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가는날 3일 남았다고 김치 한박스 담고..
아이들이 좋아라 하는 또르띠아 말고...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귀국하는 엄니를 위해 사진교실 수업이 있었는데
이건 아들이아니라 호랑이지...
금방 말해준것도 까먹고 이거맞냐 저거맞냐 ..
눈치100단 고수인 나도 아들앞에선 말짱 황이더라
밤 2시가 되도록 깨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내가...이 놈의 사진 배워서 누구 좋은일 하려고 이러는지
내 멋대로 내 블로그에 망한사진 올리거나 흉한사진 올리거나 무슨 상관이라고
이리 야단 스럽게 나를 들볶아대는지...
애초에 남의 블로그 사진 잘찍는다고 한탄을 하덜 말았어야 하는데...
엄마의 동문서답에 애가 터지고 속에 불이났을게 뻔한 아들이 담배까지 참아가며
한숨을 내 쉬다가 들이 쉬다가...소리를 크게 냈다가 숨을 죽였다가..
이빨만 부드득 안갈았지 어금니 들썩거리면서 화를 참는게 내 눈에 다 보이데
하필이면..며느리가 자는 방문 밖에서 사진찍기 사사받는게
정말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뜨거운 느낌...한마디로 진땀 빠지는 일이다
어째서 내가 이렇게나 말귀를 몬알아 먹는단 말인가?
어째서 내가 이렇게나 이해가 부족한가 말이다
금방 가르켜준것도 이건 듣도 보도 못한것이라고 오리발만 내밀고 있었으니
조리개값이 얼마네 셔터값이 얼마네 ISO가 얼마네
골백번 말해줘도 눈만 멀뚱멀뚱 쳐다보는...
아들이 열변을 토함과 동시에 내 머릿속은 부지깽이로 쑤시는듯 열이나고 골이 빠게지는것 같다
수십번 말해줬는데도 이해를 못하고 사방팔방 헤메고 있으니 아들이 얼마나 속이 끓었을까?
그러게...배우는데는 나이가 있다는데..
이 늘그막에 무슨놈의 공부가 머리에 들어온다고 이 짓인지..
포토샵 !!!
아이구 맙소사 됐거등???
이 나이에 사진 찍는것도 이리 어려운데 무슨늠의 토포샵까지 배우라고...
하다 하다 대답이 궁해지면 ...
우리 시어머니가 늘 쓰시던말...
우째라고 내가 늙어서 그런다 왜!!!......
이렇게 억지까지 부려가면서리...
어쨌던 4시간동안 이리저리 헤멘끝에 50% 습득...
아이구 아들아 고맙데이
니 속 많이 끓였지 싶은데...
내가 너를 키운 생각하면 내 속이 더 탓을끼라
이렇게 말귀 못알아먹기는 너도 똑 같았다니까?
너는 너대로 큰줄 알아도 나도 너처럼 너를 가르키느라 죽을 고생 했다 아이가?
이제 보니 엄마가 늙어 젊은 네가 나를 가르치니 ...
어때?
가르킬때 제때 제깍 알아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너도 이제 경험해 보니 알긋제?
아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이렇게 적반하장으로 훈수를 놓고.^^*
그래도 애통 터지게 말귀 못알아먹는 엄마를 열심히 가르쳐준 덕분에
엄마가 요즘은 카메라 가지고 신나게 쫒아 다니고 있다
그래도 사진 찍을때는 맨날 까먹고...
조리게 값도 셔터속도도 ISO 수치도 제대로 못 맞추지만
그래도 니가 잘 가르쳐준 덕분에 ...남들이사 뭐라고 하건말건..
내 눈에는 근사하게 잘 나온 사진으로 보인다는거 아니야
하하하 그래서 세상은 제멋에 산다고 하지 않더냐?
엄마 가르키느라고 애 많이 썻는데
그때는 사실 화딱지나서 사진이고 카메라고 간에 둘러 엎고 싶었는데
그거 참아내기를 정말 잘 했지...
니 말이 맞아
엄마에게도 적당한 취미생활이 있어야 황혼이 즐겁다던 니말이 이제야 이해가 된단다
요즈음은 정말 엄마의 신바람난 즐거운 여가생활에 카메라가 있어 기록을 남길수 있으니
더욱 즐겁다니까...
애비야 사진찍는법..내가 그대로 따라 할수는 없지만
아쉬운대로 써먹고 있으니 고맙다
이게 다~ 니 덕분이다
끝에가서 첨가 한마디...
준원아 지원아 !!!
이 할무이가 니 아빠한테 사진배우느라고 엄청 깨지는거 니들도 봤지?
그래도 그때 참고 배운 덕분에 이렇게 블로그에 사진도 올리고 좀 좋아?
뭐던지 배울땐 힘들어도 다 배워서 내것이 되고나면 뭐던지 쉬운거여
그러니 니들도 힘들고 어렵더라도 공부 열심히해서 남들보다 앞장서 가는
사회에 모범이 되는 훌륭한 재목이 되거라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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