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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사람들,울 아들 좀 보소~

primavera1945 2011. 10. 13. 03:12

우리 민서가 4살이 되었읍니다.

이제 장가 갈 나이가 되었네요...예전같으면 4살이면 벌써 상투틀고 15살짜리 신부 맞아 혼례도 올리고 그럴 나이죠


우리 민서는 생일 이틀 전부터 혼자 자고 있읍니다.

일주일 내내 타이머를 맞춰놓고,10분만 혼자있으면 선물 사준다..15분만..20분만...이렇게 시간을 늘려가다가 30분에 맞춰놓으니

알람 울리기 전에 그냥 곯아떨어져 버리더라구요.

신랑은 이제 "Big Boy" 라고 너무 좋아하는데,저는 솔직히 서글프네요.

매일 밤 나랑 꼭 끌어안고 잤는데,장난감의 유혹이 엄마품보다 좋단 말이더냐~~~

언제까지 품안의 자식일 줄 알았는데,이제 4살이라고 벌써 내외를 하고 말이죠 ㅎㅎㅎㅎ


그리하야 뚜둥~~ 지난 10월 8일 토요일 민서의 생일날 아침식사는

역시나 팬케익,하지만 생일케잌 모양입니다.

토요일은 아침9시부터 11시까지 한국학교에 가야해서 아침에 부리나케 준비해서 먹이고 8시 20분에는 출발해야 9시까지 학교에 도착합니다.

요즘에는 기역과 니은에 모음을 붙여읽는 연습을 하는데 기역을 보면 무조건 "기린" 이라고 그럽니다.

에고..난 그 나이에 천자문을 다 뗏구만...

어쨌거나 바쁜 엄마지만 생일을 챙겨줬다고 인증샷을 남겼읍니다.




그리고 결국 시간에 쫒겨서 접시째 들고 차에서 먹었읍니다...대단한 생일상입니다.

한국학교 이후에는 시부모님이 보내주신 책,DVD 선물 풀어보고,근처의 공원에 나가서 몇시간을 뛰어놀았읍니다.

그리고 생일이라고 앤디 머리만한 아이스크림도 사주구요.



이건 10월 9일 일요일 아침입니다.

Curious George  라고 원숭이 캐릭터인데,이걸 만들어 달라고 하더라구요.

하하 내가 못할줄 알았지롱~~



그리고 학교의 동료 선생님 가족을 초대해서 조촐하게 바베큐 파티했어요.

원래는 피짜 시켜놓고 아주 아주 간단하게 하려고 했는데,제임스의 와이프도 채식주의자 라고 채소 올라간 피자만 먹는다더라구요.

아이구 내 팔자야....그래서 결국 날씨도 좋은데 바베큐 하자 이렇게 되서리...



아이구 우리 아들 좀 보세요들~~

포즈하며...다리 길이하며...나중에 우리 민서덕에 나도 레드 카펫 밟아볼수 있겠죠?

내 새끼라 그런지 민서가 젤로 잘생겨 보입니다....근데 준원이한테는 좀 밀리는데....


민서는 아마 영화배우로 레드카펫에 서는게 아니고 감독으로 설거 같네요.

아빠한테도 자기 처럼 똑같이 해보라고 주문하고 한컷 찍어주었읍니다.


베지터리언 신랑과 루씨,고기만 먹는 제임스,상황 봐가며 먹는 아이들 셋에 되는대로 먹는 나...

그런데 민서의 특별 부탁으로 "닭꼬치"를 했어요.

한국에서 "글래시스 누나가 먹던 따꼬치" 를 해달라고 하더라구요.

우리 안경 쓴 지원양이 한국에서 닭꼬치를 드셨는데,그걸 기억하고는 해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햄버가 패티는 두개만...나머지는 주로 생선,새우,채소로 만든 패티와,모듬 채소구이 되겠음다.


이날 날씨가 너무 더워서 저는 주로 밑간해서 준비하고,앤디가 그릴했어요.

여름동안 너무 타서 이제 땡볕은 사양입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그릴하는 척 하는 인증샷은 저도 하나 찍어두었읍니다..나중에 민서한테 들이대고 내가 이랬다~ 이럴려구요 ㅎㅎ


닭꼬치는 타거나 말거나...그 와중에 그네 뛰며 노는 저 도령을 당장 잡아들이렷다!!


우리 동네 수퍼마켓에 베이커리 파트에 지나가면 민서가 코를 박고 구경하던 "트럭 케잌"입니다.

자기는 꼭 이걸 먹고싶다고 해서 오더를 했는데...그리고 저는 에스키모님 같은 엄마가 아니라서 케잌같은거 못 만들어요 흑흑..

결국 케잌은 손도 안대고 트럭만 가지고 놀더라구요.

트럭 두개 해봤자 2불도 안할것 같은데....아,왠지 사기당한 느낌이더라구요.


민서야,사랑해~

얼렁 얼렁 자라지 말고,좀 천천히 자랐으면 좋겠다~~



이리하여 올해도 역시 이틀에 걸쳐서 민서의 생일 파티를 했읍니다.

날씨도 엄청 더웠고,고만고만한 아이들이 모여서 괴성을 질러대며 노니까 정신이 없어서 제임스와 루씨네 가족은 사진에 없네요..미안해라...


그런데 더욱 미안한 건...엄마,아버지께 정말 죄송했어요.

지난 여름에 아버지 생신과 앤디 생일 묶어서 가족끼리 외식하고 끝냈는데,그때 아버지가  그러셨거든요.


"앤디 생일도 지났으니까 외식하는거지,내 생일이라고 외식하는거면 안갈라고 그랬다..어머니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안계신데 생일은 뭔 생일...."

부모님 안계시다고 생일상 받는것도 죄스러워하시는 아버진데...

난 내 자식 생일이라고 이틀 내내 들떠서 파티 해주면서 아버지,엄마 생신에는 카드 한장 달랑 보내고 마는데 말이죠.

내가 민서 생각하는것 만큼 부모님께도 더 잘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근데 엄마,아버지...내가 민서한테는 목에 핏대 세우면서 소리 질러도 엄마 아버지한테는 안 그러쟎아요. ㅎㅎㅎ

내가 마음으로는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민서도 나중에 내 생일에는 카드 한장 달랑 보내고,자기 자식 생일에 파티해주고 그러면 어쩌지?

어쩌긴 뭐...확 상 뒤엎는거지....


역시 부모님 생신에 더욱 신경써야 겠다는게 민서 4살 생일날 깨달은 교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