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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New York

엄마는 출장 중

 

 

 

 

 

 

안녕하세요...뉴저지 사는 막내딸입니다.

엄마가 당분간 블로그에 들어오기 좀 힘들것 같은데,

엄마 생활을 궁금히 여기시는 분들이 계실것 같아 제가 대타로 소식을 전하려구요..

 

엄마가 근 한달동안 저희집에서 애기 봐주고,밥해주고,빨래하고,청소하고,

후배들 불러다 먹이고,김치담고,고추장 담고...

짬짬이 비누랑 로션 만들어주고,밤에는 우리 애기 델고 주무시고...

거의 막노동을 하시다가...

 

여기까지 읽으시고 "아구구,소피아님이 과로로 쓰러지셨나.." 하고 걱정하실 분들,

절대로 그런일 없읍니다.

지금 시카고로 출장 가셨읍니다 핫핫핫

 

여기 계시는 한 달 동안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일이야 뭐...평생 맏며느리로 사셔서 일하는건 아무것도 아닌데...

바깥 나들이를 못하고 콧구녕만한 아파트에 콕 박혀있으니,많이 답답하셨을거예요.

신랑은 성실함 1000% 로 똘똘 뭉친 사람이라 열심히 일하고...

저는 안달복달 1000단이 넘기 때문에 일하고,연주하고,리허설하고...(안달복달하면서요 --;;;)

 

그런데 이 미친 뉴저지 날씨가 완전 한겨울 날씨거나 노상 비오고 우중충 했던 관계로

엄마가 애기 델고 노상 집안에 계셨어요.

서울같음 버스타고 전철타고 남대문 시장도 한바퀴 돌고,

금남시장에 쪼르르 내려가서 한바퀴 휭 둘러보고 하셨을텐데..

 

제가 리허설이 없고 날씨가 좋았던 날이 한 이틀 정도 되었던건 같네요.

엄마 모시고 우드버리 쇼핑몰 한번 다녀오고,

시내에 나가서 저희 선생님 한번 뵙고...그 외에는 계속 집에 계셨어요..

 

엄마가 저희 선생님 뵌날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곧 후기를 올릴거니까

제가 미리 누설하면 안되는디...어쨌거나 저희 선생님이 누구라고 말하면 다들 아실겁니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또 일을 찾아다니면서 하는 스타일이라 저희 부엌에 수도 새는것도

제 후배를 구워삶아서 홈디포 가셔서 새로 수도 사다가 달아놓고,

신랑 바짓단 늘여주고,애기 옷 작아진것도 어찌어찌 드르륵 박더니만 새옷 만들어놓고..

엄마인지 우렁각시인지....원.

 

가시기 전날인 4/19일만 일정이 좀 바쁘셨어요.

오전에는 신랑보고 애기 보라고 하고,제가 솔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교회에 모시고 갔구요...

누구라고 말씀 안드렸는데도 다 저희 엄마인줄 아시더라구요...닮았다고 하면서리..

그리고 집에 와서는 샌죤 양장 차림으로 우리 신랑 점심 만들어주는 사이에,

저는 가짜 속눈썹 달고,그 위에 마스카라 왕창 쳐바르고

저녁 공연 준비하고...

다시 신랑보고 애 보라하고 엄마 모시고 저 연주하는데 모시고 갔었어요.

미쿡사람들도 다 우리 엄마인줄 알더라구요....눈들은 있어가지고..

www.njsro.com

로 들어가시면 아직 음악클립은 안 올라왔구요,대신 연주 당일날 사진들이 있는데

거기 저희 엄마도 우아하게 식사하고 담소하는 모습이 있읍니다.

Mistaken ID photos 로 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밤새 짐 싸가지고.....우리 민서 델고 월요일날 시카고로 가셨어요.

제가 지금부터 6/11일까지 살인적인 연주 스케줄 떄문에 집에 붙어있질 못하고 노상 리허설을 다녀야하는데...

시카고에서는 조카들이 할머니를 목 빠지게 기다리지,엄마는 집안에서 일만 하지..

여러가지 상황으로 봐서 일단 시카고로 가시긴 하셔야겠는데

우리 민서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딸려보냈어요.

