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서 들고온 대여섯개의 족발
이걸 풀어 놓자말자 밥 먹으러 오라고
동네방네 전화를 하네
엄마나 딸이나 그 아들이나...
음식만 보면 나누지못해 안달이니
누가 그 엄마에 그 자식 아니랠까봐
상할까 우려되어 냉동시켜 가지고 왔더니
발그스름 이쁘던 색감은 좀 칙칙해졌지만
맛은 아직도 제 맛을 지니고 있어 다행이었다.
손님 초대는 했지만 이곳은 미국이라...
집안을 뒤져 묵은 나물이 조금 남아 있기에
곤드래와 취나물 고사리 3가지 나물을 볶고
배추 것절이와
매운것을 못 먹는다는 딸을 위해
고추가루 시늉만 하여 담아놓은 김치가 익어
찡 한 맛이 나기에 두 접시를 수북 썰어담고
상추 한접시에 쌈장을 곁들였더니
모두들 맛있다고 야단들이다.
그중에서 허여스름한 김치가 제일 맛있다고
며칠후에 김치강습 받으러 와도 되냐기에
언제던지 시간 나는대로 오라고 했다.
되 로주고 말 로 받는다더니
식사 대접 받는다고 한분도 빈손으로 오지않고
과일이다 꿀이다 참기름이다...
홈메이드 케이크에 호박죽까지
고추 가지 허브 온갖 모종에다
집에서 기른 두룹까지 데쳐서 가지고 오셔서
한상 그득 후식까지 배부르게 먹을수 있었다.
이웃들과의 만남은
대체로 11시에 만나
오후 2시 까지가 정한 시간인 모양이다.
2시가 넘으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기 때문에
모두가 일어나야 한다며
식사를 마치자
그동안 쌓아둔 이야기 보따리 풀기에 바빴다.
자나깨나 걱정이던 막내딸이
머나먼 미국땅 델라웨어에서
좋은 이웃들과 화기애애 정을 나누며 사는 모습을 보니
걱정 근심이 눈 녹듯 사라지고
이렇게 잘 살아주어 고맙고 감사한마음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