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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Primadonna Yeonjune-Suh

누군가 날 위해 기도하네!!!

 

안녕하세요...레문도님.
 
그동안 평안하셨어요?
제가 너무 게을러서 지난 6월부터 계속 이메일 드려야지 하고 벼르다가 결국 9월이 되었네요.
근황도 궁금했고...또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는데

여름 내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마음도 참 어지러워서 메일 쓸 여유가 없었어요.
혹시 벌써 텍사스에 와계신건지,아니면 아직 한국에서 은세공과 칠보를 배우고 계신지요..
 
실은 제가 지난 6월에 뉴저지에서 열린 콩쿨에 참가했어요.
막상 참석해보니 찌는 듯 더운 날씨에 야외무대에서 마이크를 사용해서 노래를 해야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도 유명한 에이젼트에서 심사를 나오고 장소가 어찌되었던 열심히 노래를 불렀는데,

본선 진출만 했지 등수에는 들지 못했어요.
하하하..물론 제가 실력이 없는 탓도 있지만 1등과 2등만 뽑는데

1등한 소프라노는 어찌난 섹시하게 춤을 추면서 노래를 하는지
당연히 그 아가씨가 될 줄 알았구요...

2등한 남자는 그 동네 출신이고,그 동네에서 티칭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어쨌든 공정한 심사라 받아들이고...

황금같은 주말에 남편한테 아이를 맡겨놓고 왕복 5시간거리를 와서

상품 하나 못 타가지고 가자니서운한 마음에 발길을 재촉하는데...
어떤 미국인 아저씨가 달려와서 제 손을 꼭 잡고 할말이 있다고 하시는거예요.
순간적으로 좀 당황도 되고..훤한 대낮이고,

또 주위에 사람들도 많으니 별일이야 없겠지 하고 일단 인사를 했겠죠.
그랬더니 자기가 지금 2등한 남자 아버지 되는 사람이라고 소개를 하더라구요(휴우...안심...)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제가 노래를 하는 중에 하느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제가 하느님의 힘을 받아서 사랑의 메세지를 전할 사람이라고 하시면서

 제 주위에 누군가 한분이 끊임없이 저를 위해서 기도 해주고 있다고도 하셨대요.
제게 꼭 지치지말고 계속 해나가라고 하시면서 격려의 메세지도 전해주라고 하셨다면서 제 손을 꼭 잡아주셨어요.
 
그 아저씨의 말씀을 듣는 순간..그래,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사랑의 메세지를 전하게 될 나인데

이깟 동네 콩쿨에서 물 먹었다고 낙심하지 말자..하는 생각도 들고
누군가 평생을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분은 당연히 엄마겠지..생각하니

그래도 등수에 들었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생각하니 죄송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 하더라구요...어쨌든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어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곰곰히 그 미국인 아저씨의 말을 되새기면서 나를 돌아보는시간을 가졌는데...
또 하나 희한한 일은요...고속도로에서 이미 교통사고가 난 상황은 몇번 보았지만

,제 바로 앞에 가던 차가 아무런 장애물도 없었는데
쭉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몇번 회전하는 건 처음 봤어요.
아이구 하느님 소리가 그냥 나오더라구요..
만약 앞 차가 저였다면....

휴....그떄는 꼭 성당나가야지 생각했는데 항상 마음 뿐이고 여직 성당도 안 나가고 있네요.
 
어쩄든 집에 와서 엄마하고 연락을 했어요.
모르는게 약이라고 콩쿨가서 등수에 들면 알려드리고,안들면 그냥 말 안하거든요 ㅎㅎㅎㅎ
그런데 그날은 이런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알려드리면서

 나를 위허 기도해 줘서 너무 고맙다고 하니까 엄마 말씀이
"아이고...내가 어찌나 바쁘고 생각이 많은지 미사중에 분심들때 마다 마음 다잡기 바쁜데

 무슨 기도까지???" 하시더라구요.
그럼 엄마가 기도해 주는거 아니었어???
 
그리고 엄마랑 동시에 "아....레문도님...." 했어요.
정말로 레문도님의 기도 덕분에 제가 이렇게 열심히 해나갈수 있는 의지가 생기는것 같아요.
 
 
여름 동안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본다고 마침 기회가 주어져서 덜컥 잡았는데...

제가 아직 너무나 부족한 인간이라 그런지 맡은 일을 다 소화해내지 못했어요.
뮤지컬 음악 감독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고 그러마 했는데...

