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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최고의선물 눈물젖은 꽃다발

                                                                          2006년 11월 26일

존경하며 사랑하는 여러분!!

그동안 가내가 두루 무고 하시며 평안 하시며 건강하신지요?

소피아가 이렇게 자주 여러분께  안부편지를 드릴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요

 

네...어제는 때 아닌 봄날처럼 햇살이 너무나 포근하고 따뜻하여  하마터면 아지랑이가

 제철인줄 알고 아롱 거릴 뻔 하였죠?

 

네...하느님이 이 소피아를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화창한 봄날을 제 생일  선물로 주신게 아닐까요?

( 착각은 자유 라니께요 ^^*)

 

음력으로 구월 스무아흐레...

사실..생일이 닥아오자 자꾸만 겁이 나기 시작했어요.

제 곁에 아이들이 하나도 없으니 생일이라고  어떻게 해야 하나?

을씨년 스럽게  미역국이 넘어 가기나 할까?

누구랑 마주하고 식사를 해야하나?

고민 고민 해 봐도 별 뾰족한 해답이 없었더랍니다.

 

쓸쓸한 마음을 달래려고 일거리를 만들수 밖에 없었어요

이름하여 김장 ...

배추와 무를 사다가 절이고 씻으며 ...

birthday  이브를 김치 담그는 데다 올~인!  하였죠

슬픈 제 마음과는 달리 김치는 또 왜 그리 먹음직 스럽고 맛있던지요

 

생일 아침 일요일은 ..

 

늦잠에서 깬 제게...

눈이 부시도록 환한 태양이 유리창 너머로 환희에찬  윙크를 보내고 있었어요.

아마도 하느님께서 제 쓸쓸한 마음을 달래려고 오늘 하루 만이라도 즐겁게 보내라고 

 포근한 날씨로 저를 축복해 주셨나 봐요

 

부지런히 성당갈 준비를 하고 성가 연습을 하면서도 오늘 하루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지 머리속이 복잡하여 노래가 제대로  안돼더라구요.

 

이번 주일은 지난번 명동성당 성가합창제 참가곡을 본당 교우들께 선보이는 날이기에

 검정 스커트에 환타색 부라우스로 이쁘게 차려입고 제대 앞에서 연주를 해야 하는데...

(네..이번 연주복 신부님께서 하사하신 금일봉으로  마련 했습니다

신부님  너무 너무 감사 합니다  영원히 신부님 은혜 잊지 않겠습니당^^*)

 

얼굴엔 활짝 웃음을 띠었지만 노래는 마음같이 불러지지 않아서 어찌나 안타까웠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모두들  무대 체질이라고 자부해가며...

멍석만 깔아 놓으면 모두들 신들린것 처럼 잘 해재킨다면서...

모든 단원이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른 노래에 교우들의 열광하는 박수 소리가

성당 가득히 울려 퍼지고 모처럼 성가대 식구들의 기념 촬영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이  장소피아도 최초로...부임 하신지 5년째인 신부님과  앞뒷줄에 서서

합동사진을 찍을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되었답니다.^^

 

미사가 끝나고 연례행사인 점심시간은 음악회 뒤풀이겸 성가대 식구들의 회식이 있어

전 단원이 참석하게 되었고 그 와중에  성가대원들의 성공적인 음악회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샴페인 한병을 사들고 간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분위기 메이커...

근데...그사람은 ...도대체 누구였을까요?

 

네...바로  그사람으로 말 할것 같으면...

 뭐  누군  누구 겠어요?  장소피아말고  누구 또 다른 사람 없었다니까요.

 

네...이리 하야...크레도성가대 전 단원이 합동으로  이 소피아를 위한  생일축하노래를

안부를래야 안부를 수가 없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 하고야 마랐던거십니당 ^^* 헤.헤.헤.

 

네...제가  잔머리의 여왕 아닙니까?

우리 친정 어머니로 부터 물려받는 잔머리 엄청 많아 이마를 완전 덮었씀당^^

옆구리 찔러 절받기가 아니라 케이크 썰어내서 생일축하 노래 받아낸거죠 네...

 

점심 식사가 끝났다고 그냥 헤어지느냐?

절대로..... 절.때.로. 아니올습니다

네...그라이께네 천만의 말씀이라구요

 

일부  딴배를 탄 팀들이  저를 산으로...

처음엔 싫다고 사양하는 저를 반 강제적으로 납치? 는 아니구요 

네...드라이브 어쩌고  라는 말에  두 귀가 번쩍..

제가 너무 기쁜 나머지 제발로  성큼 올라  탔습니다 .차에..

