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씨썰 칼리지

매릴랜드 씨썰 칼리지

 

 

엄마가 사진을 올리신 지는 꽤 되었는데 제가 계속 리허설로 바빴던 관계로 설명 글을 쓸 시간이 없었읍니다.

신랑이나 저나 4년제 음대와 6년제 컨써바토리를 나왔고,오로지 음악 대학 테두리 안 에서만 살아서 다른 분야는 전혀 모르는데,

엄마가 사진 첨부 설명을 부탁하면서 미국 대학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한다고 하시네요.

미국 음대에 대해서 쓰라고 하면 할 말이 정말 많은데 전반적인 대학 설명이라...

 

먼저 저희가 근무하는 Cecil College를 소개하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씨썰 컬리지(저는 쎄씰 이라고 발음했다가 신랑한테 너무 이태리 적인 발음이라고 핀잔을 들었읍니다 --;;) 는 올해로 40 주년이 되었읍니다.

 

처음에 시작은 Cecil Community College로 시작을 해서 건물 한동 달랑 지어놓고 시작을 했다는데

신랑이 7년 전에 처음 기타 레슨을 시작한것이 지금 이렇게 음악과 학생들 40 여명(성악 10명, 악기 30여명)

무용 10명,드라마 20명 등으로 발전을 하고 클래스도 기타 레슨,피아노 레슨,성악 레슨,음악사,음악 이론,화성학,음악 이해,

그리고 음악과 무용,드라마 학생들이 모두 같이 참석하는 "앙상블 클래스" 등으로 발전했읍니다.

 

College는 2년제 대학, University 는 4년제 대학입니다.

 Cecil 은 오랬동안 커뮤니티 대학으로 지역사회에 큰 공헌을 했는데 

예를 들면 씨썰 카운티 내,메릴랜드 내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는 등록금을 할인혜택 해주는 제도가  있구요,

2년 전부터는 커뮤니티 대학이 아니라 일반 컬리지로 승격화 되었는데도 아직도 그 제도는 지켜지고 있어요.

 

저희 대학 학장님도 음악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시고 메릴랜드,델라웨어,볼티모어 에 있는 대학들과 조약을 맺어서

저희 대학에서 수업을 들은것이 그대로 학점이 인정되어서 학생들이 전학을 간다거나 4년제 대학으로 편입을 할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어요.

우리 학장님은 맨날 늦게 출근하시고,골프만 치러 다니시는 줄 알았는데,그게 다 접대골프 였던가봐요 ㅋㅋ

(모든 컬리지가 드 그런것이 아니니까 혹시 착오가 없으시도록...잘못하면 비싼 학비내고 수업 다 들었는데

학점인정이 되지않으면 다시 들어야 합니다...시간,돈 다 깨지는건 물론이고...일단 확 열받죠)

 

신랑은 미쿡살람이라 어려서부터 독립해서 살아서 그런지 독립심도 강하고....빚도 많습니다 흑흑흑.

피바디 음대에서는 전액 장학금으로 공부했지만 뉴욕에서 저와 눈 맞았던 음대는 사립대학이고

학비도 엄청 비쌌던 관계로 장학금 받아서 공부했어도 나머지는 신랑이 School Loan 받아서 석사과정을 마쳤기 때문에

지금도 매달 정부에 그 빚을 갚아나가고 있어요.

 

저는 이태리에서는 국립 컨써바토리를 나와서 학비는 전혀 없었고

,대신 미국에 와서는 비싼 학비를 내면서 공부했는데..

이렇게 말하면 꼭 제가 돈 벌어서 학비 낸것 같지만 부모님 잘 만난덕에 부모님이 학비 대시느라 애 많이 쓰셨고,

빌딩 몇채 해먹었읍니다.

저희 엄마는 허리 디스크 수술 하셨는데,저는 제가 등골 빼먹어서 디스크가 걸린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신랑이랑 결혼해 살면서 신랑이 매달 학비 갚아나가는 것 보고 처음에는 시부모님이 굉장히 야속하더라구요.

아니 우리 앤디가 조런 고사리 같은 손(?)으로 피땀 흘려서 번 돈을 맨날 학비 갚느라고 꼬나박게 해서야 쓰겄나,

우리 시부모님은 왜우리 서방님 대학도 안 갈치고 두분이서 만날 룰루랄라 여행이나 다니시고 그랬댜...하면서 섭섭해 했는데요,

저희 신랑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 미국 학생들은 다 지가 벌어서 지가 공부합니다.

