

아이구...한해가 다르다더니 

환갑 진갑 지내놓고보니  한해가 아니라 하루가 다르게 몸이 말을 안들어준다

이제 겨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낼 모래 글피....7일날은

증조부님 기일이 또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30일에는 아버님기일이라고 셋째 동서가 참석을 했네

세째 서방님이 돌아가시자...

집이 일산인데  제사모시고 돌아갈때 전철타면 사람들 쳐다봐서 무섭다고...

아버님 어머님 제사만 참석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고를 하더니만

그래도 일년에 두번은 제사 참석을하니 며느리도리는 하고있는 거라나 

하지만  이번에는 하나도 반갑지 않은것이 내가 세째동서한테 단단히 삐져있었거등

나이를 먹으면 몸만 말을  안듣는게 아니라 마음도  내 뜻대로 다스려 지지를 않는걸보면

늙으면 애 된다라고 하는 속담이 정말 맞는 말인걸 실감한다

 

지난 요한씨 생일에..

그것도 해마다 생일 차려먹는것도 아니고

이제 연세도 있고 칠순도 걸렀는데 팔순이라 아이들이 멀리 있으니 가까운 형제들

모여 저녁식사나 한번 하자고 조카들이랑 같이 오라고 연락을 했더니

애들은 직장 다니느라 바빠서 못오고

동서는 초등짜리 손자 손녀보느라고 바빠서 못가겠다고 ...

어렵게 말 꺼내는 큰동서말을 한마디에 짤라먹는 동서를 예뻐할수가 없지

거기다 조카 삼남매도 하다못해 전화로 라도큰아버지  생신축하 한다는 말한마디 없으니

정말 정말  괘씸하기 짝이 없데 이것들이 콩가루 집안 아닌가 하고...

 

내가 천사처럼 마음이 고운것도 아니고 성인군자는 더 더욱아니고

나도 속 좁은 여자라서 그런지  서운한감정 가슴에 꽁하니  꿍쳐두었기에 ...

어디 너희들  두.고.보.자. 하면서 ㅋㅋㅋ

하긴,,,두고 볼일도 없구만  내가 왜 이렇게 마음이 모질고 비뚤어 지는지 모르겠다

아.마. 늙어도 곱게 늙지 못하는건 아닌가 무서운 생각이 드네

이렇게 마음에 꽁하고 풀지 않으면 혹시 하느님께 벌 받는건 아닌지...

벼라별  걱정 다 하다가 마음에 병이 났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난 일요일 성당 가서 열심히 기도는 드렸지

제발...내가 정말 옹졸한 인간이 되지않게 도와달라고...

넓은 마음으로 모든걸 끌어안을수있는 인내심을 달라고

남의 잘못은 보지못하게 해주시고 내 잘못은 얼른 깨닫고 고치게 해달라고...

맏며느리답게 너그럽고 지혜롭고 후덕한 사람이 될수있도록 도와 달라고

어떤 서운한 일에도 얼굴에 속상하단걸 써 붙이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그토록 기도를 바쳤것만

 

아이구...동서얼굴 마주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무.뚝.뚝.에 시큰둥이가 되어버리니 이 일을 어째?

나도 나이만 먹었지 헛 늙었나보다

늙을수록 지혜롭고 너그럽고 여유롭게 살자고 그리도 마음속으로 다짐하건만...

역시...나는 맏며느리 자격이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상한것은...병이나도

일을 할때는 아픈줄도 모르고 죽기살기 하는데

일이 끝나면 며칠씩 들어눕기를 지금 몇번째 반복이다

하긴...이놈의 산꼭대기 아파트까지 제수용품 시장봐서  몇번 오르내리면 숨이 턱턱 막히는데

아이구...나도 옛날 같은면 뒷방이나 차지하고 장죽이나 물고있을 나이구만

아직도 하루세끼 주방을 못 벗어나는 팔자라니....

이렇게라도 몸이 아파야 방구들지고 누워 쉬기라도 하지

아님 내 성질에 없는일 만들어 할게뻔하지

 

두어달 전부터  날파리가 날아다니는것처럼 흑점이 보이더니만

엊그제 부터는 모기만큼 커져서 이리저리 날아다기 시작하는 착시현상이 생긴거다

어느때는 깜빡 속아 날아다니는 모기를 손으로 잡아보기도 하는데 

내 눈에만 보이는 이상 증상인데 이걸 어찌한다?

아마 이번 여름 더위에 나도 몰래 몸이 많이 지쳤는 모양이다

 

오늘저녁도 설거지를 하는데 금방 싱크대에 엎어질듯 몸 가누기가 힘들정도여서

대충 해놓고 들어가 누으니 천정이 뱅뱅 돌기까지 했는데

씨에틀의 베로니카에게서 온 전화를 받으니 기운이 빤짝 살아나는거다

역시...내 병은 마음이 아파서 생긴  병이여 ...

밝고 화사한 베로니카 아우님의 목소리를 들으니 나도 몰래 웃음이 하하하 난다

한시간 동안 수다를 떨고나니

정신이 번쩍 드는게 나에게도 대화상대가 필요하단걸 새삼 느끼게된다.

 

그러고 보니 며칠동안 팽게쳐둔 블로그...

내가 새 글을 올리지 않으면 아이들이 걱정하는게 엄마가 병이 난건 아닐까하고  조바심을 치는데

이렇게 베로니카 아우님의 격려전화 한방에 털고 일어날수 있으니 이 고마움 어찌하리?

살면서 느끼는것이...블로그를 통해서도 세계 방방곡곡에 흩어져 살고있는 사람중  

마음과 뜻이 맞아 서로 소통할수 사람을 만날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나도 오늘만은 맏며느리라는 스트레스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모처럼 블벗이웃님들 찾아 나드리라도 가 봐야 겠다

 

늙으면 애 된다는말 거짓말이 아닌가비여

그렇담...난 언제 철이 들어 어른노릇 제대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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