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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썰 칼리지

별종사위 앤드류

 

 

제임스 엔드류 디킨슨

제 사위 입니다

1978년  7월 31일생이지요

그래도 생일로 치면 우리딸 보다

8일 먼저  태어났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버지니아가 고향이고

 볼티모어의 피바디음대를 나왔어요

클래식기타가 전공이구요

 

미국 사람이지만 아주 얌전한 샌님입니다

우리딸은 어릴때는 말이 별로 없었는데

20녀년동안 눈치코치 보면서 공부를 하더니만 이제는

왕 수다장이에다 한 코메디도 연출하는 줌마입니다

 

앤디랑은 메네스에서 공부할때

성악이 피아노말고 다른 악기랑 연주를 해야하는데

지도 교수님께서 졸업연주로

 클래식기타 장학생인 앤디와 듀엣공연을 해보라고해서

그렇게해서 만났는데

이것이 졸업연주 하라고 미팅시킨것인데

얘네들이 결혼까지 하게될줄을

 제가 어찌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앤디가 우리딸이 어린줄알고

2년동안 죽자살자 따라댕기니

부담을 느낀 제 딸이 앤디에게

통 사정을 했다는군요

 

앤디야...

니 눈에는 내가 한국사람이라 어려뵈는지 몰라도

내가 니 누나빨이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 엄마는

절대로 파란눈의 사위는 안본다...그랬더니만

앤디가 그랬다네요

내 눈은 불루가 아니고 에메랄드색이다 캐쌌더래요

그것이 우리가 보기엔 불루나 에메랄드나 쌔임쌔임인데

앤디는 불루와 그린은 완전 다르다...우겨가면서

 

졸업연주회에 참석하고

심상치않은 눈치를 챈 제가 어쨌던 음악적으로는 교류가 있어도 좋지만

결혼만은 절대로 불가하다고 매몰차게 선포를 했었는데

알았다고 한숨을 폴폴쉬기에

이젠 마음을 바꾸겠지 그러고 돌아왔는데

장기전을 쓸 요령을 피운지 제가 어떻게 짐작이나 했겠어요

그후에도 6개월에 한번씩

내가 미국에가면 자연적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제가 아무리 버럭대도  2년동안 죽자살자 따라댕기데요

나중에는 보는내가 하도 답답하여

니가 한국말 못하고

내가 영어 못하니 절대로 안된다

사위라고 하나있는것 대화라도 통해야지

절대로 절대로 안된다

 나도 하나뿐인 사위랑 말이라도 좀 하고 살아야 안되겠나

통사정을 했지요

그 말을 듣고는 앤디가 납득이 가는지

 한국말 열심히 배우겠다고 하더니만

 나중에 알고보니 딱 두마디

 

1.아버지

2.결혼 허락해 주세요

요 두마디로

요한씨한테 전화질로 결혼 허락을 받아냈어요

내가 요한씨 한테 마구 따졌지요

왜 허락해줬느냐고

내가 2년동안 안된다고 했는데 왜 왜 왜??

그랬더니만 요한씨

자기도 늙으막에 영어라고 쓰자니 나온다는소리가

오케이 예쓰밖에 없는데 어쩌냐구....

 

아이고 앤디 연준이 커플이

아버지의 오케이 예쓰가 떨어지기 무섭게

시청에 증인 두사람 델고가서 판사앞에서

번개불에 콩구워 먹듯이 결혼식을 해버렸지 뭡니까?

그것도 세탁소에서 쎄일하는

50불짜리 웨딩드레스를 입고서 말입니다 나 참!!!

 

결혼이후...

미국인인 앤디는

점점 한국의 조선시대 양반처럼 변모해가고

순토종 한국인인 우리딸 연준이는

성능좋은 다 연발 발사 M 16같이 따다다다

끝발높은 서양여자로 변신하더라니까요

 

두 사람이 사는 꼴을 보면 정말로 웃깁니다

앤디는 목소리가 작고

저는 소근대는 목소리 젤로 싫어해요 안들리니까...

