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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오랫만에 안부드립니다.

 

hahajoy를 사랑해 주시는 블벗님들

오랫동안 블로그를 닫아두었음에도

변함없이 찾아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올해처럼 무더운 여름

설상가상 태풍까지 휘몰아쳐서 견디기 힘들었는데

이제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하루종일 추적이고 있네요.

 

저도 두어달동안 아이들 와 있다는 핑계로

블로그방학 잘 보냈답니다.

이제 9월 20일 이사를 앞두고 이삿짐 싸기에 돌입하려구요.

 

이사하고 한동안 정리가 끝나면

그때 다시 hahajoy의 수다방을 개학하겠습니다.

 

빈 집을 잊지않고 찾아주신 블벗님들께

새삼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막내딸의 고마움이 가득담긴 편지한장을 올리는걸로

그동안의 게으름을 눈 감아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언제나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엄마~

어제 그림언니랑 오래도록 통화했어.
오랜만에 영상채팅으로 보니까 꼬맹이 같던 정민이가 얼마나 컸는지...

이빨도 가지런히 나고...
유리는 만화 본다고 엎드려서 있어서 그런지 걔도 얼굴이 좀 갸름해진거 같고.

지난 주말에 큰언니네 가게 갔다왔다 하더라고.
가니까 마침 지원이가 있어서 데리고 와서 토욜날 하루 재워서 일욜날 델다줬다 하면서,
지원이랑 같이 나한테 비디오 전화 했는데 내가 안 받더라구...
그때가 시카고 시간은 10시 였고 여긴 한시간 늦은 11시였거덩

시차도 채 적응이 덜된데다 지난 주말부터 컨디션이 점점 안좋아가지고 잠이 깊이 들었었나봐

지원이가 같이 전화했다는데 못받아서...아깝이


아...그리고 엄마,

나를 잘 키워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하고...

잘 교육 시켜주셔서 또 감사하고,

뒷바라지 열심히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많이 때려줘서 정말로 감사하고....

내가 존경하는 훌륭한 분이라 더욱 감사해요.


오늘 우리성당 커뮤니티 센터..

말이 센터지,사제관 옆의 평일 미사도 드리고 하는 그냥 가정집 개조한 데야.
하여튼.. 센터에서 엄마들 몇이 모여서 주일학교 교사 모임을 가졌는데...

워낙 사람이 없으니까 엄마들이 다 교사고 그래.
내가 한국 다녀오느라고 오랜만에 간다고 엄마한테 배운 약식도 좀 하고...

그동안 한국 나가있느라고

미사를 2주째 빠진데다 이번주에 시댁 가니까 또 빠지쟎아.
또 어제 카톡때문에 신부님이랑 잠깐 통화도 했고 해서..

내가 점심 좀 싸다 드릴까요 하니까 아 예 뭐...하시더라고.
그래서 마끼 몇개 말고,미소국 좀 끓이고, 약식 따로 담고 그래가지고 갔어.
물론 다른 엄마들한테는 약식만 꺼내놓고 주고,

신부님 도시락은 감춰두고 안 보였지,그럼 또 뭐 말 날까봐..

주일학교 회의 다 끝나고 신부님께 보고한다고 모셨는데,

약식도 너무 맛있게 드시고..오후 1시가 다 되가고 시장할 시간인데
엄마들 보니까 또 교육 때문에 뭐라고 열변을 토하시느라 2시까지 식사도 못하시고...


다른 엄마들은 미리 하나 둘 떠나고,

내가 민서도 없겠다 신부님 제가 있는게 불편하시면 저도 일어나구요,
혹시 혼자 식사하시기 뭐하면 제가 앞에서 먹는척 하고 앉아있을께요 하니까

앉아계시라고 하면서
또 칭찬...칭찬...
그러면서 부모님께 무조건 감사하라고 하시더라고.
날 보면 부모님 성품이 보이는데,

콩 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 나는 법이라고 하면서,


부모님이 올바른 분이니까 날 이렇게 키웠지

그렇지 않다면 내가 성격이 이럴수가 없다고 하면서

좋은 부모님 밑에 태어난걸 짐심으로 감사하고
하느님께도 감사해야 한다고 몇번이나 강조 강조...
그러면서 소피아 형님 대화 재밌게 보고있다고 또 그러시네...아 참 나...


