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프란치스코신부님
따뜻한 사랑이 가슴 가득하신 우리 신부님~~~~ ! ^*^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오랫동안 뵙지도 못하고...안부도 제대로 전하지 못하여 죄송스럽습니다.
저는 9월 20일 시카고에 도착하여 2주일쯤 지내다가
뉴욕으로가서 혜령이랑 두어달 같이 지내다 지금은 다시 시카고에서
한국으로 갈 차비를 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왜 이리도 빠른지...
한일도 없이 벌써 12월이라니 나이만 한살 덤으로 먹는것 같아 억울하기도 합니다.
신부님께서는 별고 없으신지요?
저는 오기전에 만반의 준비로 독감 예방주사까지 맞고 왔는데..
서울에도 독감이 만연하고 있다니 챙겨주는이 없는 신부님이 항상 걱정이 됩니다.
하기야 제가 서울에 있었어도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신부님께 폐만 끼치는 존재지만 멀리 떠나오면 항상 신부님 걱정이 앞선다면
제가 너무 주제 넘은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신부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던 제게는 신부님이 참 소중하고
이렇듯이 가까이에서 뵐수있는것을 크나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하느님이 따로 계시는게 아니라
저희에게는 신부님이 하느님이시며 바로 수호천사 시니까요
언제나 어려운청 드릴때 마다 흔쾌히 허락하시고
늘상 염려와 사랑으로 사람대접을 해주시니 이보다 더큰 사랑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 어떤의미의 눈물을 저희에게 주신다면 그눈물을 닦아주실 분도
우리에게 보내주심을 신부님을 통해서 확실하게 믿게 되었으니까요
신부님 늘 감사하고 존경하며 사랑합니다...
이번에는 준원이 동생 유나랑 동행했어요
마침 여러번 왕래한 관계로 프리티켓이 나와서 손녀딸을 데리고 왔더니
심심치 않게 재롱을 피워서 그나마 다행이 었어요
뉴욕에선 혜령이 연주회가 10월 30일에 있었고
그리고 아마또 오페라단의 라보엠 공연이 뉴욕에서 11월 7일에 있어서 뮤제따 로 출연했구요
아주 관객들에게 인기가 좋아
주인공 미미보담 뮤제따로 출연한 혜령이가 더 많은 박수를 받았어요
간김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공연도 학생증이 있어서
할인요금으로 여러번 볼수있어서 좋았구요
여기 저기 혜령이랑 기타하는 친구와 같이 듀오 연주여행에 여러번 같이 다녀봤어요
유태인들의 양로원 같은곳 에 가보니까 은퇴한 노인들이 거동이 불편한 관계로
듣고싶은 음악은 보수를 넉넉히 주고 음악가들을 초청해서 연주도 듣고 하는걸 보고
우리들의 장래가 걱정이 되더라구요
음악적으로도 높은 경지에 있어서 발성이 미국 발성이 아니네
공부는 어디서 한거냐 이태리 발음이 어떻다...하면서
연주 잘못했다간 귀버리고 아까운 시간 허비했다고
출연료는 고사하고 손해배상 해야될 판이더라구요
그리고 예의범절이 뛰어나 연주회 참석이라고
호호백발 할머니들도 구찌베니도 예쁘게 바르시고
핸드바꾸꺼정 가느다란 팔목에 걸구선
거동이 불편하시니까 브레이크가 달린 삼륜 자전[거]차 ?를 타고 오시는게 아니라
밀고 오시더라구요?
거기다 할아버지들두요 짧게 자른 머리카락을 포다드를 발라 빗어 넘기시구
넥타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와이셔츠 꺼정 받쳐입구요....늙었어도 멋지더라구요
예의를 갖추는 모습들이..
일단 연주가 시작되면 숨들도 안쉬시는지 원..
그리고 할머니들의 경우 하나같이 하얗거나 빨갛거나 가지각색의 귀여운 곰인형을
하나씩 핸들에다 매달고선 오시다가 우리 유나를 보고서는 전부
뷰리플 뷰리플 하면서 그 못난이를 이쁘다고 난리도 아니였어요
유나는 할머니들의 반색에는 고개를 외로 돌리곤
오로지 핸들에 매달린 곰인형 때문에 애를 태웠지만
저는 진짜로 늙으면 애 된다는 옛속담이 동양에서만 통하는줄 알았어요
햐 ~~~~~~ 그런데 그속담이 유태인 할머니들 에게 까지 해당이 된다는 사실을
이번에사 처음으로 알았지 뭐예요
사람 사는데 다른거 없다더니 ...
속담역시 동서고금을 통해 그 명맥을 이어 가는걸 보니 옛 현인들의 놀라운 직관력에....
그할머니들의 인자한 모습을 보니까 신부님 어머님이 제일 먼저 생각나더라구요
아 이번에 서울에 가면 꼭 �아뵈어야 겠다 하는 마음이 간절했어요
그동안 너무 바쁘다 보니 사람 노릇도 제대로 못하고..
신부님 저희에게 그토록 잘해 주셨는데
이게 사람이 할 노릇이 아니구나 하고 뒤늦게 깨닭았어요
혜령이는 내년 5월에 졸업을 한다고 합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여러군데 오디션을 해보고 자기를 불러주는 곳이 없으면
한국으로 돌라가려고 생각하는것 같아요
이곳도 역시 영주권이나 시민권자가 아닌 유학생에게는
문호가 잘 열리지를 않는다고 하네요
그만큼 투자비가 많이 든다고 할까 뭐 그런 이유들이래요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본다고 했으니
저는 혜령이를 믿고 조용히 기다리는것만 남았습니다.