 

그리하야.. 텅빈 세종로를 씽씽씽 신나게 달려 북악 스카이웨이를  올라  발아래

경치를 만끽하며 레스토랑에서 오손 도손 둘러앉아 마신 향기로운 카푸치노 한잔!

 

달콤하고 부드러운 카푸치노가 주는 그윽한 행복감...

낮은 음자리가 주는 따뜻한 미소와 변함없는 사랑..

소피아를 위해 지어주신 정 시인님의 사랑 가득한 한수의 시..

네...소피아는

저를 이토록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들이  제 곁에 계시기에 정말 행복 했습니다.

 

헤어지기 섭섭하여 다시  헤쳐 모인  낮은 음자리들...

오늘 따라 왕후의 밥 걸인의 찬 이라지만

미역국에  김치   딱 한가지로 밥 한공기씩을 비워내고..

화.기.애.애.

여름에 담궈두었던 복분자 술로 화이팅을 외칠때..

어디선가 꽃배달 왔다고  집찾는 전화...

아니  이 밤중에 웬 꽃배달일고? 배달을 올려면 낮에나 오지....

 

대문을 열어주자..분홍장미가 바구니 가득 담겨있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향기로운 꽃다발이  배달 되었어요

저는 우리 아이들이  미국에서 보내준줄 알고....모두들  너무 화사하고 이쁜 꽃바구에

환성을 지를때  리본에 써진 글씨를 보고저는 갑자기 목이 메었습니다.

 

그 꽃바구니야 말로..내  둘째동서가  보내준 ...

둘째 삼촌이 췌장암으로 추석전날 순천향 병원에 입원하여  지금껏

사경을 헤메고 있는  와중에  보내준 눈물겨운 선물이 었습니다.

 

오늘일지  아니면 내일일지...

지아비의  마지막 생애를 지켜보고 있는 동서가 이 못난  형님의 생일이라고 

또박또박 눌러쓴 카드에는 ..

 

형님! 생신축하 드려요

항상 건강하세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오늘 따라 제 남편 요한씨가 동서에게 전화를 했답니다.

 

오늘은 집사람 생일이라 병원에 못가니 그리 알으시라고...

그말을 듣고 동서는  한달음에 뛰어 갔었나봐요

정말 생각만 해도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못난 큰동서를 위해 이렇게 큰 선물을  보내다니...

 

남편의 임종이 가까운 둘째동서가  어떻게 자리를 비우고 꽃집에는 갔을까?

조바심 치며 달려갔을 동서를 생각하니 양심이 아파 눈물이 났습니다.

 

6년간이나 왕래없이 지냈던 그 세월이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요

불치의 병이라고 진단을 받고서야 서로 만날수 있었던 그 오랫동안 서로에게

냉담했던 세월...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늘 맘 속으로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지혜롭게 닫힌 마음의 물꼬를 트지못한 미련함에 후회가 앞섭니다

시작은 언제나...조그만 오해..그리고 생각의 차이 였으니까요

 

종갓집 큰며느리인 제가  제 역활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지금 다 늦게 

꺼져가는 생명을 붙잡고 울며 불며 후회하며 늬우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6년 세월 동안 서로 찾지 않고 ..

그래서 오랜 세월동안 너무나 외롭게 살게 해서 죄송하다고

제가 뭐던지 다 잘못했으니까 ...

 형수노릇 하지못한 저를 욕하시고 삼촌 어서 일어나시라고..

우리 모두 화해하고 예전처럼 즐겁고 행복하게

형제들이 오손도손 재미 나게 살아야지 왜 이렇게 병상에 누워만 계시냐고..

저한테 ..그리고 형님한테 

서운한것 있으면 다 말씀하시고 욕하시고 때리셔도 좋으니 부디 일어나 앉기라도 하시라고...

병실에 입원 환자들 다 퇴원 하는데 왜 삼촌만 이렇게 병상을 지키고 누워만 있냐고..

내일 문병 왔을때는 일어나 앉아서 식사도 드시고  화장실도 혼자 다녀오시고

어떻게든 병과 싸워서 이겨 내야 하지 안느냐고

삼촌 강인한 정신력으로 벌떡 일어나시고 하루빨리 뛰어 다니시라고...

 

그렇게 말씀드려도  그저 눈만 떴다 감으시고 

아니라고  아니라고...

형수님 잘못한것 없으니  걱정마시라고..

겨우 손만 흔드는 삼촌을 병상에 두고...

 내 생에 제일 아름답고 제일 큰 선물을 동서로부터 받고 보니

참으로 양심이 아펐습니다.

