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구...제목도 요상하지만...
내일이 바로 저희 시아버님 기일입니다요
아이구 글 올리다 보니 벌써 오늘이 됐구나요
이거...이렇게 올려줘야 우리 아이들도 할아버지 기일을 잊어먹지 않는답니다
청국장 만드느라 생 몸살이 났었는데 ..
어잿밤엔 돌아가신 시어머님이 꿈에 보이시더라구요
아무래도 시아버님 기일에 몸져 누워 있을까봐 걱정이되신 모양입니다
어쨌던 어머님을 꿈 에 뵌 덕분인지 새벽아침 8시에 잠이 퍼뜩 깨버렸답니다,하하하
시장을 봐야 하겠기에 목욕제계하고.....
머리에 구립뿌꺼정 말고...
제사 전 준비를 마쳤습니다
당일에는 눈 코 뜰새없이 바쁘니까 미리미리 때 빼고 광 내고 동서들과 만날걸 대비해 놓습니다 네...
일산에 사는 세째동서는 시부모님 제사에만 참석하기로 한고로 모처럼 일년만에 얼굴보게 생겼구요
제사날이면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례하는 막내동서는 분당에 살고 있기에
아무래도 미리미리 시장을 봐다 놓는게 좋을듯싶어 아픈허리를 보호대로 동여매고
금남시장으로 왕십리 이마트로 ...돌아다니며 제수용품을 보따리 보따리 사 왔답니다.
요즘은 나이를 먹어서인지 몸이 말을 잘 안들어 주네요
옛날같으면..
아무리 아파도 낮잠한번 자고나면 어디아팠냐 하던것이 이제는 무리하면 그 여파가
상당히 오래 가는것이 옛날 어른들의 나이는 못속인다는 속담의말을 실감하고 있는중 입니다
아이구 바리바리 사다 놨으니...
그걸 요리하는것도 역시 제 담당아닙니까?
동서들과 내일 11시에 만나 시장을 보자고 했지만...
성질급한 소피아는 미리부터 다~~ 장만해 놓아야 직성이 풀린답니다
두군데 시장을 봐오고 요한씨 저녁상 차려주고는....
아이구..세상에 밤 열두시가 넘도록 부엌에서 해맸습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부엌일
그래도 이거 다 해놔야 잠이오지 안그러면 날밤 꼬박새웁니다
여하튼...성질머리 하고는......
남편이 맨날 구박해도 타고난 성질 바꿀수가 없네요.
우선 동서들이 오면 부침개도 부쳐야 하니까 돼지고기 볼기살 썰어서 양념해놓고
우리집 돼지고기전은 조카들이 엄청좋아해요
우리는 두식구라 잘 먹지도 않지만 할아버지 제사엔 꼭 참석하는 막내집 조카들이 대견해서
이거 꼭 부쳐줘야 합니다
배추속 고갱이는 살짝 삶아서 나물할것 준비하고
겉잎은 소금물에 살짝 절여서 부침개할거 준비하고
아이구...이 배추적...이것 경상도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는적입니다
고기먹을래 ?배추적먹을래? 하면 우리 식구 모두 배추적을 소리높이 외쳐 부른답니다.
그리고 이 배추적과 콤콤삭은 조기가 있어야만 제사를 잘 모셨다고 .....
고사리 다듬어 씻어놓고
도라지 적당하게 잘라 소금물에 살짝 삶아 아린맛 빼놓고
토란대 삶아 우리고
이마트에서 사온 조기 8마리
소금에 절여 바구니에 담아 베란다 바람치는곳에 널어놓고.
우리식구들 좋아하는 마른오징어 물에불려 전 부칠거 준비해놓고...
오징어나 북어로 전을 부치면...
나중에는 적찌개를 끓여 먹는데 그 맛이 또한 일품입니다
보기에는 흡사 꿀꿀이 죽처럼 보이지만 한번 먹어보면 그 맛에 반해 버리는 기찬 음식입니다
과일 미리 씻어 바구니에 담아놓고..
제사날이면 동서들이 꼭 찾는 코카콜라 2병사서 김치냉장고에 넣어넣고...
무우도 껍질 벗겨서 씻어놓고...
아이구 곳감이랑 대추랑 다 샀는데 세상에나 밤을 안샀네?
식구 많을때는 음식도 많이해서 바리바리 싸 주고 했었는데
이젠 제관도 몇명 안되고 식구도 없으니 음식도 아주 조금 흉내만 낸다고 해도
제사음식이 그게 아니더라구요
대체로 사온것은 다 손질해 놓았으니 내일 일은 한결 쉬워질꺼니
놀면 쉬면 맛있는 점심이나 해 먹고
모처럼 족발도 한벌 삶아 동서들 갈때 들려 보낼려고 왕십리 탐진상회 에다 부탁을 해놨습니다
아마...동서들이 깜짝 놀라겠죠
오랫만에 만나니 이렇게 깜짝 이벤트도 열어주고 해야 돌아가는 발걸음도 가벼워 지겠기에...
아이구...남의 맏 동서 노릇하기가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그래도 지금까지 잘 견뎌 왔으니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세상은 더욱 잘해야 겠다는 야무진 생각도 듭니다
제사를 정성껏 모시면 그 은덕이 얼마나 큰지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를껍니다
이번에 아파트 동 호수 추첨도 모두 모두 조상님들의 은덕이라고 생각되는걸 보면
저도 나이를 먹고 늙어간다는 증거가 아니겠어요?
아이구....가까이 계시면 여러분들께도 제사밥 잡수러 오시라고 할텐데...
제사음식은 별다른 맛이 나기에 모두들 좋아하시는데...
내일은 또 누구를 오시라고 해야하나 그것이 걱정입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편안한 밤 좋은 꿈 꾸시기 바랍니다
금호동에서 소피아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