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외할머니 장례에 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멀리 있다는 핑계로 할머니 임종도 못 지켜드리고,장례에도 참석치 못하고...
정말 저는 고개를 들 수가 없읍니다.
저희 엄마가 누구보다도 마음 아프시겠지만,
저 역시 아직은 외할머니를 추억하는 것 조차 너무나 힘이 듭니다.
친 할머니 돌아가신 지 이제 십년이 넘었는데,
제가 임종을 지켜드리지 못해서 그게 한이 되고
꿈에 두 번 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좋아서 자꾸만 보고 싶어집니다.
친 할머니는 치매로 고생하다가 돌아가셨지만
막상 당신은 느끼지 못하셨을테니 행복하게 가셨을 겁니다..할아버지가 기다리시는 곳으로..
그런데 외할머니는 너무 너무 불쌍합니다.
꼬장 꼬장한 분이라 성격도 대쪽같고 어찌나 깔끔한지 아침 저녁으로 참빗으로 머리빗고
정신도 맑으셨는데...귀한 아들들 다 앞서 가는 것 보시고.....
할머니가 혼자서 화투패를 펼쳐놓고 이쪽 패 쥐었다가 저쪽 패 쥐었다가...
온종일 화투 치시는데,한번도 짝이 되어드리지 못해서 한이 됩니다.
지금 이렇게 할머니가 가시고 나니 미칠듯이 후회가 되고
제 머리를 쥐어뜯고 가슴을 쥐어뜯어도 제 자신이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조금 더 감정이 정리가 되면....
근 백년 사신 우리 외할머니...
장씨 가문에 귀한 아들들 낳아주고도 호적에는 단 몇 년간 할아버지의 부인으로 올라있었던
불쌍한 우리 외할머니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읍니다.
평생 살아도 할아버지를 차지하지 못했던 우리 할머니,
돌아가신 후에야 할아버지 옆에 묻히셨읍니다.
제발 하늘나라에서는 할아버지한테 많이 사랑받고
그렇게 살찌기 소원하셨는데 많이 많이 드시고 살도 찌고
할어버지랑 손 잡고 영원히 중앙여관 안방마님으로 사시길...
궂은 날 먼길 마다않고 와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이 머리숙여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편지로 위로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기도 중에 우리 외할머니 오옥성 마리아 생각해주시고
천국에서 편안하시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서 연준 글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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