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6 성주간 월 나자로의 잔치
찬미 예수님
1.일년 중 가장 거룩한 성주간임에도 불구하고 교우들과 함께 하는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모든 일에는 다 하느님의 뜻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 불행한 코로나 사태에 대한 하느님의 뜻은 무엇일까를 묵상해보게 됩니다.
3.아마도 인간을 귀하게 여기시고, 목숨을 바쳐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더 이상 망가지고, 죽음의 길로 가는 것을 바라지 않으시는 듯 합니다. 전세계가 지금의 이 상태대로 가속력이 붙으면 아마도 더 이상 회복불가능의 지구와 인간세계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4.생태계는 이미 우주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다른 별을 찿아야 할 정도로 망가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간계도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져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선이 악을 이기기 힘든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탐욕이 더 이상 절제되지 않는다면 이 지구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이고, 인간세상도 어둠과 악의 세력으로 돌이킬 수없는 큰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5.아마도 하느님께서는 참다 참다 더 이상 안되겠다!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대로 그냥 더 내버려 두었다가는 아름다운 지구도, 이 존귀한 인간들도 다 피폐될 것 같은 생각이 드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6.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는 분명 인류에게 크나큰 재앙이지만 또한 동시에 인간에게 보다 분명한 깨우침을 주고 있는 듯 합니다. 너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를 보아라! 너희가 살아가는 세상을 보아라! 너희 자신을 보아라!라는 메시지가 아닌가 합니다.
아마도 우리가 보다 더 분명한 자기인식을 하지 못한다면 이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두려운 생각마저 듭니다.
7.인류의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하느님께서는 눈을 질끈 감으시고, 이 고통의 시간들을 허락하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하느님께서는 맘만 먹으시면 언제든지 이 불행에서 인류를 구해주실 수 있으시지만 지금은 인간을 보호하시는 손길을 등뒤로 감추고 계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제발 좀 너희 자신의 모습을 좀 보아라! 너희에게 주어진 그 귀한 인생이 망가지는 것을 도저히 눈을 뜨고 볼 수가 없구나! 억겹의 세월을 통해 너희에게 아름다운 선물로 준 지구가 망가지는 것을 도저히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구나! 하시면서 피눈물을 삼키시면서 하느님도 이 고통의 시간들을 견디어 내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8.과월절 엿새전 예수님께서는 베타니아의 라자로의 집에 초대를 받으십니다. 예수님을 영접하는 만찬회가 베풀어지고 있었는데 다시 살아난 라자로가 예수님과 함께 식탁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 나자로의 동생 마리아는 정성을 다한 이벤트를 준비합니다. 오빠를 살려준 예수님께 어떻게 하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준비한 마음의 정성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9.마리아는 매우 값진 순 나르드향유 한근을 가지고 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 발을 닦아 드린 것입니다.방안은 순식간에 아름다운 향유냄새로 가득찼습니다.
10.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너무나 순수한 여인의 감사의 표현이었던 것입니다. 모두들 깜짝 놀랐습니다. 당시의 사람들은 거의 맨발로 샌들같은 것을 싣고 다녔죠. 유다지역은 사막이어서 항상 사막의 먼지가 가득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발은 항상 제일 지저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맨발로 다녔기에 유다인들의 발은 항상 거칠고, 더러웠습니다. 그래서 어느 집에 가던지 발을 씻을 물부터 내오는 것이 율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것입니다. 보통의 경우는 그 집의 종이 발씻을 물을 내오고,또 그 발을 씻어주기도 했던 것입니다.
11.그런데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을 비싼 향유로 닦아드리고, 심지어는 자신의 머리털로 그 발을 말려주었던 것입니다. 누구도 생각지못한 순수한 마리아만의 감사하는 행동이었습니다. 모두들 놀랐습니다. 여태까지 그런 모습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순수한, 띠끌이 없는 마리아의 감사와 신앙의 표현이었습니다.
12.모두가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놀라고 있는데 귀재에 밝은 유다가 투덜거립니다. “이 향유를 팔면 삼백데나리온은 받았을 것이고, 그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줄 수 있었을텐데”
13.사실 유다는 가난한 사람에 대한 애정보다는 그 향유가 너무 아까웠던 것입니다. 성서의 말씀대로 그는 도둑의 심뽀가 있어서 자기가 맡은 돈주머니에서 늘 꺼내쓰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머리가 기가막히게 돌아가는 사람이었습니다.
