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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때문에 죽어나는 소피아!!!

 

해마다 추석을 앞두고 강남YMCA 에서는 바자회를 한다고 합니다.

올해는 9월 21일날로 바자회 날짜가 잡혔다네요

저는 강북 하고도 금호동 터주대감인데  강남의 YMCA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 보통 주부이지요

하지만...Y에서 바자회를 한다....하고 날만 잡으면 이 소피아를 그냥 내비두지를 않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수영을 하는것도 아니고 Y 엄마들과 친교가 있는것도 아니고 ...

딱 한가지 죄가 있다면 YMCA의 대모 이번자형님과 친분이 있다는것 그것 밖에는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그런데 왜 YMCA 바자회가 있으면 애꿎은 소피아를 잡는것인지 알다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게...벌써 10여년 전의 일입니다

 

영원한 고도리 군단의 친목회날 우리집에서 청국장찌개를 끓였더니 그게 그리 맛이 있었나봐요.

점심을 먹던 형님들의 눈이 갑자기 빤짝 하더니만 저를 살살 구슬르는거예요

야..이거 진짜 장난이 아니게 맛있다 너...

야...인석아 이거 청국장 어떻게 한거야 비결좀 갈쳐줘라 응?

아이구...형님은 이게 무슨 비결까지 ...기냥 햇콩 무르게 푹~삶아서 헝겊자루에다 넣어서

이불 뒤집어 씌우고 사나흘만 있으면 제절로 실이 쭈욱쭉 늘어나는 청국장이 된다니께요..

뭐 그랬다는것 아닙니까?

아이구 그럼 이거 만들기 엄청 쉽겠구나야

아이구 엄청 쉬운건 아니지만 어려운것도 아니예요

 뭐...나한테는 누워서 팥떡먹기라고 할수도 있져...

그리 맛있으면 한덩어리씩 드릴테니까 집에 가서 한번 끓여 잡숴들 보세요 하고...

퍼 돌리기 선수 아니랠까봐 ...친목계원들 에게 한덩어리씩 들려 보냈답니다

아이구 내가 왜  그걸 퍼 돌렸나 후회가 막급입니다.

 

그러구러 ...청국장에 대해선 까맣게 잊어먹고 있던 어떤날...

꼭두새벽부터 번자 형님이 소피아를 찾고 난리가 났어요

무슨일이냐고 물었더니만...

야 큰일 났다 이일을 어쩌냐?

니가 준 청국장 우리집에서  Y 엄마들하고 회식이 있어 끓였는데 전부 난리들 났지뭐냐

아니 왜요? 청국장이 상 했어요?

아이구 그랬으면 오죽이나 좋아 ? 그게 있지  너무 맛있다꼬 모두들 이거 맹글어 내라는데 너 어떡할래?

아니 나보고  어떡하긴 뭘 어떻케요..

맛있어서 식사들 잘 했으면 그만이지 나보고 우짜라고?

아니...그게 ..너무 맛있으니까 다른거 못먹는다고 ...엄마들이 이구동성 너보고 책임지랜다 들....

아이구 웃기셔들 ...무슨 책임을 지라고 합동으로 야단들이셔 정말 

아니 싸모님들 돌아삣나 무슨 새따먹는 소리들을 하고계셔 시방??? 

책임이라니 무슨 책임? 배가터져서 꿰메달라고 하는줄 알았네 정말...

야..그게  엄마들이 한번만 먹게 해달라고 통 사정인데 이일을 어쩌냐 니가 이거 한번만 만들어주라

아이고 형님 ...그런말 마요 나도 며느리랑 같이 사는데 내가 청국장 삶으면 우리 며느리 눈치보여서 안돼요

내가...혼자 산다면 그까짓거 두말 않고 만들어 드리는데...

아이구 벼락방망이 손자들이 냄새 난다고 난리칠게 뻔 한데 아이구 나 안들은걸로 할께요

아이구 무조건....몰라 몰라 몰라요...이렇게 딱 잘랐는데도 불구하고

번자형님 아마 일주일은 졸랐지 싶습니다.

 

생각해보니...그거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죽는사람 소원도 풀어 준다는데 그렇게나 맛있다고  한번만 먹게 해 달라는데

 더 이상 뿌리칠수가 없었더라...그깁니더

헤구....그리하야 햇콩 한말을 사서 깍지 고르고 돌 골라내고 ....

