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가 무엇인지...
입추를 지내자 아침 저녁으론 제법 선선한게 잘때는 얇은 차렵이불이 생각나는걸 보니
이제 가을도 멀지 않았나 봅니다.
지내놓고 보면 더위도 한 순간이요 추위도 한 순간....
우리가 사는 세상엔 영원이란건 없는 모양입니다.
엊그제 일요일의 미사는 새 신부님의 강론이 어찌나 인상적이었던지
미사 시간 내내 흐르는 눈물을 감출수가 없었답니다
아이구...눈물만 나오면 누가 뭐랄까 봐서 콧물까지 줄줄줄 나오는데
주체를 할수가 없더라구요
옆자리에 앉은 세실리아와 테레사는 영문을 몰라 두 눈이 둥그래져서 자꾸만 쳐다 보는데...
아이구 참 나.....뭐라고 말할수도 없고.....
새 신부님의 감동적인 강론이 은총의 소낙비가 되어 매마른 제 가슴을 적셔
주체할수 없는 눈물의 바다를 이루었답니다
하성용 유스티노신부님...
새 신부님은 우리 본당 출신으로 금호동에서 태어나 우리 본당에서 유아영세를 받았고
주일학교를 거쳐 신학교에 들어가 제가 미국에 있는동안...
올해 6월 26일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8월 30일 본당에서의 미사를 마지막으로 3개월의 교육을 받고
새 본당으로 발령을 받아 가시게 되었다면서
금호동 교우분들과의 마지막 작별을 고하는 고별미사를 올리게 되었답니다.
대체로 신부님들의 강론에는 강론말씀을 적은 원고가 있지만
오늘 만큼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데로 말씀 하시겠다고 하셨는데
어찌나 사리가 분명하고 생각이 깊은지 강론말씀을 듣는 순간
고개가 자꾸만 수그러들었어요
저도 79년도에 영세를 받고 신앙이 뭔지도 모르면서
오로지 주일 미사 열심히 참석하는것이 카톨릭신자의
본분으로만 생각했지 남을 위한 배려나 이해 사랑 이런것에는 많이 부족했답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원고가 없는 강론입니다
정말 신부님의 강론말씀을 적은 원고가 있었다면 염체불고 하고 카피라도 해 달라고 졸라서
두고 두고 가보로 물려줬으면 싶을 정도로 제가 영세받고 처음 느껴보는 ...
사랑과 진심이 담겨있는 아름다운 강론이었어요.
신부님이 나서 자라고 추억이 깃들어 있는 금호동에 대한 사랑과 미련과 애착,,,
신학교시절 모든 신자들의 기도와 사랑과 정성으로 마침내 사제서품을 받을수 있었고
오늘의 미사를 봉헌할수 있게해주신 주신 주님의 크나큰 은총에 감사하며
이곳 금호동에선 어떤 잘못을 하건 모든 신자들이 허물을 감싸고 사랑으로 돌보아 주었지만
이제 낮선 곳으로 발령을 받아 간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에 들도록 흡족하게 잘 할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떨쳐버릴수가 없다고 합니다.
금호동에선 언제 어디서나 마주치더라도 반가운 얼굴들 뿐이었지만
낮선 곳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금호동을 욕먹이지 않을런지 우려와 걱정이 가득하지만...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며 맡겨준 본분을 열심히 해 나가겠다는 결심도 차근차근 말씀하셨어요
올해 34살의 하성용 유스티노 신부님...
아이구 강론을 들으면서 어쩌면 그리도 대견하고 이쁘고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지...
유스티노 신부님을 낳아 훌륭한 사제로 길러주신 부모님께 감사의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제가 영세 받을 무렵 코흘리게 아기였을 신부님이 언제 저리 훌륭한 ..멋진 신부님이 되셨는지..
사제서품을 받기까지의 오랜시간을 한번도 하신부님을 눈여겨 보지 못했던 제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동안 저 나름대로 학사님이나 신부님들의 뒷바침을 해 온 적도 있었지만
너무 가까이서 보는것 보다는 멀리서 바라보는것이 서로를 위해 더 좋은 일이란걸 알았기에
그후론 어떤 누구에게도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던게 제 잘못입니다
그동안 조금이라도 신부님 가까이 다가가서 기도와 사랑과 관심을 가져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으련만
마지막 고별미사에서 신부님의 진실한 마음을 알게 되었으니 저도 참으로 딱한 사람이지요
우리 본당에는 아직도 2명의 신학생이 있으니 그 후배들을 뜨거운 기도와 깊은 사랑으로 훈육하여
훌륭한 신부님을 만들어 달라는 당부의 말씀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제 금호동 본당 50여년 역사에 금호동출신 사제가 겨우 4명이 태어난것에 대한 아쉬움도 말씀하시고
다른 곳에 부임 하더라도 금호동 신자 여러분들의 기도와 사랑과 정성을
영원히 마음에 새겨 잊지 않겠다는 ...
어디를 가던지 금호동을 욕먹이지 않는 맡겨진 양떼를 성심으로 돌보는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는
착한 목자가 되시겠다는 하성용 유스티노 신부님의 강론은 그 나이 또래의 어떤 누구보다도
더 깊고 더 넓고 무한한 사랑이 가득한 ..
맡은바 임무에 충실함과 온전히 한몸을 바쳐 맡겨진 양 들에게 헌신할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겸손하고도 야무진 강론은 설흔네살의 새 신부가 아니라 오래도록 고민하고 번민하며 양들을 돌보는데
온 마음을 바쳐 일해온 성자의 모습을 보는듯해서 자꾸만 감동의 눈물이 소낙비처럼 흘려내렸답니다
하성용 유스티노 신부님!!!
엎드려 바라옵건데
신부님은 부디 초심을 잃지않고 지금 결심한 마음을 죽는 순간까지 간직하여
자신을 낮출줄 알고 겸손할줄 알며 당신께 맡겨진 양들을 위해 헌신노력하는 착한 목자 되소서
그리하여 후세에 그 이름을 높이 떨칠수 있는 ..
진정...그리스도의 향기로운 사랑을 전하는 사도 되시길
우리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기도드립니다
아멘.아멘. 아멘.
금호동본당 장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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