그리고 평생 School loan  갚아나갑니다.

 

제가 우리 민서는 나중에 의대나 법대가면 집 팔아서라도 뒷바라지 해주고

음대 간다면 지가 알아서 School loan 얻어서 대학을 다니던가 말던가 하라고 했는데,지금은 의대나 법대를 가더라도

지가 벌어서 가라고 해야겠다는 맘이 듭니다.

왜냐면....신랑이랑 제가 민서 클때까지 씨썰 대학에 근무를 한다고하면,

저희가 이 대학 선생님이라서 민서는 거의 학비가 안 들다시피 하거든요.

그러니까 일반 교양과목인 영어,수학,역사 같은건 씨썰에서 공짜로 듣고,나머지 전공과목만 본 대학가서 들으면 학비가 엄청 싸지는거죠.

말로는 학비 안대준다고 하면서도 일단 민서 대학자금 마련해놓느라고 적금 들어놨는데,하는거봐서 엄마한테 효도하면 대주고

엄마알기를 뭣 같이 알면 그돈 다 꺼내서 내가 흥청망청 쓰려구요 ㅎㅎㅎㅎ

 

 

오디션이나 좋은 연주가 있으면 이렇게 계시판에 붙여두고 학생들에게 공고를 합니다.

 

 

모두 기악과 학생이라 이름이 가물가물....

맨앞에 초록색 티셔츠 입은 학생은 Matt 이예요. 기타전공인데 노래도 배우고 싶어해서 제게 레슨을 받고있읍니다.

학생들 중 나이가 많은 축에 속합니다,방년 26세. 키도 엄청 크고 생긴것도 잘 생겼고 일찍 결혼해서 지아비 6년차 입니다.

사진으로 보면 그냥 보통 소시민 같이 생겼죠? 레슨중에 무슨 얘기 하다가 아빠가 엔지니어라고 해서 자동차 고치는 메카닉인가,

컴터 수리하시는 분인가 했더니만 비행기 조종하는 파일럿이고,비행기 만드는 공장을 소유한 대 부호였읍니다.뜨억~입 벌어졌죠.

엘에이쪽에서 성장하고 6년 전에 아빠가 비행기 공장을 인수하면서 이쪽으로 이사를 왔다고 하더라구요.

우리나라 같으면 대한항공 사장 아들이 2년제 컬리지 다니면서 일반 소시민과 어울려서 이렇게 티셔츠 바람으로 다닐까요?

Matt 은 일찍 결혼해서 와이프가 간호대학 나닐수 있도록 아빠 회사에서도 일하고,카메라 샵에서도 일하고,기타샵에서도 일하다가,

지금은 와이프가 정식간호사가 되어서 병원에서 근무를 하고 이제 와이프의 내조로 음대를 다니고 있어요.

근데 화장실 들어갈때와 나올때 마음이 다르다고,와이프가 등록금 대주면서 돈도 안되는 음악하는데 허투로 돈쓰고 있다고

만날 바가지를 긁는다면서 항상 고뇌에 찬 모습이예요.

 

뒷 쪽에 있는 여학생은 플륫전공하는 Rachel,

그 오른쪽 옆으로 파란색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아이는 컨트라베이스를 전공하는 Daniel.

이 둘은 제 학생은 아니지만 얼마전에 제가  뮤지컬 "Amadeus" 연주할때 신랑과 다른 첼리스트와 함께 제 반주를 해줘서

그때 리허설하면서 많이 친해졌고,무대 뒤에서도 많은 시간을 함께 하다보니 아주 친하게 되었어요.

 

레이첼은 부모님이 동물을 키운다고 해서 강아지 분양을 하시나 했더니만 대 농장주.

집에 승마용 말부터 시작해서 소,양,오리,토끼,닭,칠면조,개,고양이 등등...지 핸드폰 열어서 사진들 보여주는데

무슨 동물원 사진 같더라구요.어려서부터 승마 대회 나가서 탄 트로피가 창고에 막 쌓여있다고 하더라구요.

이렇게 말들을 많이 키우면 냄새 나지 않냐고 했더니,말이 의외로 아주 깨끗하고 예민한 동물이라고 하네요.