줄리안이 태어나고 한 두어달 산후조리를 도와주는데

지 와이프하고 말을 하면

크게 고함을 질러도 제가 못알아들어요 영어니까...

 

그런데도 무슨말이건..

 꼭 지 와이프 귀에다 대고 소근소근 합니다

그런거 보면 진짜 열불나요

사내새끼가 뭐던지 할말있으면 큰소리로

 어쩌구 저쩌구 해야할텐데

연신 나를 쳐다보며

그렇게나 눈치를 보는거예요

그런다고 무슨말하는지 내가 모르냐하면

우리딸이 깔깔깔 웃으면서 통역하거든요

엄마 얘가지금 나한테 뭐뭐 해달라고 하는데

 엄마 눈치 되게보네 아이고 불쌍해라 해싸면서 나 참..

 

그럴때 마다 성질 나는것이

미국사람들은 어릴때부터 자기 할일은 자기 스스로 잘 알아서 한다더니만

이건 미국인이 아니라

요즘 말로하자면 간큰 한국인입니다

뭐가 먹고싶다...

그러면 우리아들들은 지 먹고싶은것 지가 부엌에가서

 뚝딱뚝딱 잘도 해먹습니다

왜냐?

 미국땅이잖아요 레이디 퍼스트!!!

지가 한국땅도 아닌 미국땅에서 지 입맛 맞게 해내 놓으라면

누가 옛썰 하면서 받아주느냐구요

지 먹은 밥그릇 며느리가 설거지물에 손 담그기 전에

말짱 씻어 엎어놓습니다

우리 아들들이 해 오던걸 맨날 보아온 터에

간큰 앤디는 찾는게 맨날  허니 허니허니!!!

허니로 시작해서 허니로 끝납니다

빌어먹을놈의 허니

커피프리즈 허니 워러프리즈허니

허니 나 배 고파 허니

나 배 불러 허니.....

거기다가 직장갈때도 도시락 안싸주면 안가요

밥 다 챙겨먹고도 도시락까지 싸줘야 룰루랄라 합니다

사 먹는 미국음식 다~ 나쁜음식이고

코리안푸드 넘버원 캐싸면서...

 

앤디가 하는짓을 보면 이것이 미국사람 맞나?

어느때는 20년동안 뼈빠지게 유학시켜놨더니

니가 앤디 시중들어줄려고 시집왔나 마구 야단을 치면

우리딸이 내 눈치 보면서 그래요

엄마 앤디가 아직 나이가 어리잖아

나이도 어린게 고사리같은 손으로 돈 벌어 오느라고

죽을 고생을 하고있구만

얼마나 이쁘고 기특하냐고요오~ 

이런것 정도는 당근 해줘야지 이러질 않나

젠장맞을 다 큰 어른을 보고 ...아놔 고사리손???

나 원 참 기도 안막혀서 ,,,

 

그건 그렇다치고

한국말은 제대로 못하면서 먹는것은 또 빠삭합니다

한국사람인 우리도 손 많이가서 잘 해먹지않는 비빔밥

이걸 엄청 좋아해서 미칩니다

각가지 나물..

그것도 미국시장에선 살수도없어 꼭 한국마트에 가야합니다

거기다가 어디서 봤는지..

꼭 다시마 튀겨서 부숴트려줘야 좋아해요

어느때는 다시마대신 김구워 부숴주면

 그 파란눈으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봐요

말은 못하고 이게 아닌데 ...하는 표정으로요

그럴때 우리딸은 하하하 웃으면서

금방 다시마 튀기고 하는데 나는 그러거든요

앤디 이거 다시마 보다 김이 바이타민 훨~씬~더 풍부하단다...하면서

이거 먹으면 파워풀~ 파워풀 알지? 

그렇게 얼렁뚱땅 넘어가야 하는데

우리딸...아이고...곧이곧대로

앤디가 해달라는것 다 해주니 속에 천불만불 납니다

더 웃기는것은

앤디가 베지터리안이라서 계란 절대 안먹어요

그런데 비빔밥 먹을때는

 이것이 꼭 계란 후라이를 반숙으로 해서 얹어줘야 좋아해요

이거 너무 웃기지 않나요?

