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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시츄에이션

보호자 2.생생 수술실황

                                                                 2006년4월 2일

안녕하세요?

다시 소피아 입니다.

제가 아까 어디까시 썼더라..요?

 

네...사실 아침에 계속 뒷장 까지 마무리 할수 있었는데

우리 손주 녀석이 깨어 나는 통에 그만...

 

그렇다고 우유 먹는 아기는 아니구요

올해 12살난 5학년 짜리 숫총각입니다.^^

 

이 녀석은 몸상태가 완전 오토메틱 입니다.

보통  월화수목금 요일까진

학교 갈때는 깨우기 전엔 절대로 몬일어 나지예

그런데 ..우찌된 일인지 일요일 만큼은  오뚜기가 따로 없습니다.

완전 전자동 인간로버트 입니다.

바로 고지능을 갖춘 로버트..아시지예?

 

일요일 날만 돌아오면 새벽아침 7시 안깨워도 벌떡!!!

기립 해버립니다^^

 

오늘도 아니나 달라?

모처럼 할머니가 컴퓨터를 하고 계시는 구만

언제면 다 끝나냐고 성화를 부리는통에...

 

(애비야 이거 보고  준원이 야단 치지마라)

 

네...이 컴퓨터  천금같은 내돈 주고 사다놨구만

정작 사용할라면 두 손주 녀석들의 온갖 비위 내지는 눈치를 봐야 차례가 돌아 옵니다.

사실 오늘은 몸도 불편 하던차 제 스.스.로.비켜났구요

지금은 준원이 녀석 내일 경주로 수학여행 간다고 준비 중이고

유나는 그림일기 쓰는 중에 잠깐 짬을 냈답니다.

 

아...이름 하여 보.호.자.이제 다시 생각났습니다

 

3월 23일 오후 1시  드디어 송도병원...

수술방 앞  대기실에 보호자 없이 불쌍하게 쭈그리고 앉아있는 신세가 되삐릿다 이깁니더.

마침 일학년에 입학한 유나가 하교하는 시간이라에미가 시간을 낼 수 없었고 

어쩔수 없어서 간병인을 불러 놨는데 시간이 안맞아서리...

 

네...그렇다고 이 장소피아가...

보호자 없이도 어떤일도 겁나게 잘해 치우는 제가 아입니까?

호명과 동시에 데리러온 간호사를 따라

도살장에 끌려가는 송아지 처럼 묵.묵.히....

 

참 그 병원 지금 생각해 보니 엄청 때돈 벌게 생겼더라구요.

대기실에 순번을 기다리는 수술환자가 장사진을 치고..

안쪽에는 여러개의 수술방이 FULL 가동 중이었어요.

저도 그중의 한 수술방 침대 위에 엎드려 졌네요.

 

여자 마취선생님의  입실과 함께

허리를 새우등 처럼 꼬부리라는 주문과 함께

에구....그 몸서리 치는 척추마취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제가 작년에 3,4번 요추를 수술받아서 아직 회복이 덜된 상태에서

또 다른 수술을 받는거 아직 무리라고 

의사 선생님도 한 6개월 뒤로 물리자는데

며느리도 6월에 미국으로 떠나면

그때야 말로  진짜로 보.호.자.가 없잖아요?

할수없이 지금이 적기다 .. 했는데...

 

글쎄...허리를 수십번 문지르고 닦고 또 닦기를 또 수십번

척추 마디마다 찔러 대는게 아닙니까?

옆 침대 아가씨는 한번에 끝냈다는데...

찌를때 마다 다리에 전기 오느냐고 그렇게도 묻는거예요.

 

전기는 커녕..전기 같은것도 안온다고 했더니

남의 살이라고 주사놓는 연습을 하는건지

찌를때는 그런대로 아파도 참겠는데

바늘을 빼 낼때는 손가락 두마디쯤 의 길이 인듯한 주사바늘이

쑤욱~빠지는 느낌이 느껴져서 너무나 힘이 들었었네요.

 

한번 바늘 찌를때 마다 전기 오냐? 안온다..

오냐? 안온다

이래도 안오냐?

그래도 역시 안온다..

꼭 스므번을 문답 놀이처럼 주거니 받거니...

 

사실 제가 디스크 수술 하기전엔 몰랐지만 반창고 알러지가 있었나봐요

반창고 붙인자리에 수포가 생기고 ..

거기다 미칠만큼 가려움증이 생겨 제 피부는

마구 마구 긁어댄 덕분에 사방15센티 가량이 악어껍질 처럼...변해 버렸죠

 

아...아깝다...

조금만 그 부위가 넓었어도  유사 악어 가죽 도트백 하나 만들수 있었는데.

 

그런데 이 마취사 선생님이 ..

지금에사 생각해 보니 어쩌면 왕 초보 일지도 ....

뭐 제 허리의 스킨이 어쩌고 저쩌고 케싸면서리

자기 실수를 감춘거 같은 느낌이 지금에사 팍팍팍 전기가 오네요.

