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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Primadonna Yeonjune-Suh

우리 엄마는 프로 정신이 없어요

                                                                                      2005년 12월 3일

우리 엄마 메일 보셨죠?

엄마는 때 밀어서 그렇다는데, 꼭 그런것 같지만은 않아요.

엄마 때는 무슨 초강력 오공본드로 붙여놓은 것도 아닐텐데,때를 밀다가 손가락 골절에

문제가 생길 수가 없죠.

시집와서 지금까지 너무 일을 많이 해서 그런것 같아요.

엄마가 화려하게 하고다니고, 화장도 항상 예쁘게 하니까,

사람들은 엄마가 가정부 두고 손 끝에 물 한방울 안묻히고 사는 한의원 사모님인줄 아는데

악수를 해보면 깜짝 놀랍니다....

손마디가 어찌나 굵고 손이 거친지...엄마의 평소 생활을 모르는 분들은

혹시라도 엄마가 학교다닐때 일진회 에서 한 주먹 했을거라고 오해하실 지도 모르겠네요.

집에서 정말 일만 합니다...가정부 줄 돈 있으면 자식들한테 보내준다는게 엄마지론입니다.

 

저는 노래하는 사람입니다.

아침에 눈 뜨면,침대에 누운채로 "흠 흠 흠,히잉~ 히잉~" 하고 말울음 비슷한 소리를 내봅니다.

밤 사이 목소리 컨디션이 어떻게 됐을까봐 아침마다 동물농장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목소리가 이상하면 바로 이비인후과에 달려가서

선생님께 입을 벌리고 들이댑니다.."..선생님,저 결절이 생긴건 아니겠죠? ㅜㅜ"

선생님은 코웃음을 치면서 멀쩡한데 왜자꾸 오냐고,오지 말라고 하시죠.

제 생각에, 이렇게 내 목을 아끼고 안달복달 하는게,적어도 프로정신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엄마는 본인이 "그저 가정주부" 라고 표현합니다.

그저 가정주부 라뇨...

엄마는 엄연한 프로페셔널 "강산한의원 공인회계사, 이사, 교육감, 조리사, 친선대사....."

직함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꼽을 수가 없네요.

가끔씩 아버지랑 말다툼이라도 할라치면 아버지 18번은

"영주에서 밭매던 걸 데려와서 호강시켜주니깐..." 이구요

엄마의 18번은

"내가 아니었으면 당신은 대전 은행동에서 아직까지 쪽방에서 한의원 하고 있을껄?" 입니다.

그러때는 엄마는 자신의 가치를 분명히 알고 계신듯 한데,평소에는 전혀 망각하고 계세요.

그저 참는게 장땡인줄 아세요..

그럴때 너무 속상해요.

손이 아프다고 아픈 신호를 보내면 얼른 의사선생님께 보여야지,"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

하면서 그저 참고 있어요.

"내가 아프면 우리 가정이 망한다" 라는 프로 근성이 없어요.

지금 약을 드시고 좋아졌다고는 하지만,단순한 진통제인지 치료제인지 확실히 몰라서 불안해요.

 

제가 시카고 있을때 엄마가 빨리 아기 낳으라고 잔소리 하시면서

"내가 다 봐줄께,걱정하지 말고 빨리 빨리 낳아라!" 하셨어요.

옆에 있던 질투쟁이 유나가 "할머니,내 애기도 봐줄거지?" 하더라구요..

이것이..찬물도 위 아래가 있는데,고모 애기부터 어떻게 해결을 보고 니 차례가 오는것이다..

그런데 엄마가 " 그럼 그럼..할머니가 유나 애기도 다 봐줄께" 그러시더라구요.

그럴려면 엄마가 건강해야지,지금같아서는 허리때문에 애기도 못 업어주고

손가락이 아파서 우유도 못 먹이겠는데,큰소리만 하세요.

엄마가 좀 더 건강관리에 힘쓰고,참는것이 미덕이 아니라

조금만 아파도 병원으로 달려가는,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손톱 주위에 거스러미만 생겨도 얼마나 아픈데,뼈 사이에 염증이 생겼으면 얼마나 아팠겠어요?

 

엄마, 내가 쌍동이로 팍팍 낳을테니까 애 봐주려면 손이 빨리 나아야지..

(꼭 애기 봐주게 하려고 수 쓰는것 같네요..오해 없으시길...)

그리고 유나야,할머니는 우리 엄마니까 내 애기 봐주고,넌 너의 엄마가 봐줄것이다!!

그리고 지금 조금이라도 아픈데가 있으면 빨리 병원에 가보세요.

작은병을 키워서 큰병 만들게 되니까,빨리 치료하시는게 현명한 길이죠.

성서에 보면 하느님이 흙을 빚어 자신의 형상을 본떠서 인간을 만들었다고 하시쟎아요.

우리 모두가 다 "작은 하느님" 입니다...얼마나 귀한 존재예요?

내 병을 모른체 하고,내 몸을 아프게 하면,그건 전지전능한 하느님의 몸을 아프게 하는거예요.

 

엄마가 빨리 손가락도 깨끗이 낫고, 허리도 다시 아프다고 하는데, 치유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아무래도 제가 스포츠 마사지를 배우던지 해야겠어요.

아니면 대중목욕탕에서 제대로 때미는 법을 전수받던지..

지금에야 후회가 되네요...어렸을때 공부 열심히 해서 의사될 껄....

음...근데,제 성격에 피를 보면 놀래거나....배째놓고 우야꼬....그럴것 같으니까,

역시 소리꾼이 제격인것 같네요.

 

저는 프로정신으로...

가습기 깨끗이 닦아서 틀어놓고, 집안에서도 솜바지에 털양말 신고 감기 안걸리려고 발악을 해요.

예전에 한겨울에도 미니 스커트 입던 시절은 물건너가고

이젠 늦가을부터 솜바지 패션 입니다.

여러분들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랍니다.

 

건강,또 건강 챙기시고

엄마 손이 빨리 나을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엄마..내가 유명해지면 많은 사람들이 엄마랑 악수하고 싶어할텐데,손이 나아야지...

그리고 내 애기,유나 애기 봐줄려면 더욱 건강해야하구..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ㅎㅎㅎㅎ

건강하세요~

 

서 연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