뉴욕에 있을때 여러가지로 복잡한 와중에 생명같은 핸드폰을 잊어먹은 사건이 있었어요
이곳 미국은 한국의 삼성이나 금성제품 핸드폰을 무지 무지 좋아 하거든요?
미국인 뿐만 아니라 모든 다국적민들이 한국제품 핸드폰엔 목숨을 걸었는지...
연습실에서 교수님 마중 잠깐 나간 사이에
핸드폰이 깜쪽같이 없어져 버려서 발을 동동 구르며 수위실에 신고를 했는데
그날 7개의 핸드폰분실신고가 들어 왔다고 하더래요
그런데 핸드폰만 잊어먹은게 아니고 한달간 사용하는 기치표까지 따라 갔나봐요
아까워서 발을 동동 구르며 밤새 한잠도 못자고 울고 불고
머리를 쥐어 뜯는걸 달래느라고 저도 유나도 밤새 한잠도 못자고..
그 이튿날 핸드폰샀던 가게에 가서
모든 전화번호랑 오디션 연락받을 번호가 적힌걸 잊어먹었다고
어쩌면 좋으냐고 하소연 하니까 새 핸드폰 금성으로 270불짜리를 내놓고
이것밖에 없으니까 사던지 말던지 맘대로 하라더래요
당근 놀래서 그냥 나왔대지요 간이 다 벌렁거리더래요
학교에서 후배여학생이 그소식을 듣고선 자기가 아는곳에 가면
싸게 살수 있다고 해서 점심꺼정 사먹이고
[그 후배는 차가 있거든요 차없으면 핸드폰도 못사나봐요
일단 가게 까지는 가야하니까]
온갖비위 다 맞춰주고 해서 다른 가게서 진짜 좋은가격에
금성 핸드폰을 50불에 샀다고 좋아서 입이 찢어질 판에...
글쎄..
그걸 번호 입력하고 하는데 거의 한시간 걸렸데요
그런데 그후배가 주인이랑 잘안다고 농담 따먹기로 시간 보내다가
그만 깜빡하고 주차코인넣는걸 잊어 먹어서 ....
핸드폰 니덕분에 싸게샀다고 고맙다고 고맙다고 진짜 절까지 할뻔했데요..
그런데 하느님 맙소사 !!!문을열고 나가보니까 ...
에고 자그마치 70불짜리 옐로 딱지가 차 앞유리에 떡하니 붙어 있더래요
일단 기겁을 한건 후배가 아니라 혜령이 쪽이였데요
야~ 나도 차있었으면 저런거 붙을뻔 했잖아 천만 다행이다 차가 없다는게....
그런생각도 찰라에 지나지 않고
후배는 지가 노닥거리느라고 코인 제때 안넣은건 고사하고 혜령이보고 난 모른다고
발을 동동 굴러 대니까 어떻게요? 저땜에 델구다니다가 딱지 먹었다고
벌칙금 70불도 물어주구선 집에 들어 오더니 얼굴이 하얘가지고 쓰러지더라구요
그눔의 핸드폰땜에 손해도 많이보고 맘고생도 무지 많이 해선지
내일 당장 학교가면 그눔의 연습실 확~~~~~~~~~ 폭파시켜 버릴거라고
이불을 뒤집어 쓰곤 엉엉 울어대는데 진짜로 보기가 여간 딱한게 아니였어요
보는 저도 눈물이 마구 마구 나더라니까요
철모르는 유나는 " 할머니하고 고모는 왜 잠도 안자고 그러는 거야? "
그말을 밤새 한 500번쯤 했을꺼예요
어쨌던 학교 연습실을 폭파시켜버린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저는 제정신이 아니였어요
지금 시대가 어느시댄데...
미국사람들이 테러땜에 눈에 불을켜고 있는 이 마당에 ..
학교 연습실 폭파시킨다면 그사람들 그냥 있을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안그래도 덤테기 씌울데가 없어서 못씌우고 애매한 이라크 때려 부시고 있는 와중에.....
네 성질 더러운것 보니까 9.11그것 쌍둥이 빌딩무너진것 그것도 니가 그랬제?
카면서 당장 다시 지어내라 카면???
상상만해도 핸드폰 하나잊어 먹은것 땜에 기둥뿌리는 고사하고
나라 장래가 말이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아무죄도 없이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빌었어요 .
폭파는 내가 대신 할테니까 니는 제발 오디션이나 열심히 해라 카면서...
참 지금 쓰고 보니까 웃음이 나오는데 그때는 정말 눈물이 자꾸만 나더라구요...
도대체 내딸이 언제까지 남의 나라에서 이고생을 해야 하나 하구요??/
애초에 성악할때 말려야 하는건데 지금와서 접지도 못하고...
한숨이 저절로 나오고 누구를 보고 신세를 한탄해야 옳은가 ..막막하기만 합니다.
어쨌던 그랬어요 ...
그래도 이곳 시카고에 오니까
아들이 그동안 뉴욕에서 맘고생 했다고
퇴근후에 여기 저기 맛있는 레스토랑에 델고 가서 맛있는 것도 사주고,,,
그래서 한국에서 부터 신경써 왔던 몸매 관리가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비상 사태가 발생되었어요
이런 모습으로 신부님 찾아뵙기가 참 민망스러운데요 ..그래도 괜찮죠 신부님?
한해를 마무리 하기엔 얼마남지 않은 기간 너무도 아쉽습니다
신부님 찾아 뵐때까지 부디 건강 하시고
주님 축복 가장 많이 받으시는 착한목자 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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