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황당 시츄에이션

수다장이 형님 교육시키기 !!!

 

 

아이구...울 형님 연세가 팔십하고도 두살이시니 컴맹이야요

그래서 오늘은 날 잡아서 하늘 같으신 우리 형님 흉을 좀 보려구요

왜냐하면 저도 곧 형님 나이를 따라 갈테니

 늙으면 하지말아야 할 행동을 미리부터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우리 애들한테 가보로 물려줄라고...하하하

 

나랏님도 안보는데선 흉을 본다고 하니

울 형님.. 블로그가 뭔지도 모르시니 맘 놓고 편하게 흉 볼꺼예요 ^^*

 

제가 시집와서 처음으로 시댁에 갔을때 였어요

경상북도 영주군 단산면 옥대리 공의진료소장 

단산공의가 바로 제 남편 요한씨였어요.

 

제가 ...그당시 모란꽃 처자로 명성이 자자한

처녀시절 (믿거나 말거나 좌우양단간에..)

베트콩처럼 삐리삐리 말라 비틀어진 단산공의 눈에 띄는 바람에

날치기로 보쌈 당한것 처럼 ...어쨌건 불문곡직....시집을 오고야 말았어요

 

그래 첫해에 시댁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단산에서 버스를 타고 풍기에 가서  중앙선을 타고 원주에 도착해서 ..

노리까에...갑자기 일본말이...

아니 환승...이것도 일본말같은디....

그렇다면  유식하게 트랜스퍼를 하게되었어요

 

충북선....아마 충북선을 탔을꺼예요

그걸타고 청주에 오밤중에 도착해서 형님댁에서 하룻밤을 자게 되었는데  ...

그때 형님과 처음으로 상면을 하게 되었답니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형님댁에서 하룻밤을 자게되었는데

사장어른께서 오삼춘이랑 (외삼춘)외숙모가 왔구먼..

따신데서 한밤 자구가...하셨는데 말씀과는 달리 

한겨울 문풍지 바람이 어찌나 매섭던지 덜덜덜 이빨 마주치던기억이

아직도 새롭습니다.

 

그때 우리 형님 처음 뵈었는데 그때는 삼십 중반 이셨어요

어찌어찌 하룻밤을 묵고 날이 밝자 또 무슨 무슨선 기차를 타고

대전의 시댁에를 갔었답니다

 

결혼하고 45년....

형님과 같이 밤을 세운 기억이 없는 저는 이번에 아버님 제사에 오신 형님과

3일간을 보낸것이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아이구 우리형님 아주 아주 수다장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된거죠

귀도 어찌나 밝으신지...

저는 주방에서 수도 틀어놓으면 인터폰 소리 못듣거든요

제가 친정 엄마를 닮아 청력이 약해요

누가 귓속말 하면 잘 못알아들어요.

 

이비인후과에 가서 청력검사를 하면 우리나이엔 지극히 정상이라곤 하지만

볼륨을 높이기 다반사에다  아나운서의 발음에 따라

어떤 때는 잘 알아 듣지 못하거든요.

 

그런데 팔십노인 우리 형님 ..

거짓말 조금 보태면 개미 기어가는소리도 캣취할 정도

 원더우먼 귀 입니당 하하하

 

그리고 무엇이던지 그렇게 궁금한거예요

어디서 전화가 오면...

이곳이 동생네 집이니 형님과는 무관한 일인데도 꼭 물어보십니다

누구여?

뭔일이여?

왜그랴??

이거 일일이 답을 안해주시면 대답할때 까지 뭔일이랴? 

왜 그란디야? 계속 계속 물어요

 

이제 나이가 들어 이빨빠진 호랑이가 되신 형님에게 디립다 큰소리 칩니다

아이구 형님...저는 형님이 이렇게 수다장이신걸 몰랐잖아요

 뭐가 그리 궁금하세요 그러면

지랄이여...그러십니다.

 

뭔지랄이요? 물으면

동생한테 들으니 각방쓴다며 그게 지랄이지 뭐여...

 

아니...우리 나이에 각방 안쓰는게 지랄이지 뭔 소리래요 하면

그라지마...동생하고 같은방에 자야지 왜그랴....하시면서

오늘밤 부터 꼭 한방 쓰라시며

애원 애원 하십니다    에고 왕수다 할머니

 

아..진짜 재네 아부지 하고 한방 못써요

왜그랴 지랄이제...

하하하 형님 동생하고 테레비 땜에 같이 못 잔다니께요

테레비가 어쩼게?

형님동생은 연속극보는데 저는 보는게 따로 있어요

아이구 그게 뭐여 올케는 연속극안봐?

 

예..저는 디스커버리를 제일 좋아해서 따로 봐야해요.