 

결혼한지 40여년을 다섯 동서가 한형제 처럼  의 좋게 살았는데

어쩌다가...어떻게 형제간에 이런일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그것도 모두 제 불찰입니다

자주 집을 비우고 외국에 나가 있다보니 제사며 집안일이

큰동서 없이 아랫 동서들이 챙기다 보니 서로간에 사소한 오해들이 쌓여

제가 귀국한 후는 어찌 손 볼수 없는 사태에 까지...

서로 마음을 다쳐 안보는게 낫다는 생각들을 허물지 못한 게 내책임...

이래서는 안되는데 ..안되는데 하면서 지난세월이 자그만치 6년...

이렇게 풀지못하는 실타레 처럼 헝크러져 오랜시간을 허비 하고서야 

되돌릴수 있다니 참으로 가슴 아픈 일 이었어요

 

그래도 다행인것이 ..

늦게나마 삼촌의 마음에 용서의 빛이 보였기에 얼마나 다행인지요

아무 원망 없다고...마음에 둔것 없다고...

뭐던지 잘못한것 있으면 용서해 달라는 제 청원에  고개를 끄덕이시며

자꾸만 갸날픈 손을 들어 아니라고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시는  야윈 모습을 보니

자꾸만 자꾸만 눈물이 났어요

 

집안일도 제대로 처리 못하고 형제간의 불화도 조절할줄 모르는 미련한 제게

동서가 보내준 꽃다발이야말로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는 천사의 선물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둘째 삼촌께서 이미 말씀을 못하신지 오래 되었지만,,,

제게 보낸 동서의 꽃다발속엔  삼촌의 무언의  메세지가 가득 들어 있음을 느낍니다

 

오늘 오후,,,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병실을 일인실로 바꿨다고  알고 계시라고 동서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병환이 더욱 위중해서..아마도 회복의 가능이 없어서일 꺼예요

한달음에 달려간 제게 동서는 물었어요  꽃배달이 갔더냐구요

 

꽃배달을 받고 저는 바로 동서에게 메세지를 보냈지만

동서는 경황이 없어 확인을 못하고 있었더군요

병실에서 전화벨 울리는것도 소음이라 생각하고 메세지로 보냈었는데...

 

한송이의 꽃 마져도 받을 자격이 없는내게..

어떻게 그런 선물을 보낼생각을 했냐고 너무 염체없다고 말하는 제게

동서는 분명하게 말해줬어요

형님은 그런 선물 받으실 자격이 있는 충분히 있는 분이라구요

언제나 형님 생일 기억하고 잊어본 적이 없다고..

올해가 예순두살이라...

62송이의 장미꽃다발을 만들어 형님 품에 안겨 드릴려고 했는데

그만 어쩔수 없이 배달 시킬수 밖에 없었다구요..

참으로 눈물겨운 감동이었습니다.

둘이는 서로 손을 맞잡고 하염없이 울기만 했었어요

 

네.... 자격... 분명히 동서는 자격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무슨 자격이 있겠습니까?

무슨 낯으로 그런 선물을 받을수 있겠습니까?

천부당 만부당한 일이었어요

 

그래도  그 자격이라는 동서의 그 한마디는 ..

저를 새사람으로 만들려는 는 수호천사의 말인듯 했습니다.

 

이제서 부터 죽는날 까지 ...

정말 어떤 일에던 부끄러움 없이 후회없이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일에 솔선수범 해야 한다는걸 일깨워 주는 말  같았습니다.

 

한송이의 꽃이 전해주는 메세지

한 아름의 꽃바구니에 담겨있는 무한한 영혼의 속삭임...

만약.. 어쩌다가 내일이라도..

아니면 한달 후에라도..

우리가족 모두가  간절히 바라는 바 일년..아니 십년.

아니..백년후에도..

만약 삼촌이 우리 보다 먼저 이세상을 하직 하신다면 ..

우리 형제들이 삼촌에게 지은 죄가 있다면 모두 용서해 주셨기에

홀가분히 기쁘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천상에서 우리들을 만날날을 기다리고 계실것입니다.

 

옛말에도 호사다마 라더니...

기쁜일에도 이렇듯 슬픔이 겹쳐옴을 사람의 힘으로는 막을수가 없나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소피아가 간절히 여러분들께 비오니

제발 우리 시동생  둘째삼촌 서재성을 위하여 기도좀 해 주십시오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병상을 털고 일어날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여러분 들의 간절한 기도가 그리스도의 기적을 불러 일으키지 않겠습니까?

저도 또한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가정을 위해 기도 바쳐 드리겠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

늘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며 모든 가족이 바라고 원하는 소망이 

우리 주님의 한량없는 은총안에 이루어 지시기를 우리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옵니다 

아멘.

 

금호동에서  장 소피아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