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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우아하게

성우회모임

 

 

둘째아들 유치원 자모들의 모임인 성우회...

그 옛날 30대 초반의 꽃처럼 어여쁘던 엄마들은 ..

이제는 모두가 할머니란 이름으로 불리워지고있다

그래... 다른사람들의 눈에는 할머니로 비춰지겠지만...

지금도 만나면 하하호호 깔깔웃음이

35~6년전과 하나도 다를것이 없구만...

 

 

얼굴은 그때보다 늙어졌지만

 지금은 환갑 진갑을 지나 칠순을 훨씬넘긴 형님들도 계시고

모두들 육십도 중반을 넘어가니

그때보다 마음씀씀이가 훨씬 더 넓어져

조그만 일에도 서로 걱정해주고 다둑여주는 모습이 넉넉하고 여유로워서 좋다

 

친목 모임이라지만 젊은 시절에는 ..

니아들만 잘났냐 내아들도 잘났다...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기싸움도 서로 하면서

뒤돌아서면 불편함을 하소연하기도 했었는데

살아 오면서 관용이란것도 생기고

진정한 이해심이란것도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오니

이제는 모두들 인생을 달관한 성인들처럼

얼굴에는 자애로운 웃음만 가득하다

 

이래서...외모가 전부가 아니듯이

내면의 아름다움이 조금씩 바깥으로 표출되는...

우아하고 아름답고 인자하게 늙어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주름진 얼굴이지만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가보다.

 

이번모임은 너무더워 방학한다고 하더니만..

9월에 있을 YMCA 바자회 때문에 연락이 닿는 회원들만 모인거다

모임의 관건은 ..떡줄사람 꿈도 안꾸는데

역씨나...번자형님의 막무가내식...

올해도 니가 청국장 만들어내야 한다는 명령이며 사정이시다

내가...몸이 건강하면  그것도 좋은일인데 왜 마다고 하겠는가?

지금 열심히 열심히 整體맛사지 받으로 다니고 있구만..

무조건 만들어 내라면 나는 우짜능겨?

 

그것도 바로 추석대밑에 바자회를 하니

청국장에다 무말랭이 몇백개씩 만들어 내자면

나는 완전 초죽음이구만...

'사람사서 하라지만..사람도 사람나름이지 손맛이라는게 있는데

그리고 나는 내 성질상 누구보고 일시키지도 못한다

 

남에게 일시키면 편하다고하는데

나는 남이 일 거들어주면 내 마음에 들지 않는것은 둘째치고라도

내가 할일도 못하게된다 정신이없어서

이번에는 아무리 졸라도 눈 딱감고 모른체할 예정이다

번자 형님이 아시면 기절할 노릇이지만...

 

 

성우회 총무를 맡고있는...만년소녀 이순자 여사님

옛날 유치원 시절에는 순자여사님댁에서 십원짜리 고스톱깨나 쳤었는데...

지금도 만나면 나는 커피담당 과일담당 심부름꾼이요

이 형님들은 백원짜리 돈버는데 열심이시다.

 

 

왼쪽 첫번째... 박채순여사님..

일명 대영이모친님이시다

손재주가 좋아  풍기인조로 원피스도 직접 만들어 입고

회원들에게 하나씩 선물도 하는...

이번에 올때는 울 요한씨 사리마다 두개를 해가지고 선물로 주시네

땡큐 고마와요...

요한씨 너무 시원하고 편하다고 입이 귀에 걸렸대요

 

 

왼쪽의 이번자형님

일명 수현엄니..

YMCA의 지존이며 버팀목이십니다

마당발에  너그럽고 후한 인품에...

형님이 주물렀다하면 모두들 흐물흐물 녹아버리지요

 

사람 녹이는 재주가 뛰어나시니 몇십년동안

기가세고 대찬 싸모님들이 모인 대 YMCA를

형님 손가락하나로 말한마디로 꽉잡고 계십니다

 

사람 구워삶는 특출난 재주를 가지신 형님은

숙대 동문들도 한손에 다 녹이고 계시더라구요

칠십 바라보는 연세에도 머리맡엔 항상 여행가방 챙겨놓고

세계 방방곡곡 이틀이 멀다하고 드나드는걸 보면 ...

Y에서 수십년 수영으로 다진 체력이 정말 위대하다는 생각이들게 됩니다 

 

하지만 형님..

 청국장같은소리좀 하지 마시구요

이번 한번은 모른채 눈감아 주시라구요

 

가운데앉은

 경수엄니 최성자여사님..

살림 야무지고 솜씨 맵짜기로 이등가라면 서러운 여사님입니다

열명의 친목회원가운데

지금까지 처음만난 그때처럼 몸무게가 변치 않는걸보면

글쎄요...골프때문만은 아니지 싶어요

자기관리 철저하고 뒷말없기로는 일등이지 싶어요

이렇게 좋은점만 가지고 있으니 늙고싶어도 늙어지지를 않지요.

 

오른쪽의 영림이엄니 원용열여사님..

한달이면 29일 해외나가 사십니다

골프다 여행이다 매일같이 보따리싸서 비행기타는게 일상다반사...

이 형님처럼 팔자늘어진사람은 지금까지 본적이 없습니다

좋다 나쁘다 말없기로 일등이시고

유순하신데다  너그러우시고 관대하시기까지...

좋다는 장점은 이 형님이 다 가지고 계신가봅니다

우리곁에 이렇게 모범이되는 형님들이 버티고 계신덕분에

이 모임이 36년째 이어오고있는것이지요

 

옛날 소싯적에 성동유치원에서 만나 맺은 인연이

강산이 3번이나 바뀌었지만 지금껏 변함없이

서로의 걱정 내일처럼 도와주고 해결해주면서

끈끈한 정으로 이어오고있는 자랑스런 형님들이십니다

 

 

샐러드 한가지에 누룽지탕으로

커피와 과일로 간단히 점심을 끝냈습니다.

저도 이제는 스피드요리로

이것저것 상차림은 물건너 간지가 오래입니다

그래도 모두 최고급 입맛을 갖고계시는 형님들이

딱 두가지 해놔도  이구동성 맛있다는데 우짭니까?

 

한달을 건너뛰었으면 후회가 막급할뻔한 성우회모임

간단명료하게 치룬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