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우리 아파트 재활용 분리수거 하는날이라
그동안 모아 두었던
박스며 비닐 플라스틱을 분류하여
들고 나가다가
편지함에 가득 꽂혀있는
도시가스 자동납부 청구서를 보게되었다.
대체로 모든 청구서는
요한씨가 퇴근길에 편지함의 우편물을 들고 오는데
오늘 따라 부지런을 떨다보니
청구서가 내 눈에 먼저 띈것이다.
재활용 분리를 다 마치고
청구서를 뽑아 들고 보니
이게 도대체 얼마라고 하는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요한씨가 국가유공자라서
도시가스비를 30% 감면 받는다고 하지만
이번달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숫자가 적혀있었네
그러고 생각해보니
우리가 서울숲 푸르지오로 이사를 한것이
2012년 9월 20일
그해 12월에 우리 부부가 미국에 들어가느라
난방은 최하온도 10에 맞추어 놓았었고
6월에 귀국하였으니 한 여름이었고
올 겨울이 다른해 보다 더 춥다고는 하지만
우리집은 남향받이라서 그런지
오전내내 햇볕이
주방 싱크대까지 깊숙히 들어와있고
난방을 안 해도 실내온도 언제나 23도
아래 위층에서
난방을 얼마나 빵빵하게 틀어놓고 사는지
어쩌다 베란다쪽 창으로 보면
여름하늘 뭉게구름처럼
하얀 연기가 늘상 피어오르는걸 보면
우리는 복 많게도 틈새에 끼어사는 덕분으로
엄동설한에도 개스 한방울 사용하지 않고
그저먹기로 살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강추위에 실내온도가 내려가면
당연히 난방을 해야하겠지만
하루종일 사발 팔방 돌아다니느라
집에 잘 붙어 있지도 않거니와
난방을 따로 하지 않아도
실내온도가 늘 23도에 머물고 있고
밤에는 좀 춥다 싶을때는
실내온도 20도에서 18도까지 내려 가기도 하지만
TV볼때는 오리털 파카를 껴 입거나
담요를 등에 두르고
발이 시리다 싶으면
남대문 시장에서 5000원 주고산
보온 덧신을 신으면 견딜만 하기에
꼭 난방을 따로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지못했다.
그래도 취사며 목욕물은 온수를 쓰는데 말이지...
그런데 이거 뭐가 잘못된것 아닌가?
두리번 거리다가 우리 동 젊은 엄마가
재활용 분리하러 나왔길래
난방은 하고 사는지
보통 실내온도가 어느정도 되는지
겨울동안 도시가스 사용요금이
얼마정도 나오느냐고 물었더니
대체로 한달에 18만원에서 20만원정도 나온다고 하네
우리집 도시가스청구서를 보여주자
믿을수가 없다면서
어떻게 이 겨울에 난방을 안하고 살수있으며
취사며 온수를 쓰는데 이런 요금이 나올수 있냐고..
남편이 국가유공자라서
30% 감면혜택을 받는다고 했더니
그래도 믿을수가 없단다
정말로 난방을 안하느냐고
아니 어째서 내 말을 믿지 못하는건지
2012년 9월 20일 이사 온 후
한번도 난방용 가스를 쓴 적이 없었대두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여름엔 에어컨 줄창 켜놓고 스웨터 입고 살고
겨울엔 실내온도 30도 가까이 해 놓고
반팔 반바지 입고 사는 사람이다
서울숲 푸르지오 아파트는
한강변에 위치해 풍광도 좋거니와
동남향이라도
낮 동안은 햇빛이 주방까지 들어오와 머물러서 그런지
거실의 실내온도가 늘 22-23도였고
밤에는 18도 정도로 내려가 좀 춥다고 느끼지만
TV나 볼라치면 옷 따뜻하게 입고 하니
절약도 할겸 난방을 안하고 살았다니
애기엄마가 깜짝 놀라면서
연세도 있으신데 병나시면 어쩔려고 그러시냐며
난방을 아예하지 않으면
보일러가 고장 날수가 있다고 겁을 주네
젊은 새댁의 이야기를 듣고
언제나 무심히 지나쳐온 청구서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세상에나 이거이 뭔일?
지난달 12월 사용료 11490원
그 전달 11월 도시가스요금은 19690원
다른 가구들은 가스요금이 얼마나 나오나 싶어
청구서를 살펴보니
대체로 17만원에서 많게는 21만원 까지
청구되어 있었다.
저녁에 요한씨에게 청구서를 보여주며
이달에는 3360원이 나왔지만
평균 으로 치자면
한달18000원 정도밖에 가스비를 내지 않는다.
35평 아파트에 살면서
도시가스요금을 한달에 20000원정도 내고 산다면
정말로 공짜로 사는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더니
말은 안했지만 저녁으로는 좀 춥다고 느꼈다고 하네.
아예 난방을 사용하지 않으면
고장이 나던가 이상이 생길수도 있다는
젊은 새댁의 이야기도 있으니
오늘 저녁엔 실내온도를 25도에 맟추고
난방을 시작했다.
드디어 보일러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뭉개구를 피어 오르듯 하늘로 오르고
10여분 지났을까..
별안간
딱 딱 따다닥 하는 장독이 깨지는 듯
야구방망이로 바윗돌 때려 부시는듯
요란한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
무서워 죽는줄 알았다.
오밤중에 집안을 울리는 요란한 소리는
거의 30분이 넘도록 계속되기에
아래 위층에서 시끄럽다고
관리실에 신고하면 어쩌나
그나 저나
난방 파이프가 터지느라 이런 요란한 소리가 나는건 아닐까
관리실에 연락해서
집안에서 왜 이런소리가 나는지 와서 봐 달랠까?
미련 곰탱이가 따로 없지
난방비 아끼려다 얼어죽는건 고사하고
보일러 고장보다 난방 파이프 잘못되면 어쩌나
가슴 두근거리고 잠이 확 달아나 버렸다.
우리 아이들이 들으면
노인네들이 엉동설한에 돈 아끼느라 냉방거처 하다가
병 나서 응급실 실려가면 어쩔까부냐고
얼마나 걱정들을 할까만은
오늘도 어김없이
실내온도 23도니 걱정을 붙들어 매시라구요
엊그제 장구팀 엄마들과 신년모임이 있었는데
개중에는 발 시렵다고 툴툴댄 엄마가 있었는지
난방 좀 빡시게 틀라는데
아니..무슨놈의 용 뺄 재주로
보일러를 때서 마룻장을 따숩게 만드냐고
일침을 놓아 버렸지 ㅋㅋ
내가 너무 했나?
정말 손주들 키울때는
겨울에도 반바지에 런닝 바람으로 돌아다니니
하루 왼종일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했었구만
이제 우리 노부부만 살고 있으니
되도록 아끼고 절약하며 살자는 주의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
옷 한가지 더 껴입으면 따스하게 지낼수가 있는데
삶이 여유로와 지니 너도 나도
흥 청 망 청
먹고 입고 쓰는것
아낄줄 모르는게 큰 폐단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