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네이버밴드ㅡ초등학교 동창생찾기ㅡ
25년을 미국땅에서 외롭게 살던 둘째가
올해는 네이버밴드 덕분에
그립던 초등학교 동창들을 찾게 되었다네
한국을 다녀간지도 벌써 10년
결혼식 올리느라 일주일휴가로 다녀간한국은
언제나 그립고 보고픈 사람들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요즘같이 좋은세월 만나서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만리타향 떨어져 있어도
1분이면 소통이 되니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지
.
서울이라고 하지만...
금호동 좁아터진 달동네서 살면서
유치원부더 초등학교 중 고등학교까지
앞뒷집에 살면서 어깨를 마주하던 친구들이
그동안 얼마나 그리웠을까
순천태생 대학친구를 찾아달라던 아들의 부탁은
지금까지 들어주지 못했는데
엊그제 저녁에는
드디어 갈망하던 친구 준선이와 연락이 닿았다고
한시간을 카톡으로 안부를 주고받더구만
밴드를 통해 초등학교 친구들과 수소문 끝에
미국에 살고있는 동산초등학교 친구들이
모두 6명이라면서
30여년만에 친구들과 소식을 주고받았단다.
그 어미에 자식 아니랠까봐
유전자의 힘은 그 어떤것으로도 막지 못하나보다
퍼주고 퍼먹이는게 취미인
엄마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은 삼남매는
음식 만들어 나누고 퍼 돌리는 재미를 보려고
이세상에 존재하는건 아닌가 정도다.
친구들의 주소를 통보받자 말자
30여개의 족발을 주문하였다고
족발 삶은것을 감수해 달랜다.
간빠이 레스토랑의 주방시설은
대량으로 음식을 만들기에 더 없이 편하고 쾌적하기에
일을 한대도 불편함이 없어 얼마나 다행이던지
커다란 대형팟에
족발 30여개를 애벌 삶아내고
비장의 족발쏘스로 윤기나게 삶이내서
냉장실에서 차게 식힌후
진공포장을 하여
플로리다와 시에틀 네쉬빌 조지아 뉴욕등지에
흩어져 살고있는 그립던 남여 동창생들에게
오랜 객지생활로 오매불망
먹고싶어 군침삼키던 장충동 왕족발을
서너개씩 포장하여 선물로 보냈다고한다.
며칠 후...
시에틀과 네쉬빌에 살고있던 동창생들의 답례선물이
돌아왔다
초등학교 여자친구 진선이가 살고있는
씨에틀은 봄이 빨리 온다지만...
진선이는 어디가서 이 많은 달래를 캐왔을까?
먼지하나 없이
깨끗하게 세척까지 해서 보낸 귀한 달래
아들의 입만 함지박이 된게 아니고
내 입도 놀라움으로 다물어 지지 않았다.
미국땅에서 달래란 비싸고도 비싼 식물이다
검지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큼의 달래가 7.99
그저 그림의 떡처럼 생각했었는데
진선이가 보내준
한무더기의 달래를 보자
온 식구가 달래전까지 붙여먹는 호사를....
그리고 잎이 뾰족뾰족한 돈나물 한무더기
배추 한통과 무우 한개를 준비해서
돈나물 나박김치를 만들었다.
또 다른 민선이란 여자친구가 보내준 것은
오징어 진미채무침과
고추장과 참기름에 양념한 구이용 더덕
그리고 쥐포채를 맵지않고 달착하게 조려
큰 도시락으로 각각 하나씩 보내온거다.
미국땅에서
아이들 뒷바라지하면서
집에서 밑반찬을 손수 만들어 먹는사람
몇이나 될까?
대체로 바쁘다는 핑게로
H마트같은곳에서 밑반찬 코너에서
사먹는것이 대부분인데
어쩌면 이렇게 정성을 들여 반찬을 만들어 보냈는지
민선이의 그 성의가 너무나 고마웠다.
밀밀봉지
몇겹의 신문지로 돌돌 말아보낸...냉이
잎도 어찌나 무성하고 향기가 좋은지
이 냉이며 달래며 돈나물을 띁느라고
진선이는 얼마나 수고가 많았을까?
보내준 성의가 고마워
선뜻 먹어치우기엔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에
봄배추 한다발을 살짝 삶아 냉이 한웅큼을 넣어
냉이된장국을 끓였더니
어찌나 향기롭고 감칠맛이 나던지
어른도 아이들도 밥 두공기씩 넝큼 먹어치운다.
어린것들도 입맛이 살아있는지
봄나물이 향기롭다는걸 알아채는 모양이다^^
민선이는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진선이는 한동네나 다름없이 가까이 살았고
무용을 하던 진선이는 얼굴이 귀골스럽게 생겼고
군살하나 없이 늘씬하고 쭉 빠진 몸매의 진선이를
진선이 엄마는
세상천지에 둘도없는 딸로 참 이뻐했었는데
진선이에겐 인물이 훤칠한 남자 동생도 한명 있었는데
그 동생은 어찌되었는지
서글서글 한 성격에 사람좋은 진선이 엄마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같은 동네유치원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고
수십년만에 만나도 죽마고우처럼 스스럼이 없는 사이
그 옛날 서로가 견제하며 경쟁하던 어린 소년 소녀들이
이제는 불혹을 넘긴 중년들이되어
옛정을 다시 나누는 모습을 보니
내 초등학교 친구들의 모습이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지금은 모두 70을 넘긴
파파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되어있겠지?
아니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데
마음은 아직까지 수줍은 16살 소녀처럼
굴러가는 가랑잎을 보고도 자즈러지게 웃는
아직도 마음만은 이팔청춘
만년늙지않는 소년 소녀들처럼 살고있겠지
아들의 초등학교 친구들의 밴드를 보니
격세지감이 밀려온다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르다던데
나도 이참에 밴드에 가입해
그립던 초등학교 동창들을 한번 찾아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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