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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의 지존 막걸리식초!!!

primavera1945 2011. 2. 16. 01:58

 

혹시 막걸리식초를 드셔 보신적이 있으세요?

지금껏 먹어보던 식초중에 이 막걸리 식초야말로

식초중의 지존 이더라구요

 

제가 원래 발사믹의 향을 좋아해서

음식 대부분을 발사믹을 이용해서 만드는데

작년 영암에서 막걸리식초를 넣은 초고추장을 먹어본이후

저는 그만 막걸리식초의 광팬이 되어버렸답니다

 

제 생각에는 막걸리를 상온에 방치해두면

온도에 변화되어 자동으로 식초로 되는줄 알았지 뭡니까

그런데 식초가 되기위해서는( 초밑) 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물체가 식초를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지난 가을 성당아우 마르시아를 따라

영암에서 농사를 짓고있는 마르시아 외삼촌댁을 방문하여

막걸리식초로 만든 초고추장에

싱싱한 생굴과 쭈꾸미 갖 잡아온 낙지를 먹어본후

그 맛에 홀랑 반해버렸답니다

귀경할때 식초좀 나누어 달라고 외숙모님께사정하여

 1K짜리 패트병에 식초와 초밑을 분양해 주셨어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식초를 살려내기가 수월치 않는것이

이것을 분양해줘서 제대로 살려내는것을 보지 못했다며

죽던지 살던지 우선 이 식초나마

집에가서 초고추장 맛있게 해 먹어보라고 주는것이니

 이걸 밑바탕으로 막걸리 세병쯤 사다가 부어놓고

 온도가 따뜻한 곳에서 발효시켜 보라고 하시더라구요

이 병에 들어있는 식초는 두번째 발효중인 식초예요

밑에 뿌옇게 갈아앉은것이 바로 초밑입니다

구름처럼 멍울멍울 한것중에 초밑이있어

 느리게 움직인다고들 하네요

식초가 혀에 짜르르하게 톡쏘는 맛이 생기면

위에뜬 맑은 액을 따뤄내고 다시 막걸리를 부어놓으면

내 평생은 물론이고 초밑만 죽이지 않으면

대대로 식초를 만들어 먹을수 있다니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로움이 경의롭더라구요

 

처음 초밑을 분양받아와서

시험적으로 막걸리 6병을 사서

3병씩 따로담아 시험을 해 보았답니다

세병은 패트병에 담아 개스대옆에 두었고

다른 3병은 항아리에 담아 테이블밑에 두고 변화를 보았는데

따뜻한 개스대옆에 있는것이 훨씬 빠른 속도로 식초가되어

짜릿짜릿 혓바닥을 톡 소는 진한맛을 내는거예요

그리고 숨쉬는 항아리라고 해도 온도가 낮은곳에둔 식초는

 발효의 속도가 좀 느리더라구요

그리고 17병의 막걸리로 대형 플라스틱통에 담아놓은것은

식초가되는 변화를 보기위해서 였어요

일단은 초밑의 양이 적었고 막걸리의 수량이 많았는데

온도가 높지않는 곳에두었더니

작년 11월 30일 담은 막걸리식초를 지금까지 관망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도 뚜껑을 열면 코를 톡 쏘는 진한 냄새는 나지만

제가 원하는 맛은 2배식초나 3배식초처럼

아주 진한 맛을 원하기 때문이지요

식초맛이 너무 연하면 초고추장의 빛도 흐려지고

농도가 옅어 찍어먹을때 흘러내릴수가 있기에...

이 감식초는 요한씨의 작품입니다

제가 대봉감을 좋아하는고로

지난 겨울 3박스의 대봉을 주문하여

두식구가 미처 먹을 사이도 없이 대봉이 주저앉기에

요한씨가 바구니에 대봉을 앉혀

감물을 받아둔것을 패트병에 담아놓았더니

위에 두꺼운 균막이 생기면서

상큼한 식초냄새가 나기 시작했어요

감은 적당한 단맛이 있어서인지

특별한 발효도우미가 없어도 식초화하는것이 신기하더라구요

*이 사진은..초밑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에플티님을 위한 사진이예요*

 

이 주걱의의 생물체가 바로 초밑이라고 합니다

꼭 우무가사리처럼 생겼는데 만지면 아주 미끄러워요

이것이 두껍게 자라난다고 하는데

이 초밑의 작용으로 막걸리가 식초로 변한다고 하네요

시간을 둘수록 점점 더 두꺼워진다고 하는데

절대로 건드리지 말라는 엄명을 거역하고 사진을 올리느라

국자와 굵은 나무젓가락을 소독하여 끄집어 내봤어요

이렇게 흐늘흐늘 투명한것이

살아있어서 식초로 만들어주는 역활을 한다니

너무 신기하지요?