 

뭐 디시커를 본다고 그기뭐여 재미있능겨?

 

아이구 몰라요 저는 테레비 안보고 컴퓨터도 해야 애들도 만나고 하니

딴방 쓰는게 젤로 편해요

아이구 거시기 지랄말고 오늘부터 같이 자 이????

하루 왼종일 한방거처 하라고 노래 노래 불렀다는거 아닙니까?

 

형님...그런데 형님 되게 수다스런거 아시죠?

지랄 내가 뭔 수다여..

하긴 내가 수다스런가봐 광일이가 나땜에 죽갔다네.

 

울엄마 제발 좀 수다떨지 말라고 맨날 그러능겨

 

광일이 퇴근시간만 되면 ..집에빨랑 오라고 수십번씩 전화혀

아주 속이 문드러진다니께

금방 하고 또하고  금방하고 또하고..

광일이가 전화땜에 죽갔다는데 미친눔이...

지가 빨랑 안오니까 내가 미쳐죽는다니께

그래서 문앞에 올때까지 전화한다고 막 지랄하데....

 

하하하 하하하 하하하

형니임....제발 전화좀 하지마세요.

 

하고 싶으면 동생하고만 하시고 제발....

광일이 이제 형님 아들아니고

형님 며느리...민수엄마 남편이예요.

 

제발...제발~~형님 아들 광일이는 민수엄마한테 다 넘기고

오면 오는가부다 ...가면 가는가부다..

.편하게 사시지 왜 그리 안달하세요.

 

형님...여기 한달쯤 계시면서 저한테 교육좀 받고 가셔야 되겠네요.

 

아이구 지랄이네...

하긴  올케말이 맞어 내가 전화질하는게 재미들려서 그랴...

광일이가 제발 엄마...민수한테 잔소리좀 하지마...그려

엄마 민수좀 제발 기냥 내비도 이 그라믄서 지랄이네

 

형님 민수도 이제 대학생인데 코흘리게 유치원아이 취급을하면 되겠어요?

아이구  우리 민수가 밥을 그케나 안먹어

내가 ..애가 타서 간이 다 녹아 없어진다니께...

 

아이구 글쎄 민수는 민수엄마가 알아서 교육시키게 냅두시라니깐 또 그러시네

그려...올케말이 맞어 ..그란데...민수가 시방 잠실인가에 있댜

 

원룸이란데 칭구랑 둘이 있다는데 애가 타서 죽갔네

내가 광일이 보고 내가 민수한테 가서 밥해주고 있갔다니께

거기는 밥해주고 할것도 없고 엄마 잘때도 없어 그라는겨

아이구  우리 민수가 내가 없어서 시방 굶어죽게 생겼는데

무슨 지랄로 못가게 하니 내가 죽갔지

 

하루종일 당신손자   대학생 고민수 이야기

 ( 하하하 성이 고씨에다 이름이 민수니까 고민수)

아니면 동상하고 한방거처 해야 한다며 잔소리 늘어놓기

전화오면 누가 어디서 왜 무슨일로 전화왔는지

 6하원칙에 따라 푸쉬하기...

 

18년 후의 내 모습을 보는것 같아 웃음도 나고 짜증도 나고 

형님의 새로운 면을 알게되어 좋은시어머니

수다장이가 아닌 자상한 할머니 교육을  사흘동안 입이 닳도록 시켰는데

아이구 우리 형님...교육받은대로 잘 하실래나 몰라

 

수다장이 형님과 한평생을 살아주신 고모부님께 감사해야 한다며

고모부님 제사상에 맛있는것 많이 올려주시라니까 하하하 웃으시며

그랴..내가 수다를 떨어서 부부쌈도 많이 했는데 ..

내가 먼저 그이 속을 박박 긁으면 성질을 못참아서

방방 뛰다가  살림도 부수고 했어

 

내가 가만히 있었으면 괜찬았을텐데

그런데 .그게 안되서 맨날 싸운겨...

살림살이 내동댕이치면 미서워서 방안에 쏙 들어가서

문잠그고 숨어있고 그랬다니께

 

아이고 형님 이제 보니까 쪼매가 아니고 마이 수다스럽다고 놀렸는대도

전 같으면 화를 내셨을터인데 하하하 웃으면서 수긍을 하는걸 보니

어째 우리 형님이 어린애 처럼 귀여워 보이기 까지...

 

어쩌면 형님이 어머니랑 그리 닮으셨을꼬?

우리 시어머님은 말씀이 없으셨는데 그것만 빼고는

그냥 우리 시어머니 판박이시다.

사흘동안 같이 지내면서 더욱 가까워진 우리 형님...

건강하게 행복하게 늘 즐거운 웃음 하하하 웃으면서 

오래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