14.돈에 대해 예민한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돈에 대한 욕심이 있고, 그 욕심은 통제되지 않으면 너무나 쉽게 탐욕으로 발전을 하게 마련입니다.
15.그 욕심과 그 탐욕은 그의 삶에 주어진 하나의 십자가와 같은 것입니다. 그 탐욕은 무서울 정도로 속도가 빠릅니다. 마음속에 탐욕이 가득하면 눈앞에 다른 것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 그 탐욕을 만족시키기 위해 눈에 핏발을 세우는 것입니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탐욕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그리하는 것입니다.
16.돈은 곧 명예 그리고 권력으로 이어집니다. 돈, 명예, 권력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니고, 그것들은 인간의 삶과 공동질서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바로 인간안에 있는 탐욕이 문제인 것입니다. 탐욕으로 인한 돈,명예, 권력은 인간을 옭죄고, 인간에게 숱한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미 유다는 돈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17.그토록 수많은 예수님의 가르침, 기적들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과 능력을 보고 느꼈지만 어둠의 세력은 그의 마음속에 있는 탐욕을 통해 그 모든 것을 허사, 헛수고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는 겉으로는 예수님의 말씀을 가장 잘 듣는 착한 제자로 보였겠지만 그것은 다만 술수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그의 마음은 이미 그 탐욕을 통해 어둠과 사탄의 세력에 점거당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18.이미 그런 유다를 알고 있었던 예수님께서는 “이것은 내 장례일을 위하여 하는 일이니 이 여자일에 참견말라. 가난한 사람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지만 나는 언제나 함께 있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19.예수님께서는 또 묘한 말씀을 하신다. 이전에도 여러번 자신은 잡혀가 수난과 죽음을 당하실 것이라는 말씀을 하곤 하셨는데 이 잔치집에서 또 그런 말씀을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갑자기 마음이 싸해집니다. 그 마음들속에 뭔지 모를 불안감이 감돌고, 찬바람이 휘몰아 칩니다. 여태까지 본 예수님은 언제까지나 영광속에 환호속에, 기쁨과 희열속에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나라를 가르치실 것 같았는데 이제 내가 언제나 함께 있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은 무엇인지 제자들은 도통 예수님의 심내를 알 수 없었던 것입니다.
20.어쨋든 그 자리는 죽음에서 되살아난 라자로를 축하하고, 예수님께 감사를 드리는 잔치였습니다. 묘한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구세주로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소문이 빠른 유다인들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도 보고, 되살아난 라자로도 보고 싶어서 몰려 들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안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의 신기함과 경이로움이 물결치기 시작을 하고, 또 많은 사람들 마음안에는 믿음이 싹터 오르고 있었습니다.
21.이 사실을 보고 받은 대사제들은 자신들의 앞길을 막고 있는 라자로도 죽이기로 작정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들을 버리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22.인간의 어둠, 그 악의 세력의 끝은 어디인가? 욕심이 탐욕이 되고, 그 탐욕이 어둠이 되고, 그 어둠들이 악의 세력이 되어버리고, 그 악의 세력들이 드디어 멋진 사탄의 모습으로 사람들앞에 자신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23.무엇이 신앙인가? 무엇이 진리인가? 라는 문제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제 눈앞에 보이는 것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뿐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잃는 것은 마치 죽음과 같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안에서 함께 춤추고 있는 사탄의 세력은 어떤 경우에라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해치는 상황을 용납하지 말라고 충동질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길을 방해하는 자는 누구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들을 처단하라!고 사탄은 이미 그들의 마음속에서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24.유다와 당시의 지도자들은 탐욕 때문에 진정한 구세주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인생의 진리를 깨닫지 못합니다.
이 성주간에 우리 자신의 마음을 살펴 우리의 눈과 귀를 멀게 하는 탐욕을 주의깊게 바라보는 은총을 구해야 하겠습니다.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것, 그것은 구원과 진리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이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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