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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싫단 말 도 말짱 거짓말 ...웃으며 떠난 지원이

한국에 온지 딱 50일 만에

오늘 지원이가 엄마 아빠가 있는 시카고로 떠났다.

 

보통때 같으면서로 껴안고 눈물 콧물 흘려가며

눈이 퉁방울이 되도록 울며불며

 버라이어티쇼 를 연출 했을텐데

오늘은 눈물은 커녕

모두가 혼겁을 먹어 제정신이 아닌체

 얼른 들어가지 않고 뭐하냐고 등 떠밀어 보냈다

 

입국할때 너무 힘이 들었던 지원이를 생각해서

출국할때는 16세까지 케어가 가능한

 주니어 서비스를 선택했기에

지원이를 책임진 스튜어디스를 따라 10시 50분

비상문을 통해 보세구역으로 들어가는 찰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민서가

 지원이에게 강력 뽄드처럼 찰싹 달라 붙어

 팔팔뛰며 숨넘어가는 목소리로 저도 누나따라 간다고

앙앙 울어제키는걸

 스튜어디스가 민서손을 강제로 잡아 떼 놓는 순간

쏜살같이 검색대를 향해 돌진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한것이다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에

어린아이가 뛰어 들었으니

누나따라 간다고 앙앙울며

 어른들 손길을 요리조리  용케 빠져가며

 뺑뺑이를 도는 민서때문에

 직원들 서너명이  이리뛰고 저리뛰고

민서 잡느라 한동안 보세구역이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그꼴을 본 우리 식구들은 모두가 기절초풍

발만 동동 굴릴수 밖에없는 비상사태가 발생한것이다

 

아이고 아직 4살이 되려면 2개월을 기다려야 하는데

무슨놈의 어린애 발걸음이 그리도 빠른지

천둥번개 치듯이 순식간에 일어난 헤프닝에

눈물은 커녕  가족들에게 작별인사하는 지원이보고

 빨리 안 들어가냐고 고래고래 소리까지 쳤다는...

 

 

  

 

민서야  방방 뛰며 울건말건

난감한 표정으로 웃음짖는 지원이

 

크로스로 맨 노란색 비닐가방엔

주니어케어서비스 서류가 들어있다

손에들고있는 비닐백엔..지원이 애비가 부탁한

크림빵과 곰보빵(소보로빵) 그리고

오매불망 하던 롯데 가나쵸코렛 한봉지가 들어있다

 

엄니,

 

50일 동안 지원이 잘 데리고 계셔주시고, 이뻐해주시고,
공부도 많이 시켜주시고... 정말 고마워요. 감사감사.


출국시 영주권 카드랑 여권 잘 챙겨주시고...
주니어 케어 서비스에는 전화해서 컨펌 다 해놨으니 걱정마세요.

지원이 올때

고급말고 아주 싸구려 크림빵과 곰보빵 몇개만

보내주시면 더욱 감사하지요 

 

이거면 뭐, 다 된 거 같네요.

그리고...롯데 가나 초콜렛 아직도 팔면 큰 거 하나. 끝.


서류 수속 빨리 하셔서 미국 빨리 들어오세요.


 그럼 또~

 

집에가기 싫다고 난리치더니

그래도 집에 간다니 아침부터 생글생글 웃음꽃이 만발이다

 

우리 지원인..

한국에와서 잘먹고 잘 놀고 했더니

50일 동안에 키가 2센티나 자랐다.

 

지원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멀리 안성에서 새벽바람에 집을 나서 달려오셨다

 

 

지원이를 이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는 고모와 함께

 

사진찍는 동안을 못참는 민서를

나부대지 못하도록 

한쪽팔로 지긋이 눌러주고 있는 모습이 우습다

이렇게 사진 찍을때...

사진 찍을때 까지는 누나가 떠난다는걸 몰랐는지

메롱메롱하며 계속 누나를 놀렸었는데....

사장 어른께 먼길 달려오셔서 고맙다고 인사하는고모가

그리도 좋을까

바이올린 케이스를 안고 함박웃음 띄우는 지원이

 

보세구역 안으로 들어가기전 마지막으로

외갓집 식구들과 기념사진 찍고있구만

어느사이 민서가 비집고 들어와 얼굴을 드리밀었다

아이고 벼락 방망이 같으니라고...

 

집으로 돌아오는 리무진에서 한마디씩

공항에 갈때는...

 정신을 홀랑 빼는 민서를 대동하고가면

절대 울지않고 웃으며 빠이 할수 있다고..^^

 

지원아 잘 가고 있는거지?

가기싫타고 할때는 언제고

샐샐웃으며 떠나니 얼마나 다행이냐?

내년에도 한국에 와서

 장구도 더 배우고 바이얼린 렛슨도 계속하고

니가 좋아하는 피아노 선생님께  체르니도 배우고 그러자

 

중학교에 가면 지금보다 더욱 공부 열심히 하고

오랫동안 엄마 아빠 그리고 오빠와 떨어져 있었으니

가족들과 즐겁고 행복한 꿈 꾸길 바란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즐거웠던 나날들

 하나도 잊지말고

마음속 깊이 잘 간직하여

오랫동안  오색무지개 같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길 바란다

 

사랑한다 지원아

알라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