 

네 그렇게 하다 하다 마취선생님 and 간호사 언니들

여러명에 저까지 너무 너무 지쳐서...

이런 환자 첨 본다며 다시 새로운 포즈를 주문...

일어나 앉아서 머리를 숙이고...

간호사 한테 머리를 잡힌 저는완전  범죄자 처럼 꿇어앉아 

다시 한 ..서,너,대 여섯번쯤..찔러 바늘...하던중

드뎌...전기 비스무리 한것도 아닌

약간 뜨뜨미지근한 물같은게

엉덩이쪽으로 흐르는 기분이라니까

에고..이제 마취가 되었다고 하는순간 눕혀 졌는데..

허리 밑으로는 완전  무감각...

 

그런 생각을 하는 찰라 부터 집도의가 마구 칼질을 시작하는지

움직임이 눈에 보이는건 참을만 한데  도저히 참을수 없는건

숫불 바베큐 할때 기름 꼬실르는 냄새...

에구...저는 하필이면 그때 왜 돼지 오겹살구이가 그토록 먹고 싶던지요

퇴원만 해봐라 당장에 생오겹살 한 두근쯤 해 치워???

 

즐거운 상상 속에 마른침을 꼴깍이다 보니 의사선생님

수술이 아주 완벽하게 잘 되었다고 걱정말라고 어깨를 툭툭툭

 

네 ..이리하여 장장 3시간의 수술이 끝나고 병실로 돌아오니 우리 며느리와

 아주 인심좋게 생긴  간병인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죠

 

산뜻한 분홍색의 유니폼을 입고계신 아줌마의

명찰엔 이렇게 써있었어요 (셈프레간병인협회)

앗 이건 이태리 말이잖어?

그 와중에 잘난척하기 대장인 저 소피아...

아줌마  그거  셈프레가 아니구 쎔쁘레 인데..

그거 항상 준비하고 기다린다는 뜻인 듯 한데

살짝 내말이 맞는것 같기도 아리까리...

 

근데 그 아줌아 완전 생짜배기 왕 초보아줌마 같더라구요.

 

링거는... 피가 역류해서 병으로 도로 올라가도 왕 태연자약...

벽에 붙은 스위치 누를줄 몰라 언제나 그 먼 간호사실로 직접 뛰어 다니십니다.

 

아니 이 아줌마... 여기 나  간병하러 온게 아니고 떡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참에 다이어트 할랴고 오셨나?

그리고 샤워하러 가시면 깜깜무소식...

 

사람을 봐야 뭐를 시킬텐데 원 참 나!!!

 

거기다 간호사가  혈압이라도 잴라치면 옆에 딱 붙어서서

제발 저쪽으로 좀 비키라고 애원해야 떨어지십니다.

 

24시간 틀어놓은 tv 프로그램 보면서 어찌나 궁금한게 많으신지

테레비를 잘 안보는 저는 그 아픈 와중에 아줌마 말대답 해주느라고 참 ..

누가 환자고 누가 간병인 인지 원...

 

네,,  수술하고 나올때 48시간짜리 무통 주사를 꽂고 나왔지만

마취가 풀리자 무섭게 아픈 상처..

그리고 줄기차게 의문에 대답을 구하려는 간병아줌마 ..

 

에구 ..진짜 죽는줄 알았습니다

 

그래도..저는 진통제 딱 2대 맞았네요

이튿날 출근한 수간호사선생님...제손을 꼬옥잡고 말해줬어요.

너무나 잘참고 해서 간호사실 에서 전부 감동 받았다고 서리

하긴 디스크 수술하고 불순물 제거하는 호스뺄때도

마취없이 4바늘  꿰멘적도 있는데 뭐 이까이꺼 쯤이야 누워서 팥떡먹기죠.

 

아프면 참지 말라고 하는대도  주사 자꾸 맞는다고 빨리 아무는 것도 아니고 해서리

소처럼 꾸욱 참고  지냈습니다.

 

한편 제 옆침대 에 70년생 탈랜트 뺨치게 이쁘고 날씬한  젊은 엄마가

진짜로 보호자없이 혼자와서 간병인을 불렀습니다.

 

역시나 같은회사 ...

 

58세의 간병인 아줌마 얼마나 약빠른지 팔랑팔랑 날아다니는듯 합니다.

이쁘기도 엄청이쁘고..거기다 최첨단 멋쟁이 입니다.

거기다 비하면 64세 느려터진 제 간병인 아줌마 보기만 해도 엄청 신경질 납니다.

이쁜걸 떠나서 저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두 아줌마가 대화 하는걸 자는척 하고 들었습니다.

 

64세: 아니 지금 보니까 자주색 뿔테 안경  참 잘 어울리네요?

58세 :아 예..

64세 :그거 얼마짜리 안경이예요 나도 그런거 하나 샀으면 좋겠는데

58세:  아 예 좀 줬어요.

64세: 근데 그게 얼마냐구요 그렇게 비싸보이지는 않는데?

58세: 흥... 코웃음과 함께 37만원 (완전 반말이 나왔어요)

64세: 아니 무신 안경이 그리 비싸지? 내가 보기엔 한 7-8만원쯤 할것 같은데...

