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늦게...
5시가 넘어 자리를 털고 일어나가까운 응봉공원을 찾았다
준원이 지원이와함께
달팽이잡으로 잠자리 잡으러 다니던 응봉산정자는
실로 오랬만에 올라가 보았다
갈때는 우리동네 아파트위로 맑고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점점이 떠있었는데
공원을 올라보니 반대쪽 강건너는 검은 비구름이 가득 덮혀있었다
시시각각..
하늘빛도 변하고 구름의 색도 금새 바뀌는것이
한줄기 폭포수같은 소나기라도 내릴모양인지...
날잡아서 올라온 공원에서 소나기 만나면 어저나 걱정이 되네
까짓거... 비가 정 많이 쏱아지면 정자에 올라 노닥거리다가 가면되는거지
그런데 해가지려고 하니 사람들이 없으면 무서워 어쩌나 갑자기 걱정이 되네
검은 먹구름이 갑자기 사라지더니
맑고 청청한 하늘에 흰구름이 두둥실...
가을 하늘처럼 높지는 않았지만...
오랬만에 만나는 청청한 하늘을 바라보니 더위가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금호동 산동네...
아니 금호동 달동네라고 한지가 언제적인가
20년도 안되어 금호동은 눈부시게 발전하여
고층 아파트군이 즐비하게 들어서서 강북속의 강남이란 노른자로 탈바꿈하고
이 땅에 뿌리박고 살던 수많은 이웃들은 어디론지 모르게 떠나고 없다.
새로운 주인들이 이곳에 뿌리내리고 금호동은 뉴 타운이란 새판을 짠다.
멀리...3한강교와 붉은 아취의 동호대교와
강변북로을 이어주는 고속화도로.
오랫만에 보는 해맑은 구름
청청하던 하늘이 금새 소나기를 몰고오려는지 잿빛으로 변하고
강건너 압구정동의 아파트가 저녁 어스름처럼 흐리게 보인다.
멀리...산밑의 아파트들이 밝은 빛을 내는걸 보니 구름이 비껴갈듯...
도시 한가운데를 흐르는 한강이 있어 좋고
아파트를 휘돌아감는 산들이 있어 너무좋은 서울...
잔잔히 흐르는 한강은 내겐 또 하나의 그리움이다.
고공비행중에나 만날법한 눈부시게 짓푸른 하늘
구름은 아파트뒷쪽 산위로 재빠른 속도로 몰려간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하늘을 이렇게 체험도 해보고...
누구를 기다리는걸까...
나무기둥에 올라 멀리 바라보고있는
젊은이의 쓸쓸해 뵈는 뒷모습을 바라보자니
갑자기 ...
우리 손주들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날은 더워 죽겠구만..
눈물은 언제나 콧물까지 동반을 하니 ..
휴지도 없는데 ..맨손으로 코훔쳐 티셔츠에 문지르고
아이구...내 못살아...
망할놈의 그리움이 언제나 말썽이구나..
그나마 다행인게 하늘이 다시 푸르른색을 찾았으니
똑 같은 뒷모습도 조금 덜 처량해보이는구만..
나도 저 높은 나무담장에 올라 하늘 저편 바라보노라면
그리운 내 새끼들이 보일까? 안보일까?
흐렸다 개였다...
커다란 화선지에 농담의 수묵화를 그리던 하늘은
어느새 짙푸른 수채화물감을 풀어놓은듯 맑게 개이고
구름은 온갖 재주로 하늘에다 무늬를 그리고있는...
한폭의 아름다운 수채화에 넋을 뺏긴 응봉산정자에서의
한가로운 오후한때를 사진에 담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