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자랑 3등하고 코끼리 전기그릴 하나를 상으로 타가지고 돌아와 생각하니...
내 인생은 언제나 행운이 따라주는 대박 인생이었지 싶네요
아직 까지 로또 대박 만난적은 없지만 ...
소소한 행운이 언제나 제 주위를 맴돌아 주었지 싶습니다.
이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살면서 난 왜 이렇게 재수없는 오그랑 망태기 같은 인생을 살고 있을까 하고
신세한탄으로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기에.....
제게 찾아온 첫번째 행운은 ...
단산공의였던 남편의 열열한 보쌈 구혼이지 싶네요
그때야 물론 14살이란 어마어마한 나이 차이가 있으니 두번다시 처다보기도 싫은..
꼴도 보기 싫었던 사람이었지만...의사라고 다 의사냐~~
정년없이 나이가 들수록 연륜과 경험이 쌓여 명의 소리를 들으니 그 얼마나 행운이며
새해들어 80이란 나이에 4명의 손주들까지 필요한것 알아서 챙겨주는 남편이니
이제서부터는 바가지 긁지말고
울 남편이 그 토록 소망하는 사극사근 참배맛 같은 아내노릇을 해야겠다~~~
하하하 새해결심입니다.
아마도 작심 3일 밖엔 행하지 못할 지언정...사랑받는 아내가 되기로 작정했습니다요
저에게 찾아온 또 하나의 행운은....
그러니까 65년도 였네요
65년 1월 16일 결혼하고 단산면 공의로 근무하는 남편의 임지에서 무료한 생활을 하고 있을 신혼때였죠
그해...
지금은 아물아물 생각도 잘 안나지만,,,,
중앙일보인가 조선일보인가 신문지상에 퀴즈를 낸적이 있었어요
제가...가방끈이야 길지 못하지만 퀴즈의 여왕 아닙니까?
저는 십자말 풀이라던가 그런거 보면 그냥 못 지나가거든요
남의 신문도 고개 디밀어 키즈 풀어보는게 제 유일한 두번째 취미생활이죠 하하하
그래...동네사람들 공의 진료소에 다 모여서 머리 싸매고 퀴즈 풀고 난리들을 쳤는데...
어쨌던 제가 퀴즈의 여왕 아닙니까 ?
무사히 다 풀어서 동네사람 수십명이 같은 정답을 적어 신문사로 부쳤더래요
그러구러 한달 가량 지나서...
단산면 공의 진료소로 소포 하나가 덜컥 배달된 것입니다.
뭐 굉장히 큰 것도 아니고 조그만 콘사이스 만한 꾸러미가 배달이 되었어요
울 남편 신문사에서 선물 도착 했다고 ...
지금 생각해 보니 면사무소에서 확성기 방송 했지 싶네요 하하하
동네방네 자랑하여 사람들을 불러다 놓고...
드디어 개봉식을 거행했다 아닙니까?
쨔쟈쟈쨘!!!
3등상품 트랜지스터 라디오!!!
드디어 상자속에는 뽈록종이에 겹겹이 싸여있는 가죽가방에 끈까지 달려있는
드랜지스터 래디오가 은빛으로 반짝이는 그 아름다운 자태를 나타낸 것입니다.
아이구,,,그 시절만 해도 사과상자 반 만한 제니스 라디오를 듣고 있었는데...
뉴스에서 부터 일기예보 팔도노래자랑...밤이면 요일 마다 연속방송극
그리고 임택근 아나운서의 퀴즈열차.등.등.등...
지금으로 말 하자면 TV 대신 라디오는 모든 서민들의 친구였고 가지고 싶은 넘버원 물품이였죠
그 라디오가 또 날씨가 궂거나 하면 어찌나 찌익 찌익 잡음이 심한지.....
그런데...상품으로 탄 트랜지스터야 말로 잡음 제로에 전기 없이도 전천후...
