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서 귀국하는 아들의 엄청난 짐보따리...
이고 지고 메고 끌고...나 참
십여년을 허리 아프고 다리가 저려
척추협착증 수술 받으러 오는 중환자한테
내가 무슨짓을 한겨 시방?
이민가방 하나는 한쪽의 롤러 2개가 주저앉아 끌리지도 않고
쌤소나이트 수화물가방도 바퀴하나가 주저앉아
아무리 힘을주고 용을써가며 끌어도
나잡아잡수 하고 꿈쩍도 안한다.
아이고 이 꼴을 유리에미가 못봤으니 망정이지
시어미의 무리한 부탁으로
애먼 남편 잡겠다고 입 비쭉댈뻔 하지않았나 말이다.
이 무거운 짐보따리들을 가져왔으면
공항택시 불러타고 오면될것이지
집앞에 공항버스 정류장 있다고
부득부득 공항버스를 타고 온다네
환자가...고집 부릴게 따로있지..
5시20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한다니
대략 금호사거리 예상시간 90분
시간맞춰 나가니 십여분 기다린끝에
6010 공항리무진이 도착
바퀴달아난 이민가방 두개를
모자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밀고 끌고 당기고 쌩쑈 버라이어티를 했다.
이런 엄청난 무게의 수화물을 부탁한 에미가 죽일x다
23k 수화물이 개당 40킬로를 넘어가니
오버챠지 20만원 물어가며
비싼트렁크 두개 절단내가며
엄마가 부탁한..암것도 아닌것들
사실 돈으로 치면 몇푼 되지도 않지만
이곳에선 구할수 없는것들
값나가는것도 아닌..
대신 무게가 엄청나게 나가는것들로...
내가 꼭 필요한 아니
내가 너무.엄청.좋아하는 크림치즈가
이놈의 한국땅에선 왜 이리 비싼겨
마트에선 200그램에 거의 5000원...
그러니 어디 먹고싶은 베이글도
마음놓고 크림치즈 듬뿍 얹어 먹는건 꿈같은 이야기인
없는것만 비싼것만 땡기는
이눔의 주책맞은 입맛때문에 어쩌면 좋아
오는길에 크림치즈 3개만 사오너라...했더니
이 아드님..
엄마가 크림치즈 얼마나 먹고싶었으면
그깟것을 다 사오라고까지 했겠나 싶어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베게덩어리 목침덩이만한
1.36k짜리 세덩어리를 사가지고 왔데
거기다 조금 특별나게 ..
국가대표급 비프져키를 만들어볼 요량으로
바베큐 쏘스 한통 사오랬더니
세상에 내가하는 말은
400-500그램 짜리를 사오는줄 알았지
저리 큰걸 레스토랑용으로
무게 4kg짜리로 사가지고 올줄은 생각도 못했지
내 저눔의 바베큐 쏘스 다 먹어 없에자면
돼지 등갈비 수백만원어지 사 먹어야 하고
육포로 말할것 같으면
수백근 만들어야 할판이니
남편도 돌아가시고 돈버는 사람도 없구만
잘못하다간 기둥이 뿌리채 뽑혀나갈지도 모른다는...
이를 어째?
거기다 아직까지 입맛은 살아가지고
맛 있는것만 주워섬기는 대책없는...어매
하긴 이번에는 딱 세가지
1.바베큐쏘스1통
2.크림치즈500g짜리 3통
3.뽑아쓰는 알미늄호일 큰것1통.
이렇게 딱 세가지만 부탁했구만
레몬올리브오일 스모크드올리브오일
올개닉갈릭 올리브오일
아보카도오일 발사믹글래이즈 씨쏠트등은
아들이 옵션으로 알아서 들고와 준것이지
유리 에미야..
이건...절대로 맹서컨대
내가 부탁을 안했다는거 알아주기 바란다.
아이구 지금 자세히 보니 이것들은 전부
올개닉 식료품점 JOE,s네 가게에서 들고왔나벼
하긴 샐러드요리에 저 오일만 휘리릭 뿌리면
맛이 환상인건 나도 인정하지만
아이구 너무 돈을 많이 쓰게해서 미안해서 어쩌지
나도 작년에 귀국할때
저런 오일 열병도 더 들고와서
찬장 깊숙히 숨겨놓았는데
아들이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또 한보따리
효도차원에서 들고왔나보네
나도 샤넬이랑 루이뷔똥핸드백
패라가모 프라다 빼딱구두 엄청 좋아하는데 말이지...
우리 아이들 삼남매는 눈치코치 없게도
엄마가 맨날 저런 요리재료에만 목을 매달고 사는줄알고
저렇게 바리바리 알어서 사다 안겨주니
참 ..나
내가 울어야할지 웃어야할지 참으로 난감이다.
요런 글래이즈를 사다줄려면..
내가 그토록 목매달고 먹고싶다고 애원하는
부라따치즈는 왜 안사온겨?
근데...진짜로 큰일난것이
저 목침 & 베게덩어리만한 크림치즈 어떡하나요???
내가 아무리 크림치즈 좋아한다해도
삼세번 먹으면 두번다시 처다보기 싫어질텐데
저 큰덩어리 어찌해야하나 대책이 안서네
벌써부터 사서 고민 또 고민....
한국땅은 베이글도 왜그리 비싼지
시카고 월마트에선
고소하고 담백하기 짝이없는 베이글 5개 1불50전
그냥 메쉬드 포테이토에 버터대신
막 퍼넣서 먹을까봐~~
사부인께서 보내주신 크리스마스 선물
달콤한 스위트 쵸코렛...
감사합니다 .
잘 먹겠습니다.
박스가 너무이뻐서 아껴두었다가
다른분에게 선물로 나가게 될지도 모르니 눈감아 주세요~
이렇게 가지가지 미니 술병들
엄마가 술이라곤
참새 눈물만큼도 못마시는줄 알면서
누구 염장 지르는겨 시방..
이딴거말고 지렁이 젤리나 한보따리 사다주면
고맙다고나 하지..
이것 저것 꺼내 정리하고
사진 한판 찍는동안
내 둘째아들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네
2시간만에 돌아온 아드님
엄마가 지어놓은 저녁밥 마다하고
우리동네 이모네 순대국집가서
따로국밥 한그릇 사먹고...
그래도 섭섭해서 골목안 은성보쌈가서
수육 중짜로 한접시 잡수고 오셨다네...
아이고 다이어트 말을 하지말지
혼자서도 그렇게 음식이 잘 넘어갈까?
30년 미국생활에
얼마나 고향의 맛이 그리웠을까 싶어
내 이번에는 나 안데리고 저혼자 나가서
포식하고 배 두드리며 온거
눈 딱 한번 감아준다.
담 부텀 엄니 옆에 있을때 잘혀 알았제?
계속 그딴짓하면 나 삐지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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