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국립현충원 충혼당

primavera1945 2018. 3. 12. 15:46

 

 

 

 

 

 

 

 

 

 

 

 

 

요한씨를 만나러 충혼당을 찾아서..

 

모처럼 봄날처럼 포근한 날

갑자기 충혼당엘 가봐야지 하는생각..

귀국하고 두달가까이 바쁘다는 핑계로

요한씨를 찾아보는것에 소홀했다.

 

꽃집에 부탁해서 국화꽃이 아닌

연주회용 화사한 꽃다발 하나 만들고

요한씨 좋아하는 도넛이랑

소보로 단팥빵

정작 좋아하는 크림빵은 오는따라

일찍 떨어졌다네.

 

카카오 택시를 불러타고

국립현충원 가자고 하니

기사님이 묻는다

누구를 찾아보러 가냐고

남편 만나러 간다니까

이렇게 우아하고 아름다운 부인을 두고

어찌 세상을 떠났느냐고 하질않나

 

내참 다 늙은 할머니를 보고

기사님이 무슨 아름답기는...

 

충혼당엔 오늘따라 예식이 있어

조총쏘고 상제들도 어찌나 많던지

 

제례당을 먼저들러

스크린을 터치하니 요한씨

사진이 바로 나오네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왜 이제 왔느냐고 말하는듯..

 

제대에 술 한잔을 따르고

절을 올리며

한참이나 생각에 잠겼다.

 

맏며느리로 살아오면서

너무도 힘든 생활이었지만

돌이켜보면 기쁘고 행복했던 날이

더 많았음에 감사드리고

착하고 효성깊은 아이들

삼남매나 두었으니

이 또한 요한씨께 감사해야지

 

나 고생하지 않도록

집 한칸이라도 지킬수 있게 해준것도

자식들에게 구차하게 기대지 않고

살아오면서 빚에 허덕인적 없고

하고싶은일 갖고싶은것

보고싶은것 아쉬움없이

누리고 살아 온 모든것

다 요한씨 덕분임에 새삼 감사드린다.

 

아직도 봄이 오려면

잎이 피고 꽃이피려면

조금은 기다려야 하지만

아무나 올수없는

누구나 올수없는

이 영광된 곳

현충원 충혼당에

영면할수 있는 자격을 갖춘 요한씨가

오늘따라 참으로 자랑스럽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