 

더 웃기는것은 

앤디가 한국을 좋아하다보니

태권도를 좋아한다는거예요

토요일 일요일 같으면

가족과함께 놀아주는게 미국사람들의 일상생활인데 

앤디는 그날이 더 바쁜 날입니다

와이프랑 자식새끼는 나 몰라라하고

하루종일 태권도장에가서 살아요

하루에 두탕씩 뛰는게 지가 조금 나이가 들었다고

코흘리게 어린이들이 오면

 차렷. 경례. 태.권.도!!!이런걸 앤디가 시킨답니다

 

더 웃기는것은

우리나라 아이들 태권도갈때

 집에서부터 도복입고 가잖아요

앤디가 그짝입니다

지 바지 평생 세탁소에다 드라이 맡기는사람이

태권도복에는 지 와이프 손도 못대게하고

지가 빨아서 지가 다려입어요

거기다..태권도복에 줄도 세우더라구요

그 펄렁한 태권도복 떨쳐입고

 수퍼마켓에를 가질않나

요즘은 줄리안 민서도 태권도 가르친다고 델고간다네요

 

더 더욱 웃기는건

미국인인 앤디가 한국식 목욕탕을 너무 좋아한다는거예요

요즘은 미국에도 큰 도시에는  한국식 사우나탕이 생겼다는데

거길 못가서 그리 안달을 한다는거예요

미국 사람들 공중 목욕탕 없는건 그렇다치고

형제끼리도 목욕은 같이 안한다는데

앤디는 어찌된것인지 한국사우나탕 가려고

 온갖 애교를 다 부린다네요

 

한국땅에서야 찜질방 몇천원이면 해결을 본다지만

미국땅에서 때미는것 한번에 100불이상 드는데다가

또 팁줘야하잔아요

둘이 사우나탕 한번 다녀오면 반달 생활비 날아간다고

도끼눈을 뜨는 지 와이프

 어떻게든 가자고 설레발을 친다니 참...

앤디가 한국와서 살고싶은 첫째 이유가

우리동네 입장료 6000원 때미는데 12000원(여탕은18000) 

혜성사우나가 있어서 그러는걸꺼예요

평생 때라곤 밀어보지못하던 앤디가

한국와서 목욕탕 몇번 가보더니

그만 때미는것이 맛들였어요

 

일주일이 멀다하고

지 몸에 아무래도 때가 있는것 같다

그러면 어쩌라고???

아니 ...그러니까네..혜성 사우나가서

 때 나오나 안나오나 시험해 보면 어떨까??

요렇게 잔 머리도 굴릴줄알고...

한국땅에서 뭐던지 공짜잖아요

피자배달도 짜장면 배달도

수퍼에서 시장봐놓으면 프리로 배달도 해주고

뭐던지 전화 한통화로 팁없이도 다 해결되니

미국인인 앤디의 눈으로 보면 한국땅이야 말로

지상천국으로 보이는겁니다

 

작년부터 앤디가 손님초대 목록을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2012년 민서에미의 아파트가 완성되면 한국으로와서 살작정인데

지 마음에 드는 사람들 이름 다 적어놨데요 초대한다구

그리고 지 맘에 안느는사람들...누구 누구 누구...

절대로 한국땅에 초대 안한다고

 이름위에 X표를 해 놓았데나 어쨌데나

 

정말 사위 쳐 놓고 이런 별종사위 어디에 또 있을까요?

그래도 다행인것이

나처럼 정신머리 없는 민서에미

중요한 서류 잊어먹어도 괜찮아 괜찮아

메일박스 키 잊어먹었데도 괜찮아 괜찮아 만들면 되는거지

이럴때보면 참 샌님같이 생겨가지구선 그래도 참 관대하구나...하고

우리 요한씨 같으면 급한 성질에 팔팔뛰고 했을법도 한데

뭐던지 괜찮아 괜찮아 하는걸보면 다행이다 싶고

큰소리 안내고 성질안내고..

아이고...그래 잘만났다 앤디...

약간 별종이긴 하지만

어쩝니까? 내 사위니까 잘 봐줘야 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