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지를 담아 목요일에 소포를 보냈더니만
사흘만인 토요일날에 벌써 소포를 받았다고 메일이 왔네
함께 보내준 드레스가 지 맘에 들었는지
드레스 떨쳐입은 유리공주님의 앙증맞은 사진도 보내줬으니
손녀딸 커 가는걸 한국땅에 앉자서도 볼수있으니 이 얼마나 살기좋은 세상인지...
어머님,
어제 보내주신 소포받았어요...
오이지... 너무 감동이라 눈물날뻔했어요...
보자마자 열어서 먹어봤더니, 아삭아삭하고 새콤달콤한게
유리아빠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여기서 만든 오이지랑은 비교가 안되더라구요
진짜 맛있어요!
오늘 형님네도 갔다드릴려구요.
나물보내주신것도 파랗게 잘 말리신게 넘 싱싱해보여요.
안그래도 얼마전에 어머니 블로그 보고 나물이 막 먹고싶어서
한아름가서 말린 취나물하고 무 시래기 사왔는데 색깔이 벌써 틀린게 맛이없더라구요...
유리도 요즘 하도 훌쩍훌쩍 커서 드레스가 작지않을까 걱정했는데
정말 넉넉하게 잘맞아요.
이거입고 펌킨간다고... 할로윈때 입는데요...
유리아빠 옷이랑 제꺼까지 넘 감사히 잘받았어요!
항상 멀리서도 챙겨주시고 걱정해주시고,
정말 고맙습니다 어머니...
보내주신 오이지 맛있게 잘먹을께요!!
이쁜 유리공주님
드레스가 맘에 들어하니 할머니도 너무 기쁘단다.
유리야..외갓집갈때 꼭 입고 가거라
석달만에 보니..
우리 유리가 훌쩍 컷구나
이제 11월이면 이쁜 동생을 보게되니
엄마 아빠 사랑넘치도록 많이 받다가 동생 태어나면 언니노릇 잘하거라
진공 포장기계가 말썽을 부려서 진공이 안되는지라
사흘동안 어찌나 신경을 썻던지
오늘은 성당 다녀와서 죽은듯이 쓰러져있었는데
물은 조금 샛지만 옷은 버리지 않았다니..
아이구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럴때만 하느님을 찾는 소피아..
나중에 아무래도 벌받지 싶네
임신해서 먹고싶은것 참으면 눈 작은 아이가 태어난다는데...
유리에미가 언제부터 오이지 먹고싶다했는데
유리 애비가 아무리 오이지를 만들어 줘도 그 맛이 아니라고 하네
할수없이 오이두접을 사다가 오이지를 담아
터져서 물이 밖으로 흘러나오면 어쩌랴 걱정을 하면서도
미친듯이 눈 딱 감고 EMS로 보낸것이
델라웨어에도 한봉지가 축구공 만큼 부풀어서 도착했다는데 폭발하지 않는게 다행이지
모처럼 엄마가 담아 보내준 오이지 맛있게 먹었다니 너무 감사하고
더구나 임신중인 유리에미가 시어미가 보내준 오이지에 입맛을 찾았다니
아이구...내가 이 맛에 사는 보람을 느낀다.
우체국 직원들은 오이지 담아 미국 보내는 할머니 처음 봤다고..
소포 1KG에 25000원..
그 돈이면 미국에서 오이사서 담아먹으면 더 싼거 아니냐고들..
아이구 미국 오이를 못봐서 그렇지
오이지는 조선오이로 담아야 제맛이나는게지
맛있다고
고맙다고
감사의 마음을 담은 며느리의 메일을 보니
오이지 담아서 보내주기를 참 잘 했다는 생각에 웃음이난다
남들은 나를보고 억척 시엄마라고 하지만...
며느리들의 편지를 받아보면..
.내가 왜 이렇게 사는지 이해가 되겠지
나는..언제나 나를 사랑하고 존경해주는
우리 아이들과 마음씨 고운 며느리 들이있어
힘들어도 너무 행복하기만 하다
얘들아...뭐 또 먹고싶은것 있으면 연락하거라
내 또 얼른 만들어 보내줄께 알았지?
더운데 몸 건강히들 잘 지내거라
얘들아 니들 모두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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