내가 챗 방에서 탈퇴하게 해드린다고 신부님 전화를 가지고 해봤는데,

카톡의 번개 표시를 아무리 눌러도 거긴 챗방 나가는 싸인이 안뜨더라구.
슬쩍 보니 삼일공님과 조율님 대화가 좍 올라와 잇던데...ㅎㅎㅎ

 

하여튼간 항상 감사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신부님이 만나보지도 않은 우리 부모님을 왕 칭찬 하시면서

그 부모님 밑에 태어난걸 감사 감사하라고 하두 그러시니,
힘입어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그리고 내가 음악한다고 집에서 피아노만 뚱땅 거리고 있는줄 아셨나봐.
우리 배트맨은 어디 갔냐고 물으시길래,

내가 이번주 부터 출근을 해야하는데 아이 학교는 다음주에나 시작하니

일주일간 어디 맡길데가 마땅치않아서
시부모님께서 민서를 데리고 가셨고 우리가 토요일날이나
 시댁인 버지니아에 가서

민서를 데려온다고 하니까 깜짝 놀라시네.


"아니,글라라씨 일하세요?"

아니 이건 또 뭔소리...
아..모르셨냐고..나도 신랑이랑 같은 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치고 있고

이제 가을학기가 시작되어서 조금 바쁘다고 하니까 펄쩍 뛰시는거야.

내가 집에서 그냥 노는 사람인줄 알았대 ㅎㅎㅎㅎㅎ


집에서 김치 담가먹고,

만두 빚어 사람들 불러 먹이고,

노상 엄마들 들락거리고,

주일학교에 비누 만들어다 주고...


오늘도 아침에 10시까지 모이는 자리에 신부 도시락까지 싸들고,

약식 해오길래 집에서 그냥 살림만 하는 사람이라도
요즘 사람같지 않게 집에서 밥해먹고 그러는구나 대단하다 했었는데
일하면서 도.뒈.췌. 가 어떻게 도시락 싸고 노래하고 김치 담고,

손님불러 밥 해먹고 그러냐고....

 

이 냥반이 사람이 아니구나....하시더라구. ㅎㅎㅎㅎ

 

엄마를 봤으면 난 쨉도 안되는데 말이지..

그러면서 나보고 우리집에 와서 식사한게 벌써 두 번이고,도시락 얻어먹고,

이래저래 신부 뒷치닥거리 해줘서 너무 너무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데빵야끼 한번 쏘신다고 하시길래

엄마 오시면 그때 쌍권총 쏴달라고 제발 참아달라고 했으니,
엄마 나중에 델라웨어 오면 데빵야끼 예약되어 있으~~

난 이번 학기에 쎄라믹 클래스 등록했어.
어제 첫 시간이었는데 세 시간동안 흙을 주물렀더니만 어깨가 부서지는것 같아...

세시간 동안 버벅거려서 공 모양 하나 만들었당 ㅎㅎㅎ


내가 비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하는데 좀 예쁜 비누접시..

동양적인 색감과 문양으로 좀 만들고 싶고,
앤디가 마끼를 좋아하니까 집에서 자주 일식요리를 해먹는데,접시가 영 마음에 안들어.
기왓장 처럼 네모나지만 좀 볼륨감도 있고,간장 종지를 따로 놓지 않아도 되게

접시 한쪽에 간장 들어갈 자리를 오목하게 파서
그릇 하나로 롤과 간장+ 와사비가 다 올라갈 수 있는 그런 접시를 좀 만들고 싶어서..

 

그리고 혹시 알아.

내가 살아서는 이러고있지만 내가 도자기라도 몇개 만들어놓고 죽으면

나중에 1000년 뒤에 미술책에 내 도자기가 떡 올라오고
델라웨어 살던 어느 아낙네가 심심풀이로 빚은 도자기다 하고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지...

주로 월,화,목에 수업을 다 몰아놨고,

수요일에는 공방에 나가서 조금 더 엑스트라로 일하면 금방 장인이 될껴.
내가 나중에 엄마가 디자인 그려주면 멋진 접시를 만들어 줄께.
이렇게 차곡차곡 준비해서 나중에 우리 진짜 호텔 하나 차리자구요.

식탁 위에는 디자인 by 정하 JANG

made by 연준표 접시위에

갖가지 홈메이드 소스로 맛을 낸 요리를 담아내고....

생각만 해도 너무 멋지지않아?

그날을 위하여 오늘도 나는 도자기 디자인을 뒤적거리고 있으....ㅋㅋㅋ


그리고 짬짬이 250% 실명 소설을 쓰고있어.

지난번에 내 생애의 첫 장례식을 다녀와서 그게 나한테 좀 힘든 경험이었거덩.
다녀와서 1주일 정도 기분이 이상하더라고...

잘 살아야지만 생각했는데 정말 잘 죽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봤고...
그래서 그날의 일을 소설 형식으로 내가 어떤 감정을 가졌고,

어떤 생각과 각오를 했는지 적고있어.
소설 완성되면 엄마한테 1착으로 보여줄께..

그럼 다시 연락할때까지 안뇽 빠이

 

엄마~많이 많이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