4시간 마다 한번씩 꼭 시간 맞춰서 먹이를 줘야하고,꼭 같은 사람이 먹이를 줘야한답니다. 그리고 브러쉬로 자주 쓸어주고

닦아줘야 해서 의외로 굉장히 깨끗하다고 해요.

 

대니얼 부모님은 아빠는 영어교수님,엄마는 초등학교 교사세요...

노상 담배를 말아서 피우고,저 파란 체크무늬 셔츠 하나로 몇달을 버티는 아이라서 집이 좀 힘든가 했더니만

부모님께 손 안벌리고 학비 대느라 편의점에서 새벽에 일하고,담배는 끊어야하는건 알지만 지금 당장 못 끊으니까

일단 좀 싼 담배를 찾아피우다보니 담배가루를 사서 직접 종이에 말아피우게 되었다고 해요.

아마데우스 연주 끝나고,저희가 애들 데리고 나가서 저녁을 사줬는데,저희가 식사값을 내니까,

자기들이 웨이트리스에게 팁을 주겠다고 하면서 대니얼이 나서서 웨이트리스 버는 돈 빤한데 팁을 넉넉히 놓자고 그러더라구요.

자기도 힘들게 벌어서 쓰면서도 남 생각해주는 모습에 감동받았어요.

아주 착하고 순수한 청년이예요.

 

메릴랜드라는 도시가 뉴욕같은 대도시와는 분명 다르니까 제도 모르게 그런 선입견들이 있었던거 같아요.

집도 부유하고 그야말로 잘 나가는 집안들 자제들도 다 자기들이 벌어서 대학진학을 하다보니

 2년제 컬리지에 등록해서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있구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신랑이나 저나 다 정규대학 나오고,유학생활도 오래하고

,연주도 많이 하는 그래도 한가락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거든요,

4년제 대학 아닌 2년제 대학에서 근무한다고 우리 실력이 모자라서 그런것도 아닌데,이런 똑같은 상황들이

학생들의 재량이나 환경을 저울질하는 잣대로 작용했다는 것이 참 부끄러워지더라구요.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이런저런 사고도 많이 있어요...

예를 들면 성악과 남학생과 플륫하는 여학생이 사귀다가 덜컥 임신하고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하고..

그럼 저희 선생님들이 상담을 하고 부모님들도 설득을 해서 좋은 쪽으로 해결이 될수 있도록 쫒아다니고

의료보험 회사에도 뻔질나게 전화해서 보험처리가 되도록 손을 써줘야하고,

학교 주차장에서 대마초 피우다가 걸리면 (한국에서는 아주 무서운 중죄지만 여기서는 그 정도까진 아니구요,

대학 다니면서 거의 대부분 한두번은 경험해보는것 같아요) 경찰서 쫒아가서 빼내와야하고..

교회에 너무 열심이라 학교수업을 땡땡이 치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알콜중독인데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혼자서 버티는 학생도 있고,

히치하이킹으로 마이애미까지는 갔는데 돌아올 방법이 없다고 하면 또 수소문해서 델고 와야하고...

나 참,내 새끼 보는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남의 새끼까지 다 신경써줄라니 정말로 머리털 빠질 지경이예요.

 

그런데 학기가 시작되고 처음 한,두 주일 서먹서먹한 상태가 지나면 다 내 새끼같고,내 동생같고 해서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할때는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게되요.

물론 도와주면서도 조금은 툴툴 거리게 되지요...

아니,부모님은 어디다 모셔놓고 우리보고 도와달래는거야 ...하면서요..

그때는 사명감때문에 도와준 부분이 더 많았는데,시간이 지나면서 같이 부대끼고,또 연주도 같이 하면서 개인적인 이야기 할 기회가 많아지다보니 저도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았고,아이들을 정말로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신랑은 항상 그래요...."선생님" 이란 직업이 얼마나 중요하고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지 모른다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의 말씀들이나 행동들이 물론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건 사실이지만,우리가 그런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고

느껴볼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되냐고요. 매일 만나는 선생님들 한테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텐데,우리가 이 어린 학생들의 인생을 좌우할수도 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그래요.

신랑은 그야말로 딱 선생님 타입이지요.

저는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은 하지만 제 자신이 훌륭한 선생이 아니라는 걸 잘 아는지라 솔직히 스트레스 엄청 받구요...

가르치는 쪽 보다는 역시 연주하는 쪽이 아직은 훨씬 더 적성에 더 맞아요.