 

처음 이 초밑을 분양해 와서

두군데 나누어담는 과정에서 저는 못볼것을 보게되었답니다

그게 먼고하니..

조금 징그럽지만 참고로 알아두시라고 말씀드릴께요

그건 바로..

초파리의 구더기였어요

이미 죽은것도 있고 살아서 꿈틀거리는것도 있어서

어찌나 놀랬던지요

 

초 항아리가 현관 신발장 옆에 있었는데

날파리 같은것들이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것을 보았거든요

그게 날파리가 아니라 초파리였었나 봐요

제가 이 막걸리식초의 맛에 반하지만 않았던들

당장에 쏱아 버렸을 터인데

나만 입다물고 있으면 맛있는 식초가 된다...는 생각으로

저 미끈거리는 초밑을 조심스레 다 건져내고

나머지 식초는 고운 무명천에 받혀서

이상하고 징그러운 불순물을 말끔히 걷어내었지요^^

 

며.칠.후....

우리집에서 친목 모임을 하는데

형님 한분이 초항아리를 보고 그러시는거예요

어릴때 부뚜막에 저 초항아리가 늘 자리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신주단지 받들듯이 정성을 들였다고

초항아리는 주둥이가 아주 좁게 생겼는데

거기다가 솔잎을 거꾸로 꽂아 파리가 드나들지 못하게 했는데

자고나면 항아리 주위에 알을 까놓곤 했다고...

그러고 보니 초파리처럼 작은 파리는 무상으로 출입했지 않겠어요?

 

저보고 형님이 하시는 말씀이

너무 깔끔떨다가 식초 못만들어 낸다고..

그게 살아있어야 제대로된 식초가 만들어지는데 다 건져냈으니

 식초가 될턱이있냐고 겁을 주었는데

그렇거나 말거나 식초만 잘 만들어 졌다는거 아닙니까?

 

사실 저는 초파리 꼴보기 싫어서

여름이면 절대로 포도종류를 사먹지 않거든요

그런데 초파리가 식초를 만드는데 일익을 담당한다는 이야기를

엊그제 책에서 보게되었어요

프랑스나 이태리의 포도농원에서 포도꽃이 필때

초파리의 발에묻은 꽃가루가 이곳 저곳 날아다니며

수정을 시켜주는 관계로 포도도 많이 달리고

 식초만들때도  초파리의 발에묻은 곰팡이의 도움을 받게된다구요

초파리같은 해충도 이렇게 농사에 도움을 주는구나하고

새로운것을 알게되었답니다

 

이 항아리도 사진을 찍느라 맛을 보았는데

지금은 2배식초 정도의 맛을 가지고 있네요

조금만 더 숙성을 시켜서 분리할 예정입니다

 

막걸리식초의 또 다른 면은

숙성중일때는 계속 초의 농도가 짙어지는데

이걸 따라내면 그것으로 더 이상 시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영암에서도 초고추장만들때

저렇게 뿌연 야쿠르트같은 액체를 사발에다 담아오는고로

그게 무엇인지 굉장히 궁금했었는데

식초를 휘져으면 저렇게 뿌연 막걸리처럼 되더라구요

 

식초는 항아리에서 적당하게 시어지도록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필요하지요

슬로우푸드...

바로 식초만들기에서 배우는 지혜이기도 합니다^^

 

 

개스대옆에서 겨울을 나고있는 막걸리식초 통 은

점점 초밑의 양이 증가하고 있지요

조심스레 젓가락을 넣어보면 초밑이 점점 두꺼워지는걸 볼수있어요

 

저는 발사믹이 제일 향기롭고 달콤한 식초라고 생각했었는데

달콤하지는 않아도 향기에서는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않는 향취...

 바로 우리 조상들이 제조해먹던 막걸리 식초이지요

식초 시진을 담으면서

쉴세없이 군침을 삼켜야 했음을 고백합니다

빨리 사진을 찍고 초고추장 만들어 생굴을 찍어...츠읍..^^*

 

오늘은 하늘이 잔뜩 흐려있지만

어떤 블벗님의 말씀을 들으니

청계천 산책로를 따라

매화가 벌써 꽃망을을 터트렸다고 합니다

 

하늘빛 맑은 새봄을 맞아

봄미나리

오동통한 알이굵은 달래

향기로운 냉이와 씀바귀

짜르르 톡쏘는 막걸리식초 

초고추장에 버무린 상큼한 봄나물로

행복한 밥상을 꾸며

오손도손...

 즐거운 저녁한때를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