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요즘 연짱으로 냄비들을 태워먹다 생각해 보니...
이게 정말 보통 문제가 아니더라구요
일단은 코트랑 원피스 잊어먹은게 너무 아까워서
어디 최면술하는데 가서 도움을 좀 받았으면...그런생각도 나고
이게...반지나 시계처럼 작은 물건도 아닌데
이렇게 깜쪽같이 생각이 안나다니...
하긴...제 생각엔 분명 동사무소에 서류떼러 가면서 맡겼다는 것만
머리속에 입력이 되었지
그 밖의 것은 눈꼽 만큼도 생각이 안나는거예요
그리고 어제로 말할것 같으면..
외출 하기전에 냄비에 불켜놓고 5분있다가 꺼야지...
생각은 야무지게 했지만 때마침 걸려온 전화를 받다보니
개스대에 올린 냄비는 타거나 말거나...
아참...나가기 전에 전화기 충전한다 그래놓고 또 까먹었네 하면서...
휴대폰 충전되는동안 홈쇼핑에 뭐 선전하나 쫌 보자~~~이렇게 된것이...
잠깐이 한시간되고 한시간이 두시간되고...
방문틈으로 밀려오는 연기에 화닥닥 놀라 문을 열고보니
아뿔싸~~~벌써 주방에는 연기가 자욱한게...
아이구...그러게 왜 5분에 끝낼려고 강불을 킨거여 시방...
그냥 약불에 한없이 올려놓았으면 좀좋아???
그리하여 된장 한 냄비와 육개장 한냄비를
냄비바닥이 들고 일어날 정도로 태워먹고
연기가 집안에 등천을 하고 있구만 방구석에서 홈쇼핑 채널에 빠져
남편 등골 빼먹을 생각만하고 있었다니
이게 도대체 살림사는 여자가 할짓이 아닙니다.
저희 시부모님께서 이꼴을 보셨다면
당장에 쫒겨나는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
어디서 배워먹은 버릇이냐고 호되게 야단을 맞았을텐데...
아이구...이제는 집안에서 남편 빼놓고는
제가 제일 어른이니 누가 야단칠 일도 없으니
날마다 하는짓이 살림 거덜내는짓 뿐입니다 하하하
이것 저것 요즈음의 제 상태를 나름대로 체크&진단해본 결과...
아무래도 제가 보통치매가 아닌 중증 치매인것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드는지라
어제는 동네 병원에가서
오만가지 검사를 다 받고 거기다 항상 저혈압 이던것이
어제따라 무슨일인지
95-157 뭐 이런 높은 숫자가 나오지 않았겠어요.
제가 평소 저혈압이라고 벅벅 우겨대니
선생님이 도합 다섯번의 혈압을 제시고는...
아이고 뭔때문에 이렇게 신경을 쓰냐고 나무라시네요.
사실 그게 아니라 제가 요즘 어제일도 잘 기억 못하고 냄비태워먹기 도사고 ...
놔둔 물건 못찾고...사람이름 기억 안나고 ..말이 자꾸 느려지고...
낱말이 도통 생각 안나다가 사흘쯤지나서 갑자기 머리속에 반짝 떠오르기도 하고 ...
이게 도대체 ...
그래서 보건소에 가면 무료로 치매 테스트를 해 준다기에 한번 가보려구요
치매도 초기에 발견하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쓰는 약이 있다던데....
제 증상을 들으시더니 선생님이 책한권을 펴놓으시고
30여 가지를 물으시는거예요
그중에 맞는게 한 열가지 정도있고
그 중 화도 잘나고.....아이구 맞아요 맞아!!!
하하하 제가 요즘 화 잘나는걸 보니 아무래도 치매인가 봐요....
선생님께서 아이구 치매가 그리좋으냐 왜 자꾸 치매라고 하느냐
일시적인 기억감퇴다....하시며
뇌단층촬영을 해가지고 오랩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일시적 기억감퇴가 아닌 영구적 기억감퇴증상인데
무조건 사진찍어오라고 하시니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해야지요.
그래봐야 뻔한게...선생님 후배가 개업하고 있는
명일동 또 다녀오라는 소리죠.
그런데...만약 치매 전조증이면 저 어떻해요?
아이구 그런소리 하지 마시고 일단 사진찍어가지고 오세요...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날이 밝기를 기다려 명일동에 있는 조범신방사선과를 찾았답니다.
뇌 단층촬영과 더불어 폐 X -Ray 까지 찍는다는데....폐 엑스레이 대신에
유방암검사와 갑상선 검사를 해 달라니까 안된데네요.
나중에 다시와서 찍어야지 한꺼번에 찍으면 보험처리가 안된다고...
어쨌던 CT 를 찍어본 결과 뇌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겁니다.
그럼...그런데 왜 자꾸 잊어먹고 태워먹고 하느냐구요
무언가 이상이 있어서 이런 증상이 생길것 아니냐 물어도 괜찬답니다.
이제 나이가 있는지라 이런 정도는 예사보통이라고 하네요
아니...저는 너무 지금의 상태가 감당이 안되서 그러는데
이게 약도 없고 치료방법도 없다면...
그럼 앞으로 계속 냄비나 태워먹고 있을께 뻔한데...
그럼 나보고 냄비세트나 더 준비하고 있으란 말인지 나 원참 ....
병은 병인데 약이 없는 병이 다 있다니 참으로 난감하기 짝이 없고
나이를 먹으니 안하던짓 자꾸 하게되서 여간 걱정이 아닙니다.
했던말 또 하는것도 다반사요
내가 해 놓고도 언제 그랬냐고 오리발도 잘 내밀게 되요
들은말 전해준다 그래놓고 다 까먹어 버리고...
에고...이게 보통일이 아닙니다요
늙을려면 지성으로 늙어야 하는건데...
글을쓰고 싶어도 조리가 맞지않고 횡설수설하기 다반사고
낱말이 생각나지를 않아 비슷한것 끌어다 쓰고...
남편이랑 둘이살때는 별 문제가 없는데...
아이들과 같이 살게되면 아무래도 아들 며느리 속좀 썪이게 될것 같아
미리 치료라도 받을려고 하니 그것마져 맘대로 되지를 안습니다
아무래도 이제는 뒷방차지하고 죽치고 들어앉아 있어야 할것같아서
너무나 슬픈11월의 어느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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