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8 수요일.
야생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성당 아우들과 함께떠난 1박2일 여행.
여행에 문외한인 내게 곰배령이란
난생 처음들어보는 지명이었으며 한편으론
마음 설레는 곳이기도 했다.
지난번에 이어
네명의 환상 짝꿍들의 가을여행은
차창밖으로 전개되는 산과 들
억새 일렁이는 들판
밭둑에 묶어세운 수수단과
두팔벌리고 맥고모자
비스듬이 비껴 쓴 허수아비
단풍 아름다운 가을 나무들은
마치 파노라마를 보는듯
경의롭고 이채롭다
운무에 드리운 산자락에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으로 갈아입은
활엽수와 침엽수 군락들이 빚어내는
만추의 자연경관...
그 아름다움은 묵향 가득한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듯
명화속의 수채화를 마주하는 듯
세상 근심을 잊게하는
내 삶의 청량제가 되어주었다.
팬션에 짐을풀고
곰배령 등반을 위해 간편복 차림에 등산화
그리고 둘째가 사다 준 스틱을 들고 나섰다.
백만년 만의 등산이라니..
내가 설마..
설마하니 내가
곰배령을 오를수는 없을꺼야
가다가 휴게소에서 주저앉기가 싶상이지
평생 살면서 요한씨와함께 동네 부부 친목계원들이 대절한
버스에 올라 용감하게 따라 나섰던 40년 전
포천 어디던가 기억도 없는 등산길..
반쯤은 죽을힘을 다해 올라갔는데
중간지점부터 한발자국도 못 움직이겠다고 요지부동인 나를
체격 작은 요한씨를 대신해 이웃 아저씨 두분에게
번갈아가며 업혀
그 험한 악산을 오르내리게 한 끝에
일주일씩 몸져 눕게만든 사고를 친 후...
이번에 몇십년만에 처음 따라나선 것도
곰배령 등산길은 평지나 다름없다고 해서
따라 나서긴 했지만
무릎도 안좋은데 민폐를 끼치게될까
어찌나 노심초사 했던지..
야고버성인의 메달 목걸이를 붙잡고
무사히 정상까지 오르게 해 주시라고
기도까지 올렸다.
곰배령은 입구인 생태 관리센터에서 부터5k
정상까지 왕복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1993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1일 탐방인원이 제한되어있고
9. 10. 11시 에 입산허가증을 받아서 등반을 하고
정상에서 오후 2시에는 하산하여
관리소에 4시까지 입산허가증을 반납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나무가 울창하고 생태보존 구역이라 멧돼지의 출몰이 잦은곳이라
도처에 멧돼지 주의하란 경고 표시판이 붙어 있었다.
천상의 화원이라 일컷는 곰배령 오르는 길은
빼곡이 들어선 키 큰 나무들의 오색 으로 물든 단풍과
발밑에 바스락대는 켜켜이 쌓인 낙엽들
오솔길을따라 왼쪽으로 흘러내리는
단풍잎들이 흡사 돛단배처럼 떠다니는
맑은 계곡의 물소리는 일상에 찌든 심신을
맑고 평화롭게 안정시켜주어 힘들이지 않고
해발 1164m 곰배령 정상까지 오를수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운무 가득내린 곰배령 정상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은
마치 천상에 오른듯한
기쁨이며 희열이었다.
700고지라고 하는 등반용어의 뜻도
나는 알아듣지 못하지만
왕복 5시간의
그 아름다움의 극치
하늘을 오른듯한 신비의 세계
곰배령정상까지 등반했다는
그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뿐이다.
무릎이 아파 열흘 전MRI까지 찍은 내게
무사히 등산을 마칠수 있었던 기적같은 일은
야고버성인께 올린 기도의 응답인가?
지인들께 피해를 주지않고
2등으로 곰배령등산을 마친 내가
너무 자랑스럽단 생각이 든다.
다리아,미카엘라, 안젤라.
나와함께 해 주어서 정말 고마웠어
구름 가득 내려앉은 신비의 산
아름다운 곰배령의 정상은
영원히 잊지못할 환상여행이었어.
모두에게 사랑을 전하며
다시한번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