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엄길리에서 아침일찍 일어나
마르시아는 고춧잎을 다듬고있었고
나는 주방에서 반찬만들고 있었는데
이웃집 아저씨가 가져다 준 것이라는 세발낙지와 쭈꾸미..
외숙모님과 같이 영암장터에 다녀온후
점심식사준비를 하면서
이웃분이 낙지가져왔다니까
때마쳐 온 큰따님과 올해 대학생이된 외손녀분이 도착했다
세발낙지...
주저앉은 소도 세발낙지 한마리면 벌떡 일어난다는 것인데
귀한손님이니 잡숫고 가라시며 낙지를 손질해주셨다
손질이라는게 어찌나 간단하던지..
낙지 머리를 잡고 한손으로 다리를 쓱 훑어내리시고는
도마에 올려놓고 마구 탕탕탕탕 내리치는걸로 손질이 끝나는거다
그걸 접시에 담아놓았는데 마디마다 꼼지락 꼼지락...
그걸 참기름 소금장에다 콕 찍어 먹는데
어찌나 쫄깃거리고 고소하던지...
영암장에서 사온 생굴...
달콤향긋한 생굴또한 그 맛이 최고였다
내..살다살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초고추장은 처음이다
무슨 식초로 만드셨나니까 막걸리식초로 만드셨다네
세상에,,막걸리로 식초도 만든다는말은 금시초문인데
넘 맛있다고 계속 탄성을 질러대며 이거 너무 맛있어서
그냥 못간다고 버텼더니만.
.식초원료를 반통넘게 담아주셨다
아이구...감사합니다 외숙모님..
내년에는 한달간
주방 도우미 노릇해 드릴께요하며 넉살을 떨었다
이렇게 희뿌연것이..
막걸리로 발효시킨 식초인데
이것을 일부 덜어서 막걸리를 부어놓으면 또 식초가 된다네
어찌나 맛이 있던지 ..
이 막걸리식초는 식초배양해서 분양해준다며
우리집으로 들고왔다
마르시아야 미안테이...
내가 식초 많이 만들어서 나누어줄께
마르시아는 직장맘이고 나는 백수 아줌마이니..
아무래도 내가 식초만들기가 조금 수월할것 같아서...
도착하는즉시로 막걸리 다섯병 구입해서
두군데다 나누어 식초를 만들고 있는중이다
마르시아를 따라 영암을 다녀오면서 제일큰 소득은.
바로 이 막걸리식초를 만들수있는 배양초이다
어서빨리 식초가 만들어져서 세발낙지 사다가
파티한번 열면 모두들 얼마나 맛있다고 칭찬들을 할까?
생각만해도 벌써 입에 침이 고이는 행복한 상상에
고요한 가을밤이 저 혼자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