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와 LA를 일주일에 걸쳐 여행하고
집으로 돌아온지도 벌써 5일째다.
이젠 여행의 여독도 다 풀어지고
여행담 올릴일만 남았다.
며칠 딩굴딩굴 쉬다가 컴퓨터를 열어보니
어째 분위기가 확 달라진게
내 블로그 아닌줄 알았다.
아무래도 큰아들 짓이지 싶어 전화를 했다
너 도대체 엄마블로그에 무슨짓을 해 놓은거냐고....
그랬더니 어머니 안계시는 동안
링컨팍 쥬에가서
꽃사진을 찍어 왔기에 봄 분위기로 바꾸어 놓았는데
어째 마음에 안드시는거냐고
그럴리가...
너무 맘에 들어서 깜짝 놀라서 그런거지...^^
나는 참 복이 많은 어머니고 시어머니이다.
내 스스로가 생각해도 그렇고
나를 알고있는 지인들 모두가
나를 자식 복 많은 사람이라고 하니
이 어찌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수 있으랴
며느리만 해도 그렇다
나에게 두명의 며느리가 있지만
하나같이 심성이 착하고 효성이 깊으니
요즘 유행하는 시월드인지 며느리월드인지
그런 TV프로를 보다보면
당찬 며느리에
대찬 시어머니..
서로 아웅다웅 하면서
옳으네 그르네 서운하네 어쩌네
시어머니 며느리 할것없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를 향해 할퀴며 흠 잡아내는걸 보면
앙숙도 저런 앙숙이 있나 싶은게
모두들 왜 저렇게 살고있나
참으로 한심스러운 생각도 있지만
우리 며늘아이들은 남달라
시부모를 진심으로 공경해주니
언제나 감사한 마음뿐이다.
이번 캘리포니아 여행도
둘째내외가 오래전부터 기획한 여행이었다.
어쩌다 보니 늘 겨울에 시카고를 오게되는데
어딜 모시고 구경이라도 시켜드리고 싶어도
시카고같이 추운곳에 내리 20여년동안 드나들었으니
따뜻한 남쪽 캘리포니아지방 여행한번 시켜드리자고
의논을 한 모양이었다
마침 둘째 며늘아이가 3월에 보너스를 타게되어
결혼9년동안 모시지못한 아쉬움을
효도여행으로 대신한다며
유리 초등학교 봄방학에 맞춰
따뜻한 남쪽지방
색다른 볼거리를 구경시켜주려고 준비했단다.
몇달전 부터 꼼꼼하게 인터넷을 검색해서
편안하고 안락한 잠자리와
어머니가 특별히 좋아하실것 같은
별 5개짜리 맛있는 레스토랑을 물색해 놓았단다.
모처럼 시어머니가 둘째며느리와 여행을 간다고
큰 며늘아이가 현금봉투 두둑히 준비해 주었음에도
유리어미와 사부인의 손사래에
봉투는 꺼내보지도 못하고 왔으니 이를 어째~
때마침 주말이라
태평양 맑고 푸른바다엔
산들바람에 요트들이 두둥실 떠다니는
그야말로 그림같은 풍경이었다.
기후가 온화하고 풍광이 수려해서
미국사람들이 가장 살고싶어 하는도시 1위인
해변이 있는도시
골든 브리지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와
태평양의 맑고 푸른바다와 고운 백사장
파도타기로 유명한 피시모비치
와인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여행할때마다 들린다는
유명한 와이너리가 모여있는 나파벨리
ㅡ유리와 정민이가 좋아하는 디즈니랜드ㅡ
쿵짝쿵짝 음악소리도 신나는 디즈니랜드
월요일이지만 인산인해 바로 그 자체였다.
그리고 LA 여행이라면 꼭 들려보고싶은
스타의 거리 허리우드를 관광하는것으로
컨셉이 잡혀있었다.
처음에는 며늘아이와 유리와 나 셋이서 가려했으나
꼬맹이 정민이도 걸리고
가까이 사시는 사부인께서도 직장에 휴가를 얻게되어
같이 떠나는걸로 낙착이 되었다.
일주일간의 꿈같은 여행
유리와 정민이는 마음껏 놀수있어 좋았고
어른셋은 새롭게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취하고
호텔에서 푹신한 침대에서 편히쉬고
손끝에 물한방울 묻히지 않고
별 다섯개짜리 레스토랑 다니면서
맛있는것 실컷먹고
와이너리가서 와인 시음도 하고
황후장상이 부럽지 않은..
며느리는 효도하니 좋았고
나와 사부인은 효도받으니 좋았고
마지막날은 고부간에 사돈간에
집에 돌아가기 싫다고
그냥 맨날 레스토랑 밥먹고
호텔 잠자고 공주처럼 살고싶다고...
유리랑 정민이 학교만 아니면
그냥 한국에있는 집 팔아다가
여행이나 소원없이 했으면 좋았을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