58세: 이거... 베르사체안경이라고 그런이름 못들어봤지?

       (앗 이젠 말을 놓아버렸다)

64세: 아....  베..뭐? 그런 이름 첨듣는데 요?

58세: 모르면 알라고 하덜 말던가...

 

에고 우리편이 상대편한테 그만 깨지고 말았어요. 원씨야!!!

 

싸구려 안경으로 몰려 살짝 기분 상한 상대편 아줌마

샤워하러 간다고 환자한테 양해를 얻고 나간지 10분만에 제까닥 제자리로...

우리 아줌마 보다 엄청 날래네????

 

저는 실눈을 뜨고 그 야무진 아줌마를 내려다 봤어요

보호자 침대를 꺼낸 아줌마는 가방에서 화장품 도구를 꺼내는데

저는  아이고 깜딱!!!!! 기절할뻔 했다 이깁니더.

 

그 은은한 살구빛 화장품 용기에 그이름도 유명한 설.화.수.......

세상에나!!!!!!!!!!!!!!!!!

아니 간병인 아줌마가 저리 비싼 설화수를 셑트로다 꺼내 놓고

톡톡톡 발라대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아이고... 언감생심 제 주제에 꿈도 꿔 보지못한 설화수가 자그마치 이것저것  ..

용도는 모르지만 어쨌던 4개의 병이 차례대로 줄을서서

어서 사용해 달라고...

네 ...그 순간 영리하고 빠릿빠릿한 간병인 아줌마가 어찌나 존경 스럽던지요.

 

그래!!!바로 이것이야!!! 

나도 이번에 몸만 회복 되어봐라

나도 쎔쁘레간병인협회 가서 등록할꺼고..

내가 받는 보수로 설화수도 꼭 사서 바를껴.....

 

머리속은 마취가 풀린 상처야 아프던 말던 온통 설화수 병들이

왔다리 갔다리.했습니다요

 

나는 왜 이케 사는거야 왜?

 

이제껏 설화수 한병 못 사발르고 어디가면 사모님 소릴 듣고 있다니

아이고~~참  내 신세야....한탄 또 한탄....

잠은 안오고 아프기는 하고 침대3개 보호자 3명이서 어찌나 열기를 피워대며

코를 고는지 날밤을 꼴딱 새웠습니다.

 

다음날 아침 ...

상대편 아줌마 냉장고에서 도시락 반찬 꺼내더니 휴게실 가서 먹고 온답니다.

 

우리편 아줌마  오시는날 부터 제가 보호자 식사 주문해서 드셨기 때문에

간병인이 도시락 싸오는지는 몰랐습니다.

 

어쨌건 두분이서 휴게실로 ...식사후 돌아온 상대편 아줌마

오늘 가니까 양말 빨아놓고 갈께요.

알록 달록 환자가 벗어논 양말을 싹싹 빨아 침대 머리맡에 널고

그리고 애기 엄마 머리 빗겨 예쁘게 묶어 주고 팔다리 주물러 주고..

빠릿 빠릿..

 

우리편 아줌마..똑 같이 식사 하시고 십분늦게 도착.

한참 서서 식사하는 저를 쳐다보고

에구  요구르트 는  안잡수세요? 

예...

아이구 아까워라 그럼 제가 마실까요?

예..그러세요

에고 소화가 안되서 ..그럴때 요구르트가 최고라니까...쭈욱

 

두분이서 같은 회산데 행동은 엄청 다릅니다.

 

우리편 ..가실때 알록달록한 무늬의 초록색 티셔츠에 검정색 바지 

 빨강색 재킷곱게 차려입고 보스톤백 들고" 건강하세요" 하시며 퇴장ㅡ

 

상대편아줌마  게스 청바지에 버버리쟘바 에뜨로 크로스백에

바퀴달린 기내가방 끌며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빠이" 하면서 퇴장ㅡ

 

한참만에 우리편 아줌마 헐레벌떡 약수전철역에서 다시 돌아 오셨다.

냉장고에 보관한 반찬통 찾으러..

상대편 아줌마..베르사체 자주색 뿔테안경 놓고 가셔서 다시 돌아 오셨다.

역시 건망증만은  증세가 똑같다.

같은회사라 그런가???

 

네...저는 이렇게 일주일을 옆침대 의 바뀌는 환자들을 보면서

재미나게 지내다가 돌아왔습니다.

이젠 몸도 많이 회복 되어서 저..밑에 일층에 까지 갔다 왔구요

오늘 ..일요일 성당에 못간 저를 위로해 주러 성가대 지휘자님이랑 몇분이 오셔서

같이 점심식사도 하구요

 

이제 나날이 좋아지면 진짜로...여기 저기 인사드릴곳도 빼먹지 않기로

결심 .또 작심 했습니다.

그동안 귀국 하고도 제때에 찾아 뵙지못한 모든 분들께 용서를 청하며

하루빨리 건간한 몸으로 찾아뵐것을 약속드립니다.

 

금호동에서 소피아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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