낚시갈때도 가지고 갈수 있어 자전거 타고 다니면서도 뉴스며 노래자랑이며
유행하는 노래 따라부를수 있어 조그마하니까 들고다닐수있어 옆으로 메고 다닐수 있어....
세상에 단산면민 반 이상이 3등으로 탄 상품 개봉식에 참석해서 막걸리 초롱이나 없엤고...
서의사는 장가 잘들어 마누라가 트랜지스터 라디오도 탔다고...
난리 난리 정말 굿판 벌어 졌더랬어요.
그리고 69년 서울로 이사를 와서...
금호동 복개천 조그마한 함석집에 세를 얻어서 한의원을 열었어요
정말 강산한의원이란 간판을 달고 나니 일주일 먹을 양식만 달랑 남아있을때 였어요
겨우 겨우 입에 풀칠해가메 금호동에서 막내딸 하나 낳아서...
대전에 살고 계시던 시부모님 모셔와서
뜨거운 양철지붕밑 방 두개짜리에서 근근히 살면서
월부로 도시바 중고 텔레비져 하나를 사서 보고있었는데...
어느날 또 다시 그 퀴즈프로그램이 나온거예요
그때는 아나운서들이 추첨을 하는데 사각 유리함 같은데다 수백수천통의 정답을 넣어놓고
눈을 감고 한장씩 뽑아서 뒷번호 부터 발표를 했었는데..
그거야 말로 복.불복이었죠 용케 추첨자의 손에 잡히는 행운을 얻기가 하늘에 별따기였지만...
아싸!!!퀴즈다!!!
난 정답을 알거든???
이틑날 엽서에다 정답을 써 넣어 방송국으로 편지를 보냈어요
그리고 당첨자 발표하는 날은 정작 까먹고 있었는데..
둘째 동서로 부터 전화가 왔네요
형님~~~형님 형님 퀴즈 1등 당선 되었어요
쨔쟈쟈쨘!!!!
1등....별표전축!!!
금호동 4가 1388번지 장 아무개 !!!
동서가 분명이 두 눈으로 보고 두 귀로 들었데요
둘째 서방님과 저녁식사하다 말고 지금 금방 들었으니 빨리 연락 해 보라구요
아이구...지금 같으면 1등에 당첨되었으면 시간 내서 연락하면 되는데...
그 저녁으로 문화방송에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는사람이 없어...
아마도 늦은 시간이라 전화를 안받았던가봐요
그 이틑날 울 남편 방송국에 연락해서 알아본결과...
주민등록증과 도장 지참하고 을지로에 있는 별표전축 본사에 가서 타 가지고 가랩니다
성질 급한 울 남편...
택시까지 잡아타고 본사에 가서 지금 1등 상품 받아 가지고 지금 간다고 고래고래!!!
세상에...
짐 차에다 싣고온 별*표*전*축* 이야말로...
가구 하나없이 설합장 위에다 이불 개켜놓고 살던 전셋방집을 환하게 비쳐주는 등불과 같은 존재였죠
난생 처음 접하게 되는 호마이카!!!
반짝 반짝 물결무늬의 짙은 부라운색의 호마이카 전축은 크기도 컷지만
그 소리야말로 어찌나 부드럽고도 웅장한지...
방안이 쩌렁 쩌렁 울리는 웅장한 소리는 가슴까지 쿵쿵 울림이 왔었죠
호마이카 별표전축 하나로...보잘것 없던 어두컴컴한 방구석이 갑자기 환해 지는것이었어요
아이구 우리 시부모님 어찌나 놀래셨던지?
이렇게 비싼 물건을 거저 줄리가 있느냐고 고개를 갸웃갸웃 하셨답니다.
이러구러 살면서 한해 뒤 71년도 였어요
아주 퀴즈풀이에 재미가 났습니다.
제가 부엌이서 밥하고 있을라치면 지금 퀴즈 나올 시간이라고 빨리 들어오라고 하는 사태에 까지...
