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우기는데 일등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primavera1945 2009. 11. 19. 23:24

 

하하하 오늘은 모처럼 울 남편 요한씨랑 백화점 데이트했습니다

뭐 쇼핑을 하러 간건 아니구요 어쨌던 결혼한지 45년만에 부부동반으로 백화점 행차를 다 하고...

족보에다 기록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원 참 나!!!

 

제가 한 30년 차던 시계가 방수가 안되고 유리에 이슬이 맺히기에 수리를 받은적이 있어요

아이구 그것도 수리를 맡긴다고 금방 되는것도 아니고 4주동안을 기다려서 찾았는데...

어쨌던...수리비는 좀 비쌋지만 시계가  오늘 금방 새로산 시계처럼 반짝 반짝 광이나고

때깔이 여간 빛나는게 아니더라구요.

시계줄도 오랫동안 긁히고 우중충 하던것이 샛노랑 금박입힌것 처럼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제 시계를 한참 들여다 보던 요한씨

아이구 30년 고물딱지 시계가 환골탈퇴 완전 새 시계가 되었네

어디 내 것도 좀 수리를 맡기고 오라...일케 되었어요.

그사이에 큰 며느리 시계도 고장으로  사용을 못하니

한국을 다니러 온 유리애미 편에 보낸것을

직영수리센타에 가서 사정 이야기를 하니 하니 2주만에 고쳐왔었거든요.

백화점 직영점에 맡기면 1주동안 수리의뢰한걸 한꺼번에 모아서 보내기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역삼동 수리쎈타에 직접가면 2주만에 고칠수도 있다고 알려주더라구요.

큰며늘아이것은 유리가 마모가 되었고 문자 판이 변색이 되어서

수리비에다 알파 거금이 들었지만 1년동안 수리하자 보증이 있고 우선 제대로 작동을 하니

다행히 미국으로 보낼수가 있었답니다.

 

문제는 요한씨 꺼 산지 40년이 넘은 시계인데...

맡긴지가 5주가 넘어도 소식이 없고 왜 이렇게 수리가 늦느냐고 성화를 받던중

며칠전 시계수리가 되었으니 시간이 날때 언제던지 들리면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하지만...제가 바로  본의 아니게 애꾸눈 아지매 아닙니까?

그거...한쪽눈 안대로 가리니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계단을 내려가자면 아예 굴러 떨어지기 싶상이라 연락을 받고도 차일피일

 5일을 미루다가 안되겠다 싶어 애꾸눈을 하고 가서 찾아왔어요 .

그날따라 식사를 하면서 요한씨가 시계에 얽힌 기막힌 이야기를 해 준다면서...

옛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55년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스토리인즉슨...

한의원 개업을 하려고 가게를 얻었는데 혼자서는 월세 부담이 너무 큰 고로 시계방하는 사람에게

일부분을 막아서 사용하게 하고 거기서 나오는 돈을 월세에 보탰다는군요.

문제는 초보 한의사라 환자도 별로 없고 심심하면 시계방에 가서 노닥거렸는데

어느날 백발노인이 회중시계를 고쳐달라고 맡겼다는군요.

시계포 주인이 알았다고 잘 고쳐 놓겠습니다 하고 노인이 돌아간 다음

시계에다 무슨 약을 발라보더니 횡재했다고 손뼉을 치더랩니다

그 시계가 그 시대엔 아주 유명한 전체가 백금으로된 비싼 시계였다네요.


그후...그 나쁜 아자씨가 글쎄 노인이 시계 찾으러 오니까

실수로 시계를 잊어먹었다고 하고는 새 회중시계를 대신 드렸다네요

할아버지는 헌시계를 맡기고 새시계를 받으니 미안해서 절쩔맸다는데 시계방에서

좋은 시계가 들어오면 그런 짓도 하는걸 봤다고...

 

그 이야기를 듣고 저도 얼른 생각이 나서 오늘 시계 찾아 왔다고 하면서

1년 이내에 고장이 나면 한번더 수리를 받을수 있는 증서랑...

흡사 새 것 처럼 변신한 시계를 보여줬어요.


그런데...하이구...

이리 저리 뒤집어 보고 엎어보고 하더니만...

이게 자기 시계가 아니라는겁니다 나 원 참!!!


그럼 이게 누구시계냐고 제가 물었더니만 내가 어찌아냐

이건 분명 바꿔치기 한게 분명해 하면서...

내 시계는 스위스에서 직접 산 것이라 진품이라서 수리센타에서 귀신같이 알아보고

내 시계는 자기들이 챙기고 대신 요즘나온 새 시계로 바꿔치기한게 분명하다고 그러는겁니다

 

제가 그 시계 맡길때 시계줄의 마디 갯수도 그려넣고

시계 넘버랑 세세한 부분까지 다 적는걸 봤다고

하는대도 이건 분명  당신 시계가 아니고 완전 새 시계로 둔갑한걸 보니

아무래도 야료가 (?)  있다고.....

