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답고 우아하게

나도 하나 장만했다 등산화!!!

등산이라곤 평생동안 두번인가?

평지를 걷는것도 느림보인데

등산이라면 온동네 망신시키기 선수이다.

 

몇십년전 동네에서 처음으로 산악회가 결성되어 

운악산이지 감악산인지 등산을 가게되었는데

아마도 금호동의 행세깨나 하는 사람들은 다 회원이었고

그때는 또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우리 부부도 한자리 참석해야 한다고

동네 어른들이 하도 난리를 치시는 바람에

그 당시로는 유명세를 타던

코오롱 등산장비에

코오롱 등산화로 멋지게 뻐쳐입고 갔었다

 

등산이라고 우리고향 영주

철탄산에 올라가본것이 고작인 내가

등산간다고 좋다고 따라 나섰는데

이미 알아볼 징조이지 산을 가 봤어야 말이지...

등산화는 왜 또 그리 무거운지

운악산 올라가는 초다듬에서부터

어디까지 가야 다 올라가느냐고 계속 계속 물어볼밖에

그러구러

 가파른 오르막길 올라가는데

발 빠른 요한씨는 어느틈에 바람처럼 사라져 버리고

애꿎은 득현이 아버님이랑

김문영회장님...

김회장님은 한쪽팔도 의수을 끼신 분인데

동 떨어진 나를

앞에서 손 잡아 끌고

뒤에선 큰아이와 한반이던 득현이 아버님이

 내 엉덩이를 마구 떠 받혀 밀어주고...

하산코스에 차가 기다리기로 했으니 안갈수도 없고...

 

도대체가 말이 안되는것이지만

중간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라서

외간 남자들이 엉덩이 두손으로 떠 받혀도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게 나 자신도 어쩔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

 

나 원참 ..지금 이라면

나이가 들었으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30여년전,,,아이구 새파란 새댁 시절임에야...

그 후로.. 득현이 아버님이랑 김회장님

길에서 마주치면 삼십육계 내빼느라고 바빴었지

 

한발자국 떼어놓기도 힘이 들어서

나중에는 질질끌려가다시피 올라갔고

내려올때는 엉덩이로 미끄럼타듯 내려온지라

거금들여 새로 장만한 바지에 빵꾸가 났던 기억 이 후

한번도 산에 가본적이 없다

내가 등산을 간다면  전국적으로 민폐를 끼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10분이면 오르는 뒷동산을

마을버스를 타고 올라갈까?

 두번 다시 등산화 신을 일이 없을줄 알았었는데

갑자기 여행 계획이 생겨 부랴부랴 등산화 한컬레를 준비했다

원래는 트랙슈즈를 사려고 했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등산화가 조금이라도 무거울것 같아서

내 딴에는 살빼는데 무거운 신발이 도움이 될까하여...

 

여하튼 등산화와 베낭을 셋트로 구입했구만

계획은 삑사리 나고 말았다

친척 결혼식을 까맣게 잊어먹고 있었음이다

 

아 그 일만 아니였더라면..

 나는 6월 11일 부산의 이기대란 해변길을

보라색 등산화를 신고

폼나게 거닐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티셔츠까지 보라색으로

준비해 놓았는데...아쉽다~

부산을 가려고 작정을 했더랬는데

무산이 되었으니

6월 7~8일 또다른 여행계획...

그동안 번자형님이 꼭 같이 가야한다고 우기셨지만

부산 갈거라고 그래서 못간다고 버팅기던

1박 2일 청산도를 따라갈수 밖에..

 

어쨌던 30년 만에 등산화도 하나 사 놓았으니

이젠 10분거리 뒷 동산 이라도

 부지런히 오르내려야 할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