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퍼빌 큰 아들집 옆 마당엔 해다마 쑥이 자란답니다.
봄에는 여린잎이 나오지만
여름이 되면 거의 1미터 높의의 억센 줄기가 뻗어 나오는데
이 쑥이야 말로 완전 무공해 먼지하나 없는 깨끗한 쑥 이지요
그런데 며칠전 엘진에 다녀왔더니
파랗게 덮여있던 쑥 들이 온데간데 없어지고
처삼촌묘 벌초하듯이 듬성듬성 잘라져 나간거예요
어찌된 영문인지 물어 보았더니만..
글쎄
울 며느리가 쑥이 너무 무성하게 뿌리 내린다고
그만 가위로 다 잘라버렸다지 뭡니까?
아이구...봄날 쑥국이 얼마나 맛있는데
그 여린 쑥을 이렇게 남김없이 쳐 무찔러 버리다니...
그나마 가위로 잘랐으니 그렇지 낫으로 베었더라면
싹도 없을뻔 했네요
이 구석 저 구석
용케 가위밥을 피한 쑥을 뜯어서
쑥떡을 한번 만들어 보았답니다
하하하...
정말 떡 장사 아무나 하는게 아니란걸
쑥떡쑥떡....
해 보니 알겠더라구요 하하하!!!
이렇게 이쁜 쑥을
모조리..깡그리
쑥대밭을 만들어 버리다니
부지런도 탈이로다...
어쨌던 가위밥을 피한 여린 쑥들을 모셔왔지요
끓는 소금물에 10초...
살짝 데쳐서 꼭 짜놓고...
인절미 만들기에 도통한 신나는 소피아..
이제는 진.일.보. 한번도 안해본 쑥떡 만들기 도전입니다.
이러다가 성공하면 쑥떡장사로 나가야 할판입니다.
고실고실...
찹쌀고두밥을 지어놓고...
너무 맛있게 되었네요 츠읍~
일단...
삶아 놓은 쑥을 송송송 썰어 찧는 수고를 조금 덜고
소금 약간을 넣고 절구에다 찧어 줍니다.
쑥떡은 조금 비싸게 받아야 한다는걸 알았어요
왜냐?
이게 생각처럼 잘 찧어지지가 안더란 말입니다.
찹쌀 찧기보다 훨씬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구요
그러니 대강 쿵덕쿵덕 찧어서...
씹히는 맛도 무시못한다고 혼자서 최면도 걸고...
쪄논 찹쌀을 넣어 한테 찧었어요
아이구...쑥이 들어가니 잘 안찧어 지더라구요
그러게...
내가 떡 장사도 아닌 주제에 어찌 알고 송송 썰었지?
쌀알도 듬성듬성 보이지만 팔이 아픈 까닭에...
옛날 나 어릴적엔 콩가루에 묻힌 주먹밥이 어찌나 맛 있던지...
이정도면 양호하다...하고
이번에는 콩가루 고물을 준비해서 만들었어요
그런데 쑥 찰떡이 어찌나 찰 진지 절구에서 떼어 내는데
울 준원이가 절구 붙잡아 주지 않았으면 못 떼어낼뻔 했어요
이렇게 콩고물 묻히는게 어찌나 쉬운지
누워서 팥떡먹기 더라구요 하하하
적당하게 썰어서 아이들에게 맛을 보이니
너무 향긋하고 너무 쫄깃하다고 ...
쑥떡 맛에 반한 두 놈이
가위들고 쑥밭으로 뛰어가지 뭡니까?
자~~
쑥내음이 향긋한 고소하고 쫄깃한 소피아표
무농약 유기농 쑥 인절미가 완성 되었어요
요걸...과일효소에다
또는 새콤달콤 매실청에다 콕 찍어 한입에 넣으면..
아이구...어찌나 맛있는지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귀국하기전...
이렇게 콩가루 인절미와 팥고물 인절미 를 반반으로
쌀 열컵으로 만들었더니
아이들이 두고 먹을수 있어서 너무 좋아했어요
20개씩 ...
랲에다 돌돌 말아 냉동실에 넣어 놓고 왔으니...
지금쯤 아이들이 다 먹어 버렸을수도 있네요
서울에와서..식구가 없으니 떡 만들일도 없고...
오늘도 할일없이 허공만 바라보고 한숨짖고 있는
소피아의 일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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