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새 허밍버드의 귀환
2023.4.23일
드디어 우리집을 다시 찾아 온
귀한 손님 허밍버드..

3월 19일 델라에 도착 하자말자
꿀물을 만들어 피더에 담아 나뭇가지에 달아놓고 허밍버드가 찾아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렸다.
구글에서 서치 해 보니
허밍버드도 철새의 일종이라
따뜻한 남쪽에서 겨울을 지내고
4월쯤 나타난다고 들었는데
4월도 중순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어 애 태우며 기다렸는데
4월 20일.. 언뜻 피더 주위를 스치듯 빠르게 지나가는 허밍버드를 본 것 같았다.
엄지 손가락 마디처럼
워낙 작은 새라서..
내가 설마 ..
요즘 자주 출몰하는 말벌을
잘 못본건 아니겠지 ??
혹시 몰라 새로운 꿀물로 피더를 채워 아침부터 베란다 창문 앞에 진을 치고 앉아서 허밍버드를 기다렸다.
오전 10시 3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허밍버드..
하늘에서 내려왔는지
땅에서 솟아 나왔는지
순식간에 나타나 눈길을 사로잡은 작디작은 몸매의
앙징맞고 어여쁜 허밍버드가
뽐을 내듯...
금빛으로 빛나는 다크그린의
반짝이는 깃털을 여봐란듯이
활짝 펴서 날갯짓을 하면서
가늘면서 길고 긴 뾰족한 부리로
연신 꿀물을 빨아드리는
매혹적인 허밍버드의 모습에
한 넋이 빠져버리게 된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마당에 뿌려둔 모이를 먹기 위해
닥나무 가지 위에 진을 치고 있는 참새떼와 지빠귀들이 허밍버드의 접근을 막고 위협비행으로
쫓아내는 것을 목격하고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
그래도 허밍버드가
엄청 똑똑한 것이
공중을 한 바퀴 맴돌면서
다른 새들이 없을 때를 틈타
쏜살같이 날아들어
여유롭게 꿀물을 먹는 것을 보니
그 작은 체구에 어디서 그런 영리한 생각을 해 내는지
참으로 신통방통할 따름이다.
작은 미물들의 서계에도
저마다의 생존방식이 있어
각자가 제 앞가림을 하며
각박하고 처절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험을 하며
지혜를 짜내는 모습이 신기하게
참으로 신통하게 느껴졌다..
시카고로 떠나기 전에 어여쁜
모습을 보여준 앙징맞고 귀여운
허밍버드야 고맙다~
내년에도 달디 단 꿀물 준비해 놓고 니들이 찾아오길 손꼽아 기다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