그러나...장마다 꼴뚜기 나겠씀메?
번번히 일주일 마다 보내던 퀴즈엽서는 돈만 먹어없애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기 시작했는데...
봉사 팔매에 새 잡는다고~~~~
어.느.날...... 또.다.시.....
행운의 여신이 저에게 미소를 보내기 시작했더래요.
지금생각하니 어디서 받았는지 기억도 아물아물 합니다.
그때도 무슨 방송국이었는데 아마 지금은 없어진 동양방송국 TBC 였지싶어요
아이구...열심히 퀴즈를 보낸 덕분에 또다시 엽서한장이 날아왔어요
1등 당첨 되었다구요!!!
이번에는 본인이 주민등록증과 도장을 지참하고 방송국으로 나오라구요.
제가...금호동 촌구석에 살던 촌사람이...
여의도가 어디메 붙어있는지 우째 알겠습니까?
1등 당첨 되었다니 울 남편 한의원 문 닫아놓고 ...
서울온지 2년만에 평생 걸어다녔구만 그날만은 새나라 타꾸시까지 타고
여의도에 있는 방송국까지 입성 했더랬어요
퀴즈담당 ...
지금으로 말하자면 PD였나 책임자를 만나 싸인을 받고..
충정로인가 어디인가 에 가서 직접 상품인도를 받아가라~~~~일케 되었씨요
우리가 그 시절에 차가 있읍니까 뭐가 있습니까?
다시 그 이틑날 충정로에 가서 남편이 타가지고온 1등상품...
쨔쟈쟈쨘!!!
드.레.스.미.싱.!!!
멋있는 티크 상자속에 접어넣었다 뺐다하는
발판이 있어 밟기만 하면 죽죽 잘도 박히는 드레스미싱을 1등 상품으로 타 가지고 왔다네요
제가...큰소리 치고 살만 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1등 상품을 해를 두고 싹쓸이를 해다 살림에 보태 줬으면 업어주기라도 해야 할텐데...
아이구...그 시절 우리남편 시부모보다 더 호랑이 잡았다네요 나 원 참!!!
그 귀한 별표전축을...
그 귀한 드레스미싱을 지금껏 기념으로 간직하고 있었으면 얼마나 좋아?
소피아 기념관을 만들어 자손만대에 기념할수 있도록 했어야 하는데...
생활이 점점 나아지고 새로운 전자제품들이 쏱아져 나오니까 자리만 차지하는 고물딱지라고 ..
별표전축이 자리잡고 있던곳에 최첨단 마란츠오디오가 자리를 잡게되고
드레스미싱 자리 차지한다고 들고다닐수 있고 수십가지 옵션이 붙어있는 전기싱거미싱으로 대체...
아이고 아까와라 지금 생각하니 어디다 내다 버렀는지도 모르겠네요
드레스미싱은 우리 작은 언니를 줬지 싶어요.
이렇게...
저는 살면서 많은 복을 받고 있었으니 이것이야 말로 지금 생각해보니
시부모님 잘 모시고 봉제사 잘 받들었다고...
없는 집에 시집와서 고생 바가지로 하고 있었으니 갸륵하다고...
부상으로 조상님들이 은덕을 베풀어 주신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어쨌던...
남들이 한번도 가져보기 힘든 행운을 이렇게 삼세번씩이나 받고 보니..
제가 정말 행운을 가득 안고 태어난 복덩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 또 다시 ...행운이 주어진다면..
조상님들의 은덕으로 로또1등 한번 당첨되어봤으면.......
아니...이런 것 보다는
저에게 또 다시...
마지막 행운이 주어진다면...
우리 손자 손녀들이 올바로 자라나서 자기가 맞은 직분 훌륭히 수행해 내고
사회에 헌신 봉사하여
그 이름을 만세에 휘날리는 훌륭한 일꾼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대.한.민.국.만.세!!!
장소피아만세 입니다
~델라웨어에서 장소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