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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Primadonna Yeonjune-Suh

앤디야!!우리것은 좋은 것이여

 

                                                                                 2005년  10월 25일

마음이 울적하다고 축 늘어져 있으면,그건 제 모습이 아니죠.

이럴때일수록 더욱 더 힘차게 화이팅!!

지금 플로리다에 폭풍 윌마가 왔거든요.

그 여파로 뉴저지 일대도 일주일째 비가 억수로 오거나,아니면 날씨가 너무 우울해요.

역시 저혈압 환자는 날씨를 너무 타는것 같아요..

날씨가 꾸물거리니까 저도 기운이 하나도 없고 괜히 우울하네요.

 

신랑은 오늘 아침 메릴랜드로 출근했구요,

저는 지금 빨래를 하고 있는 중인데요..

신랑이 벗어놓은 옷을 보니까 어제의 일이 생각나서요..

 

어제 주일이었는데, 잠깐 햇님이 나왔어요.

날씨가 반짝 하니까 부리나케 준비를 하더니 자전거를 끌고 나가더군요.

동네 한바퀴 돌고 온다구요.

몸매에 엄청 신경씁니다...그래봤자 배에 "왕"자 절대 안 생길텐데 말이죠.

그런데 위에 입은 티셔츠를 보니까 뒤집어 입어서 레이블이 밖으로 나왔더라구요.

"어이,신랑! 옷 뒤집어 입었어!"

"레이블이 자꾸 목 뒤에서 간질거려서 신경 쓰여서 일부러 뒤집어 입은거야!"

 

빨간색 레이블...이름하여 "BYC"

 

엄마가 철마다 바리바리 옷가지들을 보내주시는데,

땀받이 용으로 런닝셔츠도 색깔별로 보내주셨거든요.

어디 런닝셔츠 뿐인가요..

신랑이 골프 이제 막 시작했다니까 바로 골프셔츠에 골프바지까지...

신랑이 결혼 전에는 검은색,회색 일색이었는데,

이제 분홍색 꽃무늬까지 소화 합니다.

엄마가 보내준 골프바지 중에

"이동수 패션" 이라는 쇠로 장식된 고리가 붙어있는데

신랑이 이게 뭐냐고 묻는거예요.

그래서 "이동수"는 한국의 "죠르죠 아르마니" 같은 사람이라고 그랬죠.

 

"그럼 이건 누구 쯤 되는데?"

"음..그건 팬디 쯤 되나?"

 

"그럼 이건?"

"그건 프라다 정도?"

이름은 보지도 않고 대충 대답해 줬었거든요.

 

그랬더니 어제 BYC 를 떡 내놓고는 자전거를 끌고 나가는거예요.

장모님이 보내주신 한국의 프라다라고 굳게 굳게 믿고 있더라구요.

 

어제 이 동네 일대에 계신 한국분들이 아마 굉장히 자랑스러우셨을거예요.

백인 청년이 빨간색 BYC 를 달고 멋지게 자전거를 타는 보습을 보고

미국인에게도 애용되는 한국 상표에 가슴 뭉클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제는 날씨가 정말 추워져서 더이상

"한국 프라다 BYC" 를 더 이상 입을수 없겠지만

내년에 날씨가 풀리면 다시 색색가지 반팔 티셔츠를 입고

동네를 누빌 신랑을 생각하면..

"앤디야....우리것은 좋은 것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