 

여기서는 완전 개구장이 짓을하고 저를 힘들게 했는데 지금 시카고에서 삼촌들 앞에서는 완전 군기가 빡 들어가지고

차렷 자세로 "새로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겠읍니다" 하고 있다니...

제가 5월 말에 가서 민서를 데리고 올지,

아니면 6/11일날 카네기홀에서 연주가 잡혀있는데 그때까지 엄마가 좀 고생하시고,

연주도 보실겸 다시 민서를 데리고 오실지...

상황 봐가면서 결정하려고 일단 엄마랑 민서는 편도로 가셨어요.

 

어제 오후 3시쯤 시카고에 도착하셨는데 4시에 전화해보니 벌써

네이퍼빌 H-Mart 에 시찰 나가셨더라구요.

다시 저녁떄 조카들이랑 전화해보니 햄버거 먹었답니다.

 

오늘 오전에 민서랑 화상챗팅했는데 처음엔 어리버리 하더니만

"맘마""다다" 찾고 발버둥 치고 우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근데 민서를 안고 있던 엄마가 민서 뒤로 숨어서 우는게 보이더라구요...

그걸 보니까 더 마음이 아팠읍니다.

 

제가 19살에 집 떠나와서 유학 생활 시작한게...

이렇게 미국땅에 자리잡고 미국사람과 결혼해서 살게되는 20년간

엄마가 저 보고싶어서 매일매일 울고...

흰머리도 빨리 생기고,불면증의 원인이 되었는데....

 

이젠 그 딸년의 새끼까지 봐주느라고 미국땅에서 뉴저지로 시카고로 데리고 다니면서

고생하는걸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파요.

예전엔 "엄마,내가 나중에 결혼하면 식모 두고 살면서 돈 펑펑 쓰면서

엄마 호강시켜주고,금빤쓰 해줄꼐" 그랬었는데...

금빤쓰는 커녕 노란 고무장갑 두켤레가 한달 사이에 수세미가 되도록

실컷 부려먹고 이젠 애딸려서 시카고로 보내드렸읍니다.

 

인터넷에 보니까 어느 할머니 두 분의 대화가 있더라구요.

할머니 1: 딸있는 사람은 홍콩 구경 간다는디 난 딸만 둘이여..자네는 아들만 있지?

할머니 2: 그려 난 아들만 둘인디...

아들 둔 넘은 나중에 길바닥에서 죽고,

딸 둔 넘은 나중에 싱크대 앞에서 죽는다고 하대..

 

우리 엄마가 딱 그 꼴입니다.

 

민서가 콧물도 흘리고 기침도 좀 하는데...아픈 아이를 딸려보내서

애한테도 미안하고 엄마나 오빠네 한테도 너무 미안하네요.

근데 미안한건 잠깐이고,어제 엄마 비행기 타시는것 까지 보고는 

(원래는 표가 없으면 보딩하는데까지 못들어가는데 제가 엄마가 허리도 아프시고

애까지 데리고 가셔야한다고 막 떼를 써서 패스 받아서 비행기 타는 바로 앞까지 갔다왔어요)

미친듯이 집에 와서 악보 보고 저녁때 리허설 다녀왔읍니다...

엄마가 끓여놓고 간 된장 찌개로 밤 11시에 저녁먹는데 왜그리 맛있던지.

난 에미도 아녀...

 

지금 엄마는 시카고 큰오빠네 계시구요,

큰오빠네는 조카 준원이와 유나가 있고, 엘진이라는 40분 정도 떨어진 도시에 작은오빠네가 살아요.

민서보다 8개월 빠른 유리가 있구요.

아마 애들 넷 뒷치닥거리하고 늙어도 자식은 어쩔수 없이 자식인지

오빠들,언니들 해먹이느라고 아마 당분간 블로그에 들어오시기 쉽지않을것 같아서 제가 일단 상황을 설명드리는거예요.

 

엄마가 뉴저지에 계시는 동안 크고작은 일들이 있었는데,시간 있으실때 곧 블로그에 올리실거예요.

엄마의 달착지근한 글솜씨를 아쉬워 하실 여러분들...건강하시고...

 

아...우리 아들 사진 올려드릴꼐요...우리 잘난놈!!

제가 아침에 챗팅하면서 좀 눈물바람을 했더니만 큰오빠가 찍어서 보내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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