나흘만에 명주실처럼 진이 죽죽나는 청국장을 완성해서 가져가랬더니

아이구 ...나는듯이 달려와서 가져갔지비요

그 다음에 들리는 후문은...둘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모릴만큼 맛이 있었다....그럽디다

그러거나 말거나 옆구리 찔러서 만들어 주니까 미안해서 하는소리겠지 하고 있었네요

아이구,,,바로 그게 YMCA 바자회와의 악연이 될줄 그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다음 회부터 바자회가 시작된다고 날만 받으면 저한테 전화질입니다

나보고 어쩌라고....

그게...바자회라는게 모자가정의 어린이들의 수술비 마련이 우선이라 아주 아주 좋은일을 하는 관계상..

이리 좋은 일에 꼭 제가 만든 청국장이 있어야 한다고.....

아니..백화점 가면 명품 청국장에서 부터 온갖 청국장이 나라비를 섯구만 왜 나보구 야단이냐고 해도

막.무.가.내. 입니다,

무조건...니가  인석이 엄마가 니손으로 만든 청국장이래야 된다고 하면서...

아니 그게  내가 안 만들면 바자회 못하냐니까 그렇다네요?

아니 ...이게 부탁도 아니고 완전 협박입니다

이리하여 바자회 때만 되면 1KG짜리  50-70개 까지 만들어 내라고 생떼를 씁니다.

아이구...내가 만든것 이리 맛있다니 우짜겠노 하면서 올해 한번만 올해 한번만....

이런것이 벌써 10여년이 되었네요

 

며느리가 있을때는 저울에 1K씩 담는것도 도와주고 했는데

2년 전부터 모든것 혼자손에 만들고 담고 해야 하는데도 

번자형님... 막무가내 만들어 내라 카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오히려 배째라 하고 배짱을 내밉니다.

청국장만 만들어 달라면 또 모릅니다.

우리집에 와서 먹어본 무우말랭이 맛있다꼬 그것도 만들어서 보내랍니다.

번자 형님이  아주 아주  이 소피아를 잡습니다

 

작년에도 청국장이랑 무우말랭이 거의 140K 해서 날라다 주고 허리가 도저서 지금껏 고생하고 있구만

그래서 정말 정말 마지막이라고 결단코 이야기 했것만.또.또.또....전화질입니다.

인석아 올해는 미리 주문 받아 놨다 하믄서...

아니 누가 해준다 켔냐고요  허리 아파서 걷지도 못하는데 와 이카십니꺼???

야 사람좀 사서 하믄 안되겠니? 내가 Y엄마 니집으로 보내줄께 응?

아이고 진짜 올해만 부탁하고 더 이상 안할께 마지막이야 정말 응?

대관절 몇개나 부탁을 받아놓고 사람 이리 볶아먹느냐니깐 글쎄....

청국장 대략  60K에다 무우말랭이 90K 라네요?

사람 잡것수다래...이걸 나 보고 해 내 놓으라니 참말로 ...

허리 아픈사람 업어다 난장 친다더니만 바로 그짝 입니다.

 

기래서...아이구 마음 약한 소피아가 또 번자형님한테 졌시요

우리 아이들이 알면 기절초풍할 일이지만...

진즉에 ...귀국하는즉시 병원에 가서 진단받고 수술을 하던지 하라고 했는데...

뭣이 그리 바쁜지 차일 피일 하다보니 또 YMCA에 코를 꿰여버렸습니다.

좋은일을 한다니 계속 손사레칠수도 없고 내 몸을 생각하면 쉬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종일 콩 삶느라 죽을 고생을 했습니다

밤새 불린 콩이지만 끓기만 하면 넘치기 때문에 지켜서 있어야 하고 잠시 딴데 눈돌리면

콩물이 넘쳐 마루바닥에 홍수가 나 버립니다

오늘 오전 10시부터 시작한게 지금껏 콩 삶느라 지키고 앉았네요

어쨌던 기왕에 시작한것이니

맛있게 만들어져서 Y엄마들의 행복한 밥상에 올라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아이구...저도 나이를 먹나봐요

이제는 일이 자꾸 겁이 나는게 올해야 말로 마지막이라고 혼자서 다짐해 봅니다

작년에 무우말랭이 80개 만든 재료 삭재해 버렸는데 올해 또 다시 만들어야 하니

아이구...소피아가 컴에  안 보이면 YMCA 바자회 때문에 골탕먹고 들어 누운 줄 아시라구요

바자회도 좋고 남 돕는것도 좋지만...

제발...번자형님...이제 그만 소피아좀 살려주이소 예?

 

 

올해야 말로 마지막 바자회출품이다

힘내자 아자!!!

 

 

청국장아지매 소피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