저보고 이런 멍텅구리가 다 있나?  카면서 타박을 다 놓고...


며느리 것도 당신것도 무조껀 적으로 모두 다 바꿔치기 한건데

그것도 모르구선 좋다고 한다며

헛똑똑이라고...

아이구 바보 멍텅구리가 따로 없다고 마구 야단을 하는겁니다.


당신도 멍텅구리 마누라의 실수라고 생각하고 이틀 시흘..

이걸 참아야 하나 밝혀야 하나 계속 고민을 했다는겁니다

제가 수리센타에 가 봐서 알아요.

아니 수리센타 사람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구닥다리 시계를 

훨씬 고가의 최신 모델로 바꿔줄리가 없잖아요.

아무리 알아듣도록 말해도 별무소용이고 쇠귀에 경읽기더라 ...그말이지요

어제는 우리동네 시계방에 가서 당신 시계를 보여주고 이차 저차 이렇게 되었다 이야기를 하니

그 시계방 아저씨가 요한씨의 말도 일리가 있다  그런고로...

바뀔수도 있다...그랬다네요.


내가 뭐랬더냐고 거 보라고......

아침부터 전화기에 불이나게 걸려 오더라구요

 

아이구...원씨야 이일을 우짜노 내 정말 몬살겠다 정말....

저는 이렇게 남의 말만 듣고 한탄만 할게 아니라 속 시원하게 맡긴곳에 가자....

이렇게 하여 결혼 45년 만에 부부동반으로

롯데 백화점 에비뉴엘...한 시계센타를 찾았습니다.


일단 제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고 보증서를 보여주고 ..

혹시 시계나 시계줄이 바뀔수도 있는지 물어보는데

성질 급한 요한씨 언성이 조금씩 높아지는거예요

무조껀 이건 내 시계 아니다 바꿔치기 한게 분명하다 막 그러면서....

아이구 ..몬살아...


젊은분이 왜 그렇게 생각하시느냐

원래 시계줄이 있던 점자처럼 볼록 튀어나온게 없는걸로봐서  내 시계줄이 아니다. 

그리고 내 시계는 차면 이 시계가 여기 중앙에 와야 하는데

이렇게 마구 빙빙 돌아가지 않느냐? 절대로 내 시계 아니다 .

그런데 A/S 담당자가 수리당시 기록카드를 보여주며 시계줄 오른쪽 갯수와 왼쪽갯수 그림을 보여주고

확인해보시라 이게 맞는거다 그리고 시계 뒷면에 붙은 필림은 흠이갈까봐 붙인건데

사용할때 떼면 되는거고 시계줄에 흠은 기계로 갈아내고 새것처럼

처음 시계를 산 시기의 첫 만남처럼 만들어 주기때문에 새걸로 보인다는것 뿐이지

절대로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이 시계가 왜 헐겁다고 하시는지 핀으로 손목에 맞게 줄여줄수도 있다 그러면서

최근 이 시계를 사용하신게 언제냐 하고 물었어요.

그러니까 요한씨가 용감 하게 하시는말....

아...이거...차 본지가 한 39년 되었나?

통 다해서 찬게 다섯달도 안돼 그냥 하도 시간이 안맞아서 세이코 시계를 사용하고

이거는 그냥 처박아 놔 둔거지 ....아이구... 차라리 이런말은 하지를 말아야 하는데.......

아니 뭐라구요????

아이구 할아버지 39년전에 차던 거라면 ...

지금 연세가 있으시니 손목이 가늘어 져서 헐거울수도 있는거 아닙니까?

이 시계줄이 바뀐게 아니라 할아버지 손목이 젊을때와 달리 살이 빠져서 그런겁니다.

지금과 어떻게 40년전의 손목이 같겠습니까   제 말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이구...에비뉴엘 A/S 담당자 어찌나 친절하던지 상 주고 싶더라니까요


그럼 기계로 갈아내면...왜 마크는 그대로 있냐? 또 딴소리...

아이구 시계는 마크가 생명인데 이 부분도 손을 보고 다른 흠집은 말끔히 갈아내서

새것처럼 보이는것 뿐입니다.

아하.....난또 시계뒷편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보고 수리를 맡겼는데

딱지도 안뗀 새 시계로 돌아온줄알고

그냥 헌시계라도 내 시계 달라고 왔더니만.....

 

(에구.....그러니께 마누라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니께...참말로 몬살아 내가...)

 

이리하야 각본에도 없는 한판의  리얼 버라이어티 코메디쇼를 벌인끝에

거참 신기하네...

우째 이렇게 깜쪽같이 새걸로 만드는 재주가 있으니 안 속을 장사가 어딧나? 카믄서 하하하

그리하여 귀가길에 모처럼 불고기로 외식꺼정 하고 돌아 왔지 않겠습니까?

아이구...까딱하면 수리센타 뒤집어질뻔한 웃지못할 넌센스  ..

네....모처럼 울 남편 요한씨가 주연배우로 등장한  웃지못할 기막힌 하루 였습니다