 

그래도 이번 기회에 우리 학생들을 정말 편견과 선입견 없이 대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Matt,Rachel,and Dan...너희 부모님 회사나 농장,학교에서 카수 필요하면 나를 불러다오~~

  

 

음악과 학생들에게 해당된 불러틴 보드입니다. 각 클래스의 기본 요강과,학점,중간고사,기말고사등의 일정을 적어놓는 곳입니다.

 

 

음악대학 로비.

 

 

저희 보스 무용교수의 방 입니다.

한달에 한번씩 저 칠판의 내용이 새로 바뀌고,저희는 매주 이 방에서 회의를 합니다.

아....우리 보스,정말 말 많아서 회의 하자고 하면 저희는 견과류 같은 주전부리,커피 꼭 들고 갑니다.

신랑은 가끔 회의 중에 핸드폰으로 문자도 날리더라구요 ㅎㅎㅎ

 

 

무용실 입구

 

 

무용실 전경.  사진찍는 저 아주마이는 딸 학비대느라 등골빠진 우리 오마니...그 옆은 등골빼먹은 딸년.

무용과 학생들은 주로 맨발이나 토슈즈를 신고 연습하기때문에 바닥이 아주 깨끗합니다. 사진에는 피아노 뒷면이 보이는데,

연습할때 피아노 반주에 맞춰서 연습합니다.

 

 

 

음악과,무용과,드라마 학생들이 전부 모여서 매년 두편씩 공연을 합니다. 이 포스터들은 저희 학생들이 출연했던 작품들입니다.

 

 

작년에 했던 작품인데,저는 이 시기에 집에서 산후조리 하느라고 한창 먹고 자던 때라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른다는...

 

 

 카르멘...2년 전에 한 작품이네요,제가 처음 맡았던 작품이니까...

 

 

 2층 강의실들...저 도령은 뉘신지....사진으로 보니 머리:상체:하체의 비율이 1:1:1 이군요..오호통제라....

 

 

 저희 직원 휴게실 입니다. 직원들쓰는 냉장고인데 한칸은 전부 앤디 도시락들로 꽉 차있읍니다.

여기서 필요한 자료 복사도 하고,커피도 마시고,도시락도 데워 먹습니다.

언젠가 한번 쌩얼에 어설픈 반바지 차림으로 커피 마시다가 다른 직원들한테 "직원들만" 사용하는 곳이라고 한소리 들었는데,

그래서그런지 다음주 부터는 직원 명찰을 꼭 착용하고 문에도 전자자물쇠가 있어서 비밀번호를 눌러야만 출입할수 있답니다.

비번은 1072 입니다 핫핫핫

 

 

음악 강의실 전경...우리 신랑이 강의하고 있네요.다들 키보드 꺼내들고 있는걸로 봐서 아마 화상학 시간인듯 합니다.

 

 

신랑이 쓴 희곡입니다. 제목은 "오디션"

기타리스트 둘이서 오디션을 하러 가서 자기의 재량을 뽐낸다는 설정인데 학생들 둘이 Auditionee 이고

그때 연주할 곡들은 신랑이 다 작곡을 하고,신랑도 찬조출연합니다.

 

곡 써야한다고 "영감"이 떠오를때까지 베짱이처럼 기타만 뚱땅거리고 있고,저는 일개미처럼 죽어라 일만하고...나도 기타를 할껄.

이 연주하러 가는 날 아침에, 그러니까 지난주 월요일날 아침에,소품으로 안경이 필요하다고 해서 제가 예전에 끼던 안경에서 부랴부랴 안경알 뺴주고...뭐가 필요하면 전날 좀 말해주면 안되나....츳츳츳

 

 

신랑이랑 저랑 쓰는 오피스 입니다. 실제로 보면 다 제자리에 있고,깔끔한데 사진으로 보니 참 정신이 없네요. ㅎㅎㅎ

신랑이 먹다만 내가 싸준 파스타 도시락...신랑 랩탑 윗쪽으로는 엄마가 만들어간 김밥 도시락이 보이네요.

 

'씨썰 칼리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씨썰 칼리지의 백조들!!!  (0) 2010.03.04
씨썰 칼리지의 백조들!!!  (0) 2010.03.04
씨썰 칼리지의 백조들!!!  (0) 2010.03.04
씨썰 칼리지의 백조들!!!  (0) 2010.03.04
매릴랜드 씨썰 칼리지  (0) 2009.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