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줌마들~~
엄마가 보낸 메일에 반가운 금호동 성당 아주머니들 성함하고 신부님을 비롯한 제가 좋아하는 분들 이름이 쫘르륵 다 나와있어서 너무 반가운 마음에 답신 드립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저희엄마 팔불출 맞구요,고슴도치과 맞거든요?
울엄마는 뭐랄까 고슴도치에서 X 와 Y 염색체의 이상으로 사람같아 보이지만 확실히 고슴도치거든요...저희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줄 알고 계세요.
여기서 "저희" 라 함은 모든 서씨(요한,도미니코,필립보,글라라,준원,유나) 와 서씨집에 시집온
Mrs.Suh (준원엄마, 새언니) 그리고 "배고파" 한마디로 한국말 완전정복한 앤디 포함입니다.
혹시라도,농담으로,장난삼아,시험삼아 "강산한의원 막내딸 못난이~" 해보세요.
엄마의 변신술로 당장 고슴도치로 둔갑해서 칼침 날립니다. --;;
장수 하고 싶으신 분들,거짓말인줄 알지만 저희 칭찬 많이 해주세요 그래야 울엄마 행복해해요.
그리고 가까운 금호동 본당에서 매주 미사 전에 고백성사 하시구요,혹시라도 본당신부님이
대죄라고 절대로 용서 안해주실것 같으면 이해욱 신부님께로 이멜 하세요 ^^
저희 아버지 역시 고슴도치 맞습니다.
혹시라도 봄 가을에 보약을 저렴하게 드시고 싶으면 무조건 저희 칭찬 하세요.
인삼깍뚜기에 녹용을 알타리 무우 처럼 큼직하게 썰어서 넣어주실거예요.
이렇게 떨어져 살아도 그래도 품안의 자식이었는데,
저도 작은오빠도 다 결혼을 해서 이제 부모님 마음이 조금 시원 섭섭하실거예요.
자주 만나서 말벗도 해주시고,자꾸 귀챦게 해주세요.
안 그러면 저희 걱정으로 밤낮 눈물바람 하시니까요.
이젠 생선도 꾸들꾸들 말랐다고 하시는데.....에구 울엄마.
엄마가 경북 영주가 고향이거든요...내륙지방이지요.
어려서부터 소금에 절인 생선만 먹어버릇했다고 하시더니 지금도 회는 별로 안 즐기세요.
우럭이며...그런거 회로 먹으면 더 맛있지 않나요?
우리집으로 팔려오는 생선은 다 불쌍해요..일단 소금으로 고문부터 시작하죠.
우리가 "콤콤조기" 라고 부르는 생선이 있는데, 조기 맞아요.
그런데 그 비싼 조기를 사다가 커다란 장독에 한켜 깔고 왕소금 한켜 뿌리고..층층이
조기시루떡 같이 만들어서 꽁꽁 봉해뒀다가 몇개월 뒤에 한마리씩 꺼내서 구워먹는데요..
그 냄새는 온 동네가 들썩들썩할 정도예요....간장 달이는 냄새는 우습죠.
조기살도 소금에 익어서 물기는 싹 빠지고 닭고기 처럼 결로 쭉쭉 찢어지는데,
냄새가 콤콤하게 약간 상한듯 하다고 "콤콤조기" 라고 불러요.
우리 아버진 찬물에 밥 말아서 한점씩 집어먹으면 꿀맛이라고 "밥도둑 조기" 라고 하시구요.
우리집표 "콤콤조기"가 아직 있을지 모르겠지만,저희 칭찬 많이 하시면 어쩜 가능할지도..
남비에 무우 많이 깔고 청량고추 어슷하게 썰어넣고 오랫동안 중불에서 요리하는 가재미찜도
맛있구요..갈치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아니면 밀가루를 살짝 묻혀서 바삭하게 튀겨내기도 하죠.
삼치는 뭐니뭐니해도 소금만 살짝 뿌려서 불에 구워내는게 최고죠.
껍질이 바삭바삭한데 그걸 살짝 벗겨서 양념간장에 찍어먹어도 맛있구요,밥을 싸먹기도 해요.
오징어 물회도 맛있는데..그건 초고추장이 맛있어야 해요.
아~ 엄마의 초고추장은 색깔도 곱구요 농도도 딱 알맞아서 초고추장을 탁 찍고 돌아서
입안으로 들어오는 동안 절대로 식탁으로 고추장이 떨어지지 않죠.
비법은 물어보셔도 소용없어요.
요리사처럼 고추장 몇스푼,설탕 몇스푼..이런 계량에 의존하지 않고 완전 손맛이죠.
물어보시면 고추장 "적당량" 설탕 "적당량" 식초 "적당량" 이러실거예요.
오죽하면 요리사인 우리오빠가 막 성질 부린다니까요.
"감자찌개 하는데 감자 적당한 크기로 두서너댓개.간장 적당히,고추장 적당히,마늘 두어개..
아 씨~~두세게 라는거야 서너개라는거야,너댓개 라는거야? 적당한 크기는 또 얼마만한게 적당하고?"
집생각 나네요...저도 우리엄마 닮아서 생선회보다는 소금구이 더 좋아하는데...
아무리 따라하려고 해도 절대로 엄마의 가재미찜 맛은 안나죠.
작은오빠 이사했다고 한번 오신다고 했는데..그때나 엄마의 정성이 담긴 음식들을 먹을수있겠죠.
성당 아줌마~~ 생선요리 맛있게 많이 드시구요,
혹시라도 봄나들이 가실땐 저희엄마도 꼭 모시고 가세요.
뉴욕에서
서 연준 글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