물론 상황과 사람 나름이겠지만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몰라요.
커뮤니티 극장이라 주로 음악 감독한테만 사례비가 나오고 가수들은 무보수로 주로 일을 하거든요.
그런데 여름 작품의 손드하임의 "Side by side" 라는 작품으로

 손드하임의 뮤지컬 작품들을 메들리 형식으로 엮어서
각 작품마다 하일라이트를 공연하게끔 연출 된 작품이예요.
극장 메니져가 정말 하고싶다고 벼르던 작품이라 가수들한테 사례비도 조금씩 주고 일을 시작했거든요.
남녀 각 두명씩 4명이서 엮어가는 작품인데 가수들은 컬리지에서 뮤지컬 전공하는 학생들 세명에

여자가수는 메니져 와이프였어요.
 
그런데 이지매라고 하나요....하하하
저를 동양인이라고 얕보고 두번째 리허설 부터는 제가 인사해도 인사도 안 받고,
피아니스트는 제가 의견을 말하면

 "내가 이 바닥에서 40년 굴렀거덩?" 하면서 정말로 바닥에 드러누워 버려요..

허리 아프다는 핑계로...
노래 코치도 좀 해줄라 치면 "우리 선생님이 이렇게 하라고 했거덩?" 이렇게 나오고..
저도 성격이 결코 둥글지는 않지만,아마츄어들 하고 얼굴 붉히면서 싸우기도 싫고,
더군다나 시골 촌동네에서 입소문 한번 잘못 나면 사회 생활 하기 힘들어질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끝까지 웃으면서 일하고 4번 공연에 다 참석해서

일일이 발성 시키고 메모했다가 코치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하면서
나만 열심히 하면 진심은 통할거라고 믿었는데,
마지막 공연날 연주자들과 반주자가 자기들 끼리 서로 땡큐 카드를 주고받고,

무대 뒤에서 일하는 연출과 보조 연출자까지 카드를 주면서 저는 쏙 빼놓더라구요.
어차피 내 맘에 드는 사람들 아니었으니 카드 받았으면 오히려 처치곤란이야...

생각하면서도 어찌나 분이 나던지요.
 
그래서 리허설과 연주기간이 거의 한달 반 정도였는데 리허설 끝나고 집에 오면 매일같이 울었어요.
너무 속이 상하고...이런 대접 받으면서 내가 왜 일해야 하지 싶기도 하고...
그래도 계약서류에 이미 싸인을 했으니 지금 도망가면 정말 패배자야...싶어서 악착 같이 하긴했는데요
제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살이 정말 많이 빠지고 신경도 날카로와지고...가슴이 막 뛰고,잠도 안 오고...
제가 울면 아이가 와서 물어봐요...엄마 왜 우냐고...
그래서 엄마 친구들이 엄마를 슬프게 한다고 대답하면 꼬마녀석이 그래요 "Friends,be nice to mommy!!"
휴..6월 7월은 정말 악몽 같았어요.
 
그런데 그때마다 그 아저씨가 했던 말을 되새기면서 저를 다잡았어요.
나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사랑의 메세지를 전하는 사람이 될것이고

지금도 레문도님은 나를 위해서 기도해 주고 계시니
절대로 나쁜 생각하지 말자...
너무 창피하고 소름끼치는 얘기지만 잠시라도 제가 나쁜 마음 먹었던것이 지금 너무 제 자신한테 창피하네요.
너무 분하고 속이 상해서 그 사람들 만나고 싶지않지만 공연 끝날때까지는 계속 봐야하고...

극장에 불을 지를까,차를 몰고 극장건물을 들이받을까..

.정말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어이없는 상상을 했더랬어요.하하..
 
6월에 만났던 그 아저씨가 말했던 "사랑의 메세지"를 전하는 사람은 제가 아니라 레문도님 같다는 생각을 해요.
정말로 인연은 묘한거 같아요...
어떻게 그날 레문도님이 금호동 성당의 연주회에 오셔서 저를 만나고...

연락을 주고받고...또 미국에 오셨을떄는 뉴욕까지 기차를 타고 오셔서 저희 연주를 관람해주시고...
두 번 뵈었고 이메일을 몇번 주고받았는데..

레문도님의 말씀과 기도가 제게 정말로 큰 힘이 되고 있어요
 
그러고보니 항상 레문도 님께서 저를 찾아주셨네요
이젠 정말 제가 찾아뵈야 할거 같아요..
내년 여름에 한국 나가는데..그때까지 한국 계시다면 당연히 뵙구요...

또 지난번에 말씀하신 자폐어린이와 그 부모님을 위한 후원회에 조그만 힘이 되어드리고 싶어요.
내년엔 신랑도 함께 가니까 같이 움직이기가 훨씬 수월하거든요.
꼭 기회를 주셨으면 해요..
 
제가 자주 소식 전하지 못하지만 항상 감사드리고 있어요.
항상 건강하시고...곧 뵙게되길 소망